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언니네이발관 @ 서울숲 별밤축제 본문

음악듣고문장나옴

언니네이발관 @ 서울숲 별밤축제

trex 2009. 8. 2. 10:57

포털 대문에선 광화문광장이 시민들로 성황을 이룬다는 관영급 뉴스가 나오고, TV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맨발의 노라조가 퀭한 눈의 고등어를 노래하고 있던 토요일이었다. 황달 얼굴 박명수의 소원 3가지를 들어준다는 무한도전의 미션 3개가 발표될 때 집을 나섰다. 8월 1일부터 보름간 진행될 서울숲 별밤축제의 모던-락 라인업 첫번째 주자는 언니네이발관이었다. 이미 좋은 자리를 차지한 숱한 사람들. 주말, 그리고 기대치를 반영한 성황이었다.


업무 마치고 시간 허락할 때마다 찾아가야겠다. 어제의 경험으로 봐선 1시간 조금 넘는 공연이니 앞 뒤로 약속을 만들어도 큰 부담이 없으리라. 주변의 맥주캔 판매고가 늘겠군. 짧은 공연 시간이지만 허술할까. 사운드는 분명 아쉽지만(측면에서 관람하니 반대편의 능룡씨의 자그마한 멘트는 거의 안 들림) 뮤지션들이 보여준 성실도는 걱정은 안해도 될 성 싶다. 적어도 언니네이발관은 그걸 보여주었다.



무대 아래서 관람하던 경험과 달리, 이번에는 위의 시점에서 바라보니 짧은 머리의 이석원의 캐릭터가 가진 특징이 여실히 보여진다. 까칠함-섬세함-결벽성-배려와 미소... 짧은 시간이었지만 종잇장을 구겨서 버리고 차고, 무대를 오가며 멘트를 하고 춤을 추고  이 모든 것들이 꽤나 감동스러운 구경거리였다.

넘버들은 5집 위주였는데, 덕분에 '알리바이'에서 '너는 악마가 되어 가고 있는가'로 넘어갈 때는 아주 기뻤다. 스탠드업을 유도하던 순간과 'Love Two Love (보노보노 ED)'-'I will (비틀즈)'-'한여름밤의 꿈 (권성연 : 특별히 이 시간을 위해 준비했다고)'로 이어지던 낭랑한 리메이크 타임은 인상적이었다. 소심한 멘트의 능룡씨, 빛나는 대정씨, 그리고 임주연씨(발그레...) 이렇게 친숙해지려는데 시간이 8시 50분. 아 너무 아쉽잖아.

당연히 앵콜 연호가 쏟아지고, 멀쩌기 떨어진 관객들을 앞으로 다 부른 언니네의 스탠딩 공연 시간이 이어졌다. 두번의 앵콜은 '나를 잊었나요'와 '산들 산들', 아마도 '나를 잊었나요' 하나만 기억해도 8월 1일의 기억은 꽤나 괜찮은 것이리라. 암튼 덕분에 좋은 토요일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