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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3 : 난장판 3부작의 마지막.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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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3 : 난장판 3부작의 마지막.

trex 2011. 7. 1. 13:46



- 인간 소년이 로봇 부대의 선과 악이 걸린 전투에 개입된다는 기본 뼈대를 가져왔음에도, 마이클 베이는 1편에서부터 해내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 자신의 자동차가 변신한다는 짜릿한 경험, 변신한다는 과정을 단순명쾌하면서도 기적적으로 보여주는 연출, 변신한 로봇들이 인간과 거의 흡사한 심리적 갈등과 뚜렷한 개개별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인지의 연출들이 그렇다. 마이클 베이는 학교 스포츠부 주장의 여자친구를 먼발치서 바라보는 똘똘이 남자주인공을 설정하면서 여러 소동들을 기계적으로 나열만 한 채, 정리 안되는 액션들을 덤으로 얹고 세상에 1편을 내놓았다.


- 1편의 패착은 2편의 엉망진창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2편이 나쁜게 아니라 이미 1편부터 나빴고, 2편은 나쁜 전편의 속편이었을 뿐이다. 변신의 쾌감에 합체의 쾌감을 강조했음에도 1편보다 즐겁지 않았고, 로봇들의 명단을 암기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마이클 베이의 고질적인 문제는 로봇들에 대한 친밀감과 예의도, 인간 등장인물들에 대한 설득력과 교감의 여지도 열어놓지도 않는다는 점에 있다. 3편은 이런 점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졌을까?


- 근본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간다는 점에서 3편은 여전히 나쁘다. 규모는 더 커지고, 일을 더 크게 벌린 상태에 개선이 안되었기 때문에 더 나빠진 셈이다. 노골적으로 여체를 탐하는 카메라와 정리가 안된 상태로 여전히 등장하는 조연 베우들은 1,2편에서 버리지 못한 버릇들이다. 여기에 시카고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난 뒤에 벌어지는 액션 장면들의 편집은 머리가 반쯤 잘려나간 정신나간 디셉티콘이 대신 해준 듯 하다. 로봇팬들은 이쯤되면 정신이 없어진다. 중반부부터 죽어 나가는 로봇 명단에 대한 명복을 빌어주기도 벅찬데 후반부는 아연하게 진행된다. 3부작 이후부터는 "나는 자유!"라는 마이클 베이의 막가파 마무리가 빛을 발한다.


- 아이맥스 3D 타이틀로 유래없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치 이상의 볼거리와 재미는 보장한다. 몇몇 장면은 분명히 볼만하다. 더럽게 침 흘리는 디셉티콘 군단들도, 이름 외울 시간도 주어지지 않은 채 작별 인사를 건네야 하는 오토봇 군단도 이젠 안녕이다. 그럼에도 시리즈상 최초로 보여주는 잔혹한 장면들도 갸우뚱하고, 마이클 베이의 묘상한 살인 취향도 신경이 쓰인다.(링컨의 목과 해골, 그리고 얼굴을 뭉개버려야 죽는 오토봇들) 3편은 더 바닥으로 가진 않았지만, 트랜스포머 3부작이 난장판이 되었다는 자명한 사실을 되돌리진 못했다. 모쪼록 이 시리즈가 보다 단순해진 디자인과 말이 되는 이야기로 다른 감독의 이름으로 수년 안에 리부팅되길 바랄 뿐이다. 


트랜스포머 3
감독 마이클 베이 (2011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로지 헌팅턴-휘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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