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7/11 (8)
Rexism : 렉시즘
[미스 리틀 선샤인] 감독의 영화라서 조금 어긋나지만 흥미로운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초반부터 이야기가 정석대로 흘러가서 좀 갸우뚱했다가 후반부의 힘이 남기는 진동이 만만치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는 나오는 실제 사진 자료를 보니 정말 스티브 카렐 외엔 대체할 배우가 없을 지경. 배우들의 호연이 좋았다. 대만 뉴웨이브의 전설, 아시아-모더니티의 발견, 기타 등등 그렇게 상영관에서 접할 좋은 기회였는데 내 마음을 크게 움직이지는 못했다. 역시 자발적으로 내 발로 찾아가 고통을 얻든 깊게 상처를 받든 하는게 더 나은 듯하다. 그래야 와닿게 남는다. [토리노의 말]이 그랬다. 그 자체로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임은 알겠다. 영화 도입부 소실점을 뚫고 느릿하게 오는 두 개의 자전거... 어떻게 보면 느와르 장르..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이상의날개 「인간실격」 이상의날개가 작년에 안팎으로 거둔 성취는 『의식의 흐름』(2016) 음반으로 대변된다. 포스트록의 전형적인 어법을 재현했음에도 이상의날개만이 만들 수 있는 칠흙처럼 아득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광활한 우주로 하염없이 비상하다 표류하는 자아와 땅 위의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고뇌하는 자아라는 두 개의 존재가 자아내는 아득한 거리감이 좁혀지고 조우하는 탄식의 순간들. 이는 그들의 연주와 이에 조응하는 영상 등을 포함하는 무대 연출에 대한 고민으로 가능했을 것이다. 잠시 동안의 공백을 깨고 나온 새 싱글은 이러한 노선을 여전히 잇고 있다. 굳이 포스트록이라고 칭하지 않아도 될 이들 식의 처절한 러닝타임과 누추한 자..
배트맨의 테마를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배트맨 파트를 담당한 - 한스 짐머는 이미 다크 나이트 3부작으로 인해 배트맨 관련 영감을 소진한 상태 - 정키XL이 만든 'Men are Still Good'로 했으면 아주 좋았겠지. 그런데 급하게 투입된 대니 엘프먼은 자신이 팀 버튼 시절 만든 배트맨 테마를 잠시 삽입하는 것으로 의무를 다한다. 급하게 투입된 대니 엘프먼처럼 급하게 투입된 연출의 조스 웨던은 워너 간부들이 '[어벤져스]를 해낸 사람이니 적격이다!'라는 기대를 거는 것을 인지했을 터인데, 방향을 좀 이상하게 튼다. 러시아 가족 같은 필요없는 서브 플롯이 끼여들고, 유머는 먹히지 않는다. 앙상블의 희열은커녕 히어로물 본연의 쾌감이 없다. 대니 엘프먼도 급하게 보이고, 조스 웨던도 급하게 보인다. 일..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김소희 「소복소복 (feat. 예지 of 피에스타)」 그가 출연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안에서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효과를 준 곡이 바로 「같은 곳에서」(2016)였음을 상기한다면, 이런 낭랑한 곡이 타이틀로 잡혔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여기에 의태어를 활용한 계절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제목은 중장기적인 시즌송으로의 야심도 드러나는 것이다. 약간의 낮은 허스키를 숨길 수 없는 김소희의 맑음 지향 보컬은 이런 지향점에 어울리지만, 어쩔 수 없는 곡이 가진 약간의 태만함으로 인해 지루하게 들릴 공산도 커 보인다. 이를 우려한 듯이 배치된 예지의 부분은 이해는 되지만 곡 전체에서 앙상블의 쾌감이나 구성의 재미를 주진 못하고, 관성적인 인상만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김창훈과블랙스톤즈 「러브 신드롬 (feat. 바버렛츠)」 로켓 같은 추진력으로 이제 진짜배기 데뷔 음반을 가지게 된 김창훈과블랙스톤즈는 그간 밀린 숙제가 많았다는 듯, 한 음반 안에서도 여러 일면을 수놓는다. 산울림의 적통이니 계승이니 수사는 불편하다. 그러기엔 유병열의 기타는 프로페셔널하고 누구에 대한 경배로 헌신하기엔 독립적으로 들린다. 컨트리풍의 올드패션함을 쾌활하게 재현한 본 곡에서도 유병열의 활약은 특출하다. 김창훈의 보컬은 거릴 걷다 한 대 맞아 아연한 듯한 사랑의 순간을 맹맹한 톤으로 연출하고, 이 목소리를 포장해주는 바버렛츠의 하모니라인은 기대한 수준 딱 그만큼이다. 음반이 담아내고 있는 가족과 사랑, 광주라는 세상, 광주 바..
영화가 시작할 때 취조 장면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주요인물 4명의 난처함과 이 상황을 피하고 싶어하는 감정이 표현되는데, 우리는 슬며시 짐작한다. 이들이 연루된 사지선다 스릴러의 마지막 장대한 한 판이 실패로 끝나는구나라고. 그리고 여기에 들어가는 영화의 트릭 한 조각. 재밌었다. 태국 영화를 볼 기회가 없으니 - [옹박] 시리즈는 안 볼 종류의 영화라서... - 그 저력을 알 길은 없었으나, 음악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오락영화였다. 준수하고 훌륭하다. 천재 캐릭터가 나오면 살짝 점수를 더 얹는 취향상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고. 돈이면 만사 해결되는 계급적 차이에 대한 비판도 한 스푼 함량. 무엇보다 여러 사건이 거듭될수록 서로간에 미묘해질 수 밖에 없는 인물들 사이의 연대와 반목..
밀린 킷이 한두개가 아니다보니 그래도 한두개는 완성이 되는군요. 짐 스나이퍼 계열은 은근히 인기가 있죠.우주세기의 양산형 기체인데, 저격이라는 특징적 요소 덕에 그 덕에 웹 한정판 등 이런저런 바리에이션 등이 이미 존재하죠. 저격용 고글 기믹. 역시 일반적인 소총 형태보다 스나이퍼 라이플이 어울립니다. 이런 자세를 위해 무플과 어깨에 유난히 신경을 썼겠지요. 끝! 뒷 모습의 버니어는 훗날 네모에게 계승이 되겠네요.
+ 웹진에서 글 씁니다 / 별점은 어렵고 이상한 제도입니다 [링크] 줄리아하트 「서교역」 그래도 글 쓰는 정바비 보단 온도가 조금 높은 곡인 듯하다. 물론 그의 글에 온기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상과 고민을 한 번 더 쓸어주고 보듬기보다는 서늘한 관조를 간혹 취하던 태도보다 가상의 서교(역) 인근의 풍경이 조금 더 초가을 볕 같다. 김나은의 보컬 덕일 수도 있고, 언제나 좋은 이 밴드의 똑똑 떨어지는 기타 덕일 수도 있다. 한때 동교 쪽 거주자였던 나는 이 서교라는 지표에 담긴 쓸쓸하지만 아련한 소회의 뿌리를 조금 짐작이나마 해볼 뿐이다. ★★★1/2 캡틴락 「케찹스타:Catch Up! Stars (feat. 차승우)」 예상대로 음반이, 싱글이 그의 생일인 경록절을 연상케 한다. 바이크 시동음으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