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9/04 (14)
Rexism : 렉시즘
스파이더맨 없는 유니버스에서 베놈을 메인 주인공으로 세우려면 어떡해야 할까? 스파이더맨 없는 유니버스에서 어떤 다른 VS 모드를 만들어 후속편에 대한 떡밥을 안전하게 유지할까? 스파이더맨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양도된 현실에서 소니 마블 유니버스의 첫 작품이 된 [베놈]은 공포의 심비오트 생명체를 '식인은 하되 실은 말수가 많은 찐따면 된다'로 타협을 본다. 아니 이렇게 손쉬운 방법이. 덕분에 배우들은 이 CG 생명체에게 장단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 이 일을 자초한 톰 하디의 사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미쉘 윌리암스는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지 심비오트 색상 스카프로 눈을 가리고 싶을 정도인데, 아무튼 이야기는 별 지장 없이 잘만 굴러간다. 후속편은 전직 '내추럴 본 킬러' 우디 해럴슨의 학살쇼로 회복(..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룬디마틴 「월요병」 울산 밴드 룬디마틴의 본작은 구김살 없는 태도로 월요일을 당당하게 대한다. 맑은 건반 등의 연주는 말할 나위 없고, ‘빵 터질듯한 배낭 메고 / 발걸음 향하는 데로 나’ 가사 부문의 리더 김민경의 보컬이 들려주는 연출은 밴드의 태도를 대변한다. 일상의 변화를 흡수하며 내뱉는 탄성과 척척 밟는 도보의 생기가 잘 스며있다. 소박하고 기지개 같은 기운 서린 팝 넘버다. ★★☆ 문앤바운서즈 「Fighter」 Sylvie Lays의 색소폰이 테너와 소프라노를 교차하며 교란하는 압박이 주조를 이루며, 재즈의 유전을 드러내지만 아무튼 곡을 지배하는 것은 프론트 우먼 김문희의 일렉 베이스와 시퀀스다. 마치 문제가 생긴 세탁기 안에서 무한 증..
딕 체니가 워터게이트로 인해 대통령직을 사임하는 닉슨의 TV 입장 발표를 본다. 딕은 조소를 한다. “지가 설치한 도청장치에 대해 지가 까먹었다고?” 그렇게 미국 역사에서 가장 최악의 대통령 중 하나가 역사 뒤에 퇴장한다. 그런데 그때 딕은 몰랐다. 우리도 몰랐고요. 훗날 딕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최악의 부통령으로 등극한다. 주니어 부시의 등을 입고 세상 위에 다시 등극한 딕은 모든 것을 장기짝으로 보았고, 그의 장기짝 놀이에 중동에 참전한 병사들은 수없이 죽어나가고 생존한 이들은 징후를 안고 지울 수 없는 피멍이 든다. 국제 정서는 참상 일변도로 엉망이 된다. 그래도 죄책감은 없다. 악이라는 게 별게 아니다. 모른 척하거나 아주아주 당당하면 된다. 이런 역사 속 인물들을 한반도 국민이라면 다들 몇 명 ..
다큐멘터리가 두 개로 나뉘어 있다. 전반은 모건 프리먼이 내레이션을 맡은(불편한 기운에 집중이 편치 않다) 음악 다큐멘터리 부분, 후반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맡은 미국 국립공원 다큐멘터리 부분이다. 그렉 맥길리브레이라는 인물이 연출을 맡았는데, 긴 이력 동안 자연 다큐로 일관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후반이 강하지 싶었는데 전반도 무리 없이 진행하였다. 서사는 단순하다. 흑인으로 대변되는 미국 재즈의 정통성과 백인으로 대변되는 컨트리의 융성과 엘비스 프레슬리와 글로리아 에스테판 등으로 대변되는 팝 아이콘으로 가득한 미국 대중음악의 다 아는 이야기들의 반복이고, 후반은 거대한 미국 자연의 풍광이다. 국뽕일 수도 있는데 익스피디아와 스바루의 후원 제작으로 만들어진 - 그래서 관람비가 아까웠다! - 일종의 홍보 다..
