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브라이언 싱어 (3)
Rexism : 렉시즘
20세기 폭스사 로고를 활용한 재치, 그다지 훌륭하지 않는 CG가 영락없는 브라이언 싱어 영화다. 브라이언 싱어가 프레디 머큐리에게 준 비중과 여러 성적 정체성에 관련한 이슈와 성스러움과 개인사의 덜컹거림을 둘러싼 교차들은 감독이 이 실존인물에서 무엇을 투사하려 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완만한 영화의 흐름이나 평이하게 보이는 연출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의 수훈은 퀸의 음악 자체이며 라이브에이드를 비롯한 중요한 이벤트를 충실하게 재현하려 한 기술적 집착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브라이언 싱어는 극중 언급으로 역대 시리즈 3편 영화를 씹으면서,, 은연중 브렛 래트너를 저격한다. 그런데 [엑스맨 : 아포칼립스] 역시 어떤 의미에선 퍼스트 클래스 3부작의 3부라 하겠다. 그런데 브라이언 싱어는 내심 이 영화를 마지막 3부가 아닌 새로운 1부의 시작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 관객들이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통해 역시 브라이언 싱어가 오리지널과 프리퀄의 가교를 잘 이었네요 라고 순진하게 감탄했지만, 이제 싱어는 [아포칼립스]를 통해 기껏 봉합한 시간대를 그가 만들었던 1,2의 시절을 연상케하는 세계관으로 인도한다. 마무리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는 맘껏 더 해보려는 듯하다. 어느 시간선 안에 있든 로건은 언제나 스트라이커에 의해 웨폰X의 실험체가 되어야 하고, 진은 다크 피닉스..
[엑스맨2]를 케이블에서 다시 보았다. 기억나는 대목이었지만, 새삼 보니 역시나 인상 깊었던 것은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발톱이 군인의 몸을 찌를 때 피 한방울 안 보여주는 브라이언 싱어의 연출이었다.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머리를 뜯고 짓밟는 거인의 육중함과 강함을 보여주면서도 피 한방울 안 보여준다. 왕관과 공주라는 요소를 넣었다 뿐이지 사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잭과 콩나무] 이야기의 원형에서 뭐 그렇게 많이 붙진 않았다. 단순명쾌한 이야기에서 모두가 눈살 찌푸리지 않고 볼 수 있는 무난함이라니.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두번째 극장판에서 머리를 다시 굴리고 썩힐 것인가. 간단명료한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이야기에 나는 조금 당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