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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덩케르크]

trex 2017. 7. 25. 17:12

놀란은 평소의 묵직한 연출 톤에 역사를 영화적 방법으로 진실되게 구현하는데 또 한번 심혈을 기울인다. [인터스텔라]에서 보여준 과학적 진경에 대한 노력처럼, 그는 여전한 필름 사랑과 아이맥스의 위력에 대한 신뢰를 보낸다. 이야기 만들기는 시간과 공간의 배열에 대한 영화라는 이름의 효과적 거짓말을 사용하기에 [인셉션]도 떠올랐다. 그것이 잔재주로 내비치지 않는 것은 역시나 역사를 재현하는 톤에 있는 듯하다. 



한스 짐머의 음악은 큐브릭의 비전을 영향받은 것이 놀란 보다 마치 짐머 자신인 듯했던 [인터스텔라]와 또 한 번 톤이 바뀌었는데, 지나치게 부각된 몇몇 톤은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짐머와 놀란 두 사람에게 모두 문제가 되는 대목은 역시나 영국이란 국가 자체에 대한 헌사가 깃듯 후반부 대목들일 것이다. 영화의 배색조차 일순 바뀌게하는 듯한 이들 대목은 영화 전체의 성과를 뒤집기까지 하는 위협적인 부분이라 아쉽다는 생각이 강했다. 



여전히 놀란은 진지한 연출자이고 그의 영화는 사려 깊은 작품이다.(영화 초반에 독일군을 굳이 특정 국가명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가 가진 매체적 기술과 기교를 포기하지 않고, 관객에게 밀물 같은 감정의 영역과 이성적 깨달음을 안겨준다. 그리고 스핏파이어의 비행은 얼마나 아름답던가. 게다가 이런 장점들에게도 여전히 밉삽스럽게 집어낼 수 있는 허점들도 있기에 기이한 여지를 남긴다. 누군가에겐 벌써 이른 마에스트로겠으나 우리에겐 아니라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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