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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한재림 감독의 필모를 흝어 보았다.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 [관상] ... 각본까지 맡았다니 그는 인간 개별 군상들의 속내와 크게는 권력에의 탐식을 다루는데 능한 모양이다. [더 킹]도 그 연장에 있다. 이번에는 그는 권력 위의 권력인 검찰로 대표되는 무소불위의 집단을 주시하며, 현대 한국의 역사와 함께 그들의 욕망과 좌절을 드라마로 빚어낸다. 재미는 그냥 있는 편인데 편한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고. 중후반부 가면서 끝내 버리는 못하는 가족의 문제와 결과적으로 '당신들이 더 킹이다'라는 말로 대변되는 시민 사회에 대한 전망과 긍정이라는 해괴함으로 귀결된다. 중간에 함유되는 조폭 드라마의 어떤 애잔함(정말 필요없는 부분)까지 상기한다면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다뤘다 뭐다 이런건 별 소용없게 된다..
갑작스러운 결말은 명확한 위안을 준다. 지근거리에 존재했지만 결코 닿을 수 없었던 디즈니랜드, 영화 시간을 내내 지배하던 사운드와는 전혀 다른 음악이 울려 퍼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우리는 그 세상에 아이들의 발이 닿을 수 없음을 알고 설사 닿더라도 그 세계로 입잡할 수 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이 엄연한 가혹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은 환상을 부여하고 가장 쓰라린 희열을 준다. 이 명확하게 한계를 안겨주는 위안이 그 한계만큼 아프다. + 그 마지막 대목은 아이폰으로 찍어놓은 장면이라 유난히 숨길 수 없는 입자의 거친 면모가 도드라진다. 그래서 더욱 누추한 환상성을 강조하게 된다.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완태 「추락」 완태의 음악은 일견 멜랑콜리한 감정을 전시하며 수놓는 모던록의 방계처럼 들리는 듯도 하지만, 때론 지글거림과 이펙트가 오가는 인디 록과 슈게이징, 심지어 포스트 록에 간혹 닿기도 한다. 무게 있게 내리꽂는 건반과 그로 인한 비장함, 공간감 있게 울리는 일렉음은 밴드가 보여주는 인상적인 스케일을 보여준다. 어차피 감정과 연정의 문제는 남의 일일진대 그 서사와 가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은 음악 하는 이의 역량이자 몫일 테다. 끝 간 데 없이 바닥에 무자비하게 추락하는 나락의 찰나를 밴드는 효율 있게 전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