병원이라는 공간을 영상 매체가 선호하는 이유를 알 듯하다. 연애는 기본에 가장 그럴싸한 이성애 기반 유교 가족 휴먼 스토리를 넣기에 가장 무난하고(병과 죽음, 극복이 있다!) 근간에는 정치 드라마 뺨치는 욕망과 가투가 서린 서사도 가능하고 그 자체가 한국 사회의 미니어처 화조차 가능한 공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세랑 작가가 이 한정된 공간, 어쩌면 드넓게 확장할수도 있을지 모를 이 공간의 주변부 곳곳에 50명을 배치한다.(한 독자는 정확히 51명이라고 한다) 잘 읽히고 재미난 책이다. 굳이 말하자면 내겐 [보건교사 안은영] 보다 [재인, 재욱, 재훈] 계열로 읽혔다. 그렇다. 덜 미숙해도 언제나 좋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바른 마음을 먹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세상에 한 톨씩 기여를 하는 그런 이야기다..
- 스포일러 비슷한 그 무엇이라도 하나 이상은 있어요 - 엔드게임의 엔딩 크레디트엔 영화 팬들에겐 실망을 줄, 그러나 시리즈를 일구어 온 케빈 파이기의 자긍심이 서려있다. 수많은 캐스팅과 (비록 덜컹거림과 요철의 맞물림이 완벽하지 않은) 연계를 만들어낸 성과가 정말 가능했음을 남들에게 과시하는 자부심은 말리기 힘들다. 그럴 만도 했고 정말 그는 그걸 해냈으니까. 그래서 보여주는 것이 배우 싸인 전시회라니 하하. 거대한 조크 같다. 예상은 했지만 엔드게임은 본래의 스토리라인과 인피니티 워에서 파생된 일들을 수습하는 것은 물론, 그들 자신이 이름 붙인 ‘인피니티 사가’의 매듭을 짓기 위한 노력으로 후반부에 바쁘다. 그래서 알게 된다. 왜 토니 스타크에게 하워드 스타크와의 포옹 장면을 넣어주고, 같은 시간에 ..
[미성년] 관람했고 좋았다. 성년이 미처 되지 못한 사람들의 덜컹거림을 성년이 아직 아닌 사람들이 비밀 공유하듯 풀고 진행하는 마무리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염정아는 정말 훌륭했다. 좋은 데뷔작을 만든 김윤석. 그리고 흥행 난관의 길을 기꺼이 따라준 믿음직한 출연진들의 호연이 좋았다. 아무래도 하희라와 공연한 불륜 드라마 [있을 때 잘해] 시절에 대한 반성문 같은 이야기였는데, ‘역으로 추격당하고’ ‘역으로 린치 당하는’ 김윤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필모그래피를 뒤집어서 짚어볼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편의점 커플 장면에서부터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사회적 시선 중 어느 노선을 취하고 있는지 명백히 보여주는데, 덕분에 지리멸렬한 불륜 스토리에서 다른 이야깃거리로 비치게 한다. 다만 초중반의 빛남..
웹진에서 매해 연말결산을 합니다. 우리가 선정한 싱글 1위부터 10위권 발표 이후 순위 외 장르별 추천 싱글들의 목록을 공 개 하였습니다. 이번주가 마지막 시간- 드디어 여정이 마무리 되었고, 어느새 2019년 상반기 결산해야 할 5,6월이 다가오네요 ㅎㅎ 시간 참... 우리 웹진에선 공중도둑을 록에 포괄시켰네요. 링크 모음 [1]/[2] 피컨데이션 - Abolishment o Exsistence : 멤버 교체에도 빈틈 없는 브루털함에 수려한 순간을 집어넣는 정종하의 기타는 여전히 튼튼하다. 장르의 박토인 본국보다 다른 동토를 찾은 밴드, 약진한다. 멤낙 - The Sucidal Trance : 매번 묻는다. 음악과 씬이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대관절 사람을 20년 간의 시간 후에도 귀환하게 만드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