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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칼로 배 따는 흉흉한 세상에 들어갔던 곽경택이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왔다. 다행스럽게도 가부장에 대한 위안 이야기지만 그 기운이 역하지 않고, 좋은 사람들이 잘 되는걸 지켜볼 수 있는 이야기다. 세상 사람들 상당수가 이미 결론을 아는 실화 기반의 이야기지만 도입부도 잘 짰고, 필요할 때 쥐게 만드는 우직한 연출도 괜찮다. 조직의 적당히 썩은 윤리를 집어 삼킨 채 내키지 않는 수사를 해야 하는 형사와 유명하지 않은 역술가가 유괴된 아이를 찾는다라는 구성. 여기에 역술인이 수사에 참여하는 과정을 여유있게 텀을 두고, 중반엔 역술로 인한 감응의 과정을 그리는데 어느정도 우려를 준다. 저런 두루뭉술한 개념이 설득력을 낳을 것인가? 이 우려를 씻겨주듯 형사와 역술인의 협력은 균형을 잡는다. 부산을 그리는 영화에서 ..
우정과 배신, 폭력과 협잡의 세계에서 곽경택 감독이 잠시(?) 빠져나왔다. 이번엔 자전적인 군대 이야기다. 군복무를 필한 한국의 남성들이라면 사실상 군대 이야기들은 진실이든 뻥이든간에 어느정도 '자전적'일 수 밖에 없다.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가 슬픔의 영역이라면, 곽경택 감독의 [미운 오리 새끼]는 요샛말로 '웃프다' 쪽이다. 6개월 육군 방위 한정의 이야기지만, 사단 헌병대대 이야기라 '깍쇠'가 있는 영내 이발소와 '보글대는 사제 라면'이 있는 취사실을 오가는 현실감이 있다. 무엇보다 기본적인 인권을 '육개장에 말아먹은' 영창이라는 무대가 있고, 2년 안엔 누구든 만난다는 '꼴통 중대장'의 징그러운 존재감이 있다. 이런저런 공감대로 중반까지 웃프게 흘러가던 이야기는 결국 종반엔 성장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