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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827 ) === == = ==== 썸머소울 「What If I Fall In Love With A.I.」 공중도둑과 『무너지기』 (2018) 속에서 무너지는 모든 심상을 그려내며, 「무소식」 안에서 한 쪽의 목소리를 담당했던 당시의 썸머소울은 마치 불안한 유년기의 파르르함이 있었다. 그는 이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주도한 곡에서 트립합과 신스팝의 양가적 공기를 교류시키는 연출을 발휘하며 다른 일면을 들려준다. 사랑을 택한 주체의 사랑, 그 사랑의 대상이 된 타자 역시도 주체로 등극시키며 굳은 관념의 와해를 유도하는 주제의식 탓일지도 모..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76 ) == === = ==== 휘 「Malling With You」 하얗고 기다린 여유 충만한 통로, 공효진과 공유가 반복적인 몸짓을 gif 파일처럼 반복하며 물신의 온화한 미소를 따라 하고 손홍민이 기세 있는 표정으로 스포츠 브랜드를 판다. 간혹 그 근사한 평화와 조성을 간혹 울림으로 파괴하는 핵가족 유아의 울음소리가 들리곤 하는데 이것조차도 그 풍경의 익숙한 요소다. 상승시키고 화려하게 하강시키는 동선 안엔 탈주가 쉽게 용납되지 않는데, 이 유저 인터페이스가 사람을 환장하게 만든다. 안내판과 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지만 몰링은 유..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53 ) --- -- - ---- 긱스 「More Than Ever」 ‘그 어느 때보다도’를 절박하게 말라붙은 성대에도 부족한 습도를 모아 끓이며 부르는 목소리와 이와 연대하는 브라더후드 싱얼롱, 짧은 러닝 타임을 최대한 효용 있게 활용하는 양보 없는 구성. 완강한 구관명관 장르 원칙에서 여전히 빛바라지 않은 태도, 관용을 발휘해 변화할 의욕을 일체 내비칠 생각이 없는 철벽 세상을 향해 오늘도 드세게 부딪힌다. 이 멍투성이 음악이 청자를 뭉클하게 만드는 순간, 또 하나의 반복. ★★★ 윤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윤하에게 있어 ‘비’..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에이치얼랏 「711」 밴드 코어매거진의 김민규의 키보드가 세션으로 가세한 덕에 곡의 톤이 전반적으로 청명해졌다. 덕분에 음악과 무대에 대한 씩씩함이 서렸던 본 곡 보다 청년기의 풋풋함이 배어 있다. 베이스를 비롯한 연주의 맛은 잘 살아있고, 조규현이 애초부터 이 곡에서 의도했던 마이클 잭슨풍 보컬에 대한 오마주도 여전하다. 자신들의 성취를 재해석해 보는 시도보다 팬 서비스의 의도와 곡이 들려주려 한 애초의 본질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둔 작업. ★★★ 지윤해 「하나」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G(a.k.a 카림 사르르) 보다 예상대로 (ex) 파라솔의 지윤해에 가깝다. 그가 인터뷰에서 들려주는 발성의 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의욕이 안 전해지는..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양태석 「야그르두타」 거문고와 일렉트릭 드럼 세트에서 추출한 질료들은 마치 화장터로부터 만들어진 뼛가루 같다. 그건 세간의 사람들이 상상하듯 뽀얀 하얀 색을 보이지도 않고, 고르고 고른 용각산의 질감을 연상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랗고 불그스름한 것들이 제각각 다른 디테일로 수북하게, 그러나 작은 함에 담길 뿐이다. 하지만 양태석의 음악은 죽음을 닮지 않았다. 오히려 리듬을 연구해 온 사람의 작품답게 약동하는 기운을 꾸준하게, 생명의 이력을 박자 안에 담아낸다. 원천이 된 악기들의 사연을 연상케 하는 한국적인 정체불명의 그 무엇을 굳이 재현하기보다 오히려 전자음악을 닮았는데, 하나의 길을 천착해 온 이 탐구자의 성취는 진지한 감상 대상으로서의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룬디마틴 「월요병」 울산 밴드 룬디마틴의 본작은 구김살 없는 태도로 월요일을 당당하게 대한다. 맑은 건반 등의 연주는 말할 나위 없고, ‘빵 터질듯한 배낭 메고 / 발걸음 향하는 데로 나’ 가사 부문의 리더 김민경의 보컬이 들려주는 연출은 밴드의 태도를 대변한다. 일상의 변화를 흡수하며 내뱉는 탄성과 척척 밟는 도보의 생기가 잘 스며있다. 소박하고 기지개 같은 기운 서린 팝 넘버다. ★★☆ 문앤바운서즈 「Fighter」 Sylvie Lays의 색소폰이 테너와 소프라노를 교차하며 교란하는 압박이 주조를 이루며, 재즈의 유전을 드러내지만 아무튼 곡을 지배하는 것은 프론트 우먼 김문희의 일렉 베이스와 시퀀스다. 마치 문제가 생긴 세탁기 안에서 무한 증..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나윤선 「Mystic River」 Clint Eastwood가 2003년 연출한 《Mystic River》의 강가는 조용히 사람들과 역사를 숨기듯 흐르며, 비밀의 실낱과 뭉치들을 검게 숨기고 있었지만 나윤선의 이 강가엔 사랑의 고혹적인 언어들이 피력을 숨기지 않는다. 중반부 이후 이 음악인의 역량을 과시하는 듯한 다면적인 목소리들이 선명하게 레이어를 형성하며 흐른다. 역시나 제일 도드라지는 것은 일찍이 Metallica와 Nine Inch Nails의 곡들은 물론 팝 넘버들까지 태연하게 삼키던 취향을 상기시키는 듯한, 초반의 드럼과 불쑥 삽입되는 전자음악의 요소들이 야기하는 긴장감과 말쑥한 진행의 대비다. 짧은 곡의 길이는 강한 여성 자아에 대한..
웹진에서 주간별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매드맨즈에스프리 「Suicidol」매드맨즈 에스프리는 데스메탈과 블랙메탈을 골조로 서정적인 멜로디나 클래시컬한 장치를 탐식하듯이 소화한 후 매번 무대에서 흉흉하고 인상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잊기 힘든 비쥬얼록한 외양에 자멸적인 퍼포먼스는 소수의 지지를 부르고, 음악인 본인의 컨셉츄얼한 전략도 유효하게 이어지고 있다. 제사와 장례를 상징하는 오브제에 핏빛 액체를 뚝뚝 떨어트리고 자살 충동을 뜻하는 단어에 IDOL을 합성하는 맥락은 누군가에겐 불쾌하겠지만, 누군가에겐 해석의 여지를 남기게 할 듯하다. 곡은 일단 지난 정규반에 비해 무게감을 덜어낸 얼터 메탈을 연상케 하는 그루브함이 일렁인다. 날카롭고 드센 기조는 잃진 않았지만, 심술 사나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