Rexism : 렉시즘
2010년 추석의 사운드트랙들 : 지금의 플레이리스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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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서로에게 다른 하루하루입니다. 먼길 마다하고 가는 고향길도 서울에 남아 있는 이들에겐 남 일일 뿐이고, 부러지는 허리를 감내하고 하는 노동의 차례 준비도 누군가에겐 권태로운 구경거리입니다. 즐거우십니까. 모쪼록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명절이 언젠가는 오기를. 도대체 오기나 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품어보는 희망, 타임 워프를 위해 각자의 BGM을 준비하시겠지요. 저의 이번 추석은 이들과 함께일 것입니다.
옐로우 몬스터즈 『Yellow Monsters』
미러볼뮤직 | 10년 07월 발매
흔한 말로 슈퍼 밴드라고 부르겠지만, '슈퍼스타K'의 세상에선 낯설기 그지 없는 정체불명의 생명체일 옐로우 몬스터즈는 팝펑크를 기반으로 흠씬 두들기듯 세차게 달리다가 간혹 쉬기도 한다. 이모코어라는 키워드가 두둥실 떠오르지만 옐로우 몬스터즈의 관심은 장르 파헤치기보다는 그냥 '셋이 모여 덩실덩실'에 가까운 듯 하다. 감성 넘치는 GMF풍 연정 넘버도 있지만, '항상 엔진을 켜둘' 헤비니스에 근접하는 순간들이 조금 더 자리를 잡았다. 탐구욕을 발휘하기 보다는 간만에 들을 수 있는 신나는 앨범이다. 우리에게 잠시 잊혀졌던(?) 껌엑스라는 이름값이 실은 꽤나 비싼 환율의 가치있는 이름이었음을 새삼 환기시키기도 한다.
디어 클라우드 『Take The Air』
미러볼뮤직 | 10년 08월 발매
박지윤의 솔로 앨범 프로듀싱과 오지은의 앨범 등에서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던 멤버 용린의 성장치가 디어 클라우드를 안정되게 한다. 일견 밝아졌다는 평이 많은데, 밝아졌다기 보다 상처에 대한 토로와 회복을 바라던 목소리가 '아직까지 널 괴롭히는 상처를 위로해 줄게'의 가사 같이 포용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작은 변화를 발견한다. 이젠 적잖이 위안을 안겨줄 수 있는 지점까지 도달한 셈이다. 덕분에 아픔을 표현하면서도 문득 건강함이 도드라졌던 나인의 보컬은 가사에 걸맞는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고, 밴드의 지점은 「사라지지 말아요」같이 다소간 주류의 영역에 도달할 가능성을 보이게 되었다.
Queens Of The Stone Age 『Rated R : [Deluxe Edition]』
Interscope | 10년 08월 현지 발매
이어폰에서 까슬까슬한 모래 입자가 후두둑 튀어나올 듯 하다. 퀸스 오브 스톤 에이지의 2집을 뒤늦게 딜럭스 에디션으로 들을 수 있었다. 광포와 쾌락을 넘나드는 이 얼터/스토너 락은 스믈스물 다가오는 파충류의 몸짓과 잽싸게 발톱을 세우는 맹금류를 닮았다. 느슨하게 드러눕다가도 일순 일어나 언제 나를 걷어찰지 모를 습격과 긴장감, 그리고 앨범 전체를 감싸는 철조망 같은 디스토션, 그럼에도 숨막히지 않게 하는 유희는 그야말로 발군이다.
Pantera 『Cowboys From Hell : [20th Anniversary Expanded Edition]』
Rhino | 10년 08월 현지 발매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을 때 절반의 몸통만 남았던 비운(?)의 희극을 간직한 그들의 대표작이 20주년을 맞이해 일신하였다. 두번째 디스크엔 본작 넘버를 중심으로 한 라이브 음원들을 담았다. 내용물 자체보다 고인이 된 다임백 대럴을 제외한 남은 멤버들의 코멘트가 담긴 부클릿이 눈길을 끈다. 다소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앨범 커버지만, 커버와 달리 서슬퍼런 이들 특유의 스래쉬 메탈 넘버들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 단순명쾌한 구성에 스며든 멜로딕함과 당시 필립 안젤모의 순수하게 빛나던 보컬 역량이 그야말로 지나간 시대를 곱씹게 한다. 3장짜리 딜럭스 에디션은 아쉽게도...
Trent Reznor & Atticus Ross 『The Social Network soundtrack』
http://www.nullco.com/TSN/ | 10년 09월 일부 선공개
『Ghosts I-IV』이후 음원 공개를 꺼리지 않는 트렌트 레즈너는 이번엔 How to Destroy Angels를 같이 꾸려가는 멤버인 Atticus Ross와 더불어 작업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데이빗 핀처 연출)의 사운드트랙을 일부 선공개하였다. 음악은 예의 트렌트 레즈너의 요즘 취향인듯한 감성 깃든 앰비언트 사운드의 행렬이 돋보인다.공개와 공유로 대표되는 현 음악산업(음악산업 2.0?)의 실례로 자주 소개되는 그의 행보와 페이스북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내용이 잘 맞물릴 듯한 기대감을 주는데, 데이빗 핀처의 입장에선 [벤자민 버튼...]으로 안겨준 실망감을 어떻게 회복할지 관건이라 하겠다. 물론 벌써부터 외신은 호평 소식을 들려주고 있기는 하다.
Linkin Park 『A Thousand Suns』
Warner Bros. | 10년 09월 현지 발매
린킨 파크는 어른 대접이 받고픈 모양이다. 『Minutes To Midnight』의 분위기를 연장하는 듯한 본작은 다행히 'U2 흉내' 같은 넘버는 없지만, 확실히 영적이고 포괄적이고 이국적인 경향을 수용하려 한 듯 하다. 컨셉 앨범의 분위기를 표방했다는 앨범은 한결 끊김없이 한바퀴 쉬이 넘어간다. 마틴 루터 킹, 율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육성을 편집해 삽입한 장치와 부클릿의 내용을 보자면 분명 이 밴드는 내란과 국지전으로 얼룩진 세계 정세에 대해 발언하고픈 욕구를 지닌 듯 하다. 공들여 쌓은 샘플링과 사운드컷, 육성 효과음 등이 본작에서 조셉 한이 기울인 노력을 확인하게끔 하며(이와 동시에 밴드 음악으로써의 쾌감은 상쇄되었다) 릭 루빈의 깔끔한 프로듀싱은 돋보인다. 물론 이런 이들의 고민과 별개로 첫 싱글을 '전쟁으로 인한 스펙터클'과 '모사 현실'을 담은 게임 타이틀([메달 오브 아너])에 헌사한 것은, 어른되기의 힘겨움과 음반산업의 현 모습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크래쉬 『The Paragon Of Animals』
엠넷미디어 | 10년 08월 발매
이 앨범은 월말 음악취향Y의 두 필진이 마련할 근사한 글들을 위하여 개인적 감상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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