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5. 16. 18:08

지금 시점에서 넷플릭스로 우아한 세계를 보는 것은 빛바랜 감이 있다. 오달수의 연기를 봐야하는 일부의 당혹감이 있고, 여성주의 담론이 흘러간 21세기의 풍경 속에서 가부장의 비명을 보는 것은 마음 편한 일이 아니다. 말미의 "씨발 내가 뭐 그렇게 잘못했는데..." 눈물을 참지 못하고 뱉고 삼키는 송강호의 모습은 참 보기에도 면목이 없지만, 차라리 솔직한 편이 나은 것 같다는 착각도 잠시 준다. 물론 이 가부장의 헌신은 단순히 아빠 노릇에 대한 응원이나 조폭 및 바닥인생에 대한 얕은 천 드리운 정당화보다는 한국사회란 피곤한 영토 안에서의 보편적 삶에 대한 토로와 은유/직유에 가까운 것이다. 인생의 그 어떤 대목을 택하든 베스트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적 삶에서의 피로는 누적되고, 때론 원하지 않는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안' 우아한 세계인 것을 현명히 깨달은 음악과 어쨌거나 잘 연기하는 송강호를 연기하는 송강호(!) 덕에 그래도 삼킬 수 있는 이야기다. 어쩌겠어. 측은지심은 잠시다. 응원하기 힘든 사람을 봐야하는 고충은 관객의 몫이다. 

+ 넷플릭스 [신세계]에서 이어진 시청은 [우아한 세계]에 이어 이젠 다음 [대호]로 향하고 있다. 지인 한두명은 내 정신상태를 걱정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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