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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디스코]

trex 2018. 8. 28. 16:48

밴드 영화, 그것도 한국 본토의 밴드 영화라니 얼마나 재밌겠어요. 그래서 전혀 볼 방도가 없는 [모노톤즈]의 다큐 영화가 아직도 궁금하긴 합니다. 모두 다 Totally Fucked Up 되었지만.

수퍼 디스코라는 제목은 이미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팬들이라면 알, 간만에 2018년도에 나온 싱글의 제목이기도 하다. 국내에 흔치 않은 훵크와 그야말로 희귀한 디스코 장르를 발굴해 밴드의 형태로 장난처럼, 하지만 결과적으로 진지한 모습으로 등장한 밴드의 이야기다. 그런데 웬만한 다큐가 밴드의 광휘와 영광만을 보여줄리가?

짐작하겠지만 수퍼 디스코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진한 진통은 물론 이들의 프로모션을 맡은 담당 회사 붕가붕가 레코드의 최근 몇 년간의 고통을 보여주고 있다. [새소년]이 2017년 불꽃을 쏘기 직전까지의 붕가붕가는 해당 년도 물리 음반을 0장 판매한 식솔까지도 껴안고 살았던, 예의 홍대 인저 전형적인 인디 제작사였다. 장기하의 성공으로 TED 강단에 섰던 영광기는 신속하게 폐기되었고, 밴드의 프론트맨은 글리스톤베리 공연과 일본 진출에도 불구하고 창작력에 난항을 겪는다!

이로 인한 지리멸렬한 충돌과 피로감은 사실상 극에서 가장 극적인 면모와 드라마를 만든다. 다큐 촬영 기간은 늘어지고, 감독의 당혹스러움은 점점 커져가는데 이야기는 예측불허로 느린 뱀처럼 촬촬 흘러간다. 그래서 한국에서 문화라는 단어의 기저에서 콘텐트니 창조를 말하는 이들의 순진한 외벽 바깥에선 이런 고투와 생존 본연의 문제가 서림을 보여준다. 제작자가 좀체 이해하기 힘든 창작자가 가진 정체불명의 내면과 산업의 엄연한 현실은 불화를 피하기 힘든데, 그래도 따라간 애정과 흐릿한 희망은 버릴 수 없다. 웃을 수 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기록.​


+  EIDF 덕에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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