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3. 26. 15:39

팀 밀러와 데이빗 핀처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그 애니메이션 앤솔로지가 넷플릭스가 지난번에 등록되었다. 이런 형식의 애니메이션은 정말 수년도 아니 말이 수년이지 정말 옛일처럼 오래된 [애니매트릭스] 이후 참으로 간만이다. 그 당시엔 그 시간대 기준으로선 나름 신경을 쓴 CG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서구의 뫼비우스, 일본 시장의 디렉터들이 참여한 셀 애니메이션 등이 나름 다양했는데 지금 [러브 데스 + 로봇]이 보여주는 기술적 성취는 놀랍다. 언제나 문제가 되었던 CG 캐릭터들의 안구 처리와 주름 등의 디테일은 점점 실사에 가까워져 가고 있고, 유수의 게임 대작 시네마틱 트레일러들에서 보여주는 극적인 액션과 연출을 드라마 형식으로 옮기는 야심들도 볼만하다.

데이빗 핀처야 그렇다 치더라도 팀 밀러에게 이 프로젝트가 어울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가 [데드풀]을 세상에 내놓기 전 CG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도입부의 스토리보드를 재현한 경력 덕이었겠지. 여기에 성인 애니메이션이라는 기획은 사지를 도륙하는 장면을 쾌락의 형태로 과시하던 그의 취향과도 부합하는 바가 있다.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 수 있었던 이 프로젝트는 결과적으론 18화 모두가 만족스러울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모양이다. 성인 대상이라는 명목에 서비스처럼 관습적으로 박힌 여성 신체에 대한 연출은 극에 기여한다기 보다는 게으른 발상으로 보인다. 스트리퍼, 오스트리아 창녀, 또는 그냥 도륙되어 절단 되어 달린 여체들.

잘하면 [알리타 : 배틀 엔젤]이 미처 못한 성취를 채우는 듯한 첫번째 에피소드의 [무적의 소니]에서부터 이미 ‘이 시리즈를 모두 즐기지 마세요’라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그럭저럭한 캐릭터 개그로 잘 넘어가는 [세 대의 로봇]이 끝나면 [목격자]부터 시청자들은 [러브 데스 + 로봇]의 에피소드를 정말 가려서 봐야하는 지경에 들어선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총 18개 중 시청을 마친 것이 9개인데, 그건 고객 평가에 따라 에피소드를 고른 결과다. 지금도 모든 에피소드를 다 챙겨볼 생각은 없고 그저 그나마 괜찮았던, [구원의 손], [행운의 손], [지미 블루], [아이스 에이지], [숨겨진 전쟁]을 챙겨본 것을 안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나마 안도했던 이 에피소드들도 간혹 하나둘 걸리고 불편한 대목이 있었다!

사랑 죽음 그리고 로봇, 얼마나 그럴싸하게 낚는 타이틀이냐-.

'영화보고감상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더트]  (0) 2019.03.29
[러브 데스 + 로봇]  (0) 2019.03.26
[캡틴 마블]  (0) 2019.03.08
[동주], [박열] : 서로의 결여를 채우며  (0) 2019.03.08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