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 211회차 - 라켄베어, 서울상경음악단, 오마르와 동방전력 본문

음악듣고문장나옴

Single Out : 211회차 - 라켄베어, 서울상경음악단, 오마르와 동방전력

trex 2018. 8. 20. 15:33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라켄베어 「Grunge Rock Lad」

자기멸시의 가사를 가급적 생목처럼 들리게 전달하는 레코딩, 그리고 얼터너티브와 개러지 사이(또는 합산)의 헐벗음은 아닌 게 아니라 전국비둘기연합을 떠올리게 한다. 연상작용은 그저 연상작용일 뿐, 일종의 콘셉트와 서사를 쫓아가던 전비연과 달리 라켄베어가 당도하고 내디딜 거리는 어디가 될지. 긴말하지 않는 구성이 단조로움이 아닌 봉납 찍듯 인상적이고 선명하다. ★★★


서울상경음악단 「지금 나는」

밴드의 자리를 오래도록 지켜온 임환백의 목소리는 간혹 블루스보단 록의 기백이 씩씩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여기에 강선아의 목소리는 뚝뚝 흐르는 멜랑콜리한 무드를 보탠다. 여기에 쩔쩔 흔들리는 한승현의 기타와 곡 후반부에서 도드라지게 블루스 장르의 힘줄을 도드라지게 들려주는 전광렬의 베이스는 좋은 합을 들려준다. 신촌블루스와 서울전자음악단의 어딘가에 위치한 상상력의 중간지대는 아닐지라도. ★★★


오마르와동방전력 「Healing」

오마르와동방전력은 지난주 장필순의 음반과 함께 내게 문득 날아온 제주도를 발신처로 둔 우편물이었다. (물론 두 팀은 수신처로 나를 딱히 지정하진 않았다) 장필순의 경우는 자신들만의 생활과 사연을 되도록 온전하게 전달하려는, 그들만의 공정으로만 가능할 음악이었다. 제주도는 여기에 일종의 아우라를 보탬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오마르와동방전력의 제주도는 더욱 넓은 품으로 서로 다른 타 대륙을 포용한다. 레게의 붓칠이 가해졌지만, 이미 개별적인 리듬을 가지고 흐르는 오마르의 보컬은 곡이 깊어질수록 나른한 트랜스를 제공한다. 타 국가에서 한국 민속 음악 가창자들의 목소리가 재현 불가할 정도로 들리는 것과 유사한 경우가 아닐까 싶다. 서울살이 글쓴이의 상스러운 연상과 얄팍한 경험치를 굳이 들자면 물담배 음용이 가능한 대학로 카페 바의 경험이 문득 떠올랐다. 흐물흐물한 도취가 안겨주는 고민. 근원과 종교, 경험치들이 다른 창작자들이 로컬의 대중음악과 다른 별도의 영역을 쌓는 이 연대는 언제나 긴장과 안식을 동시에 안겨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