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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엔씨티127 「Highway To Heaven」 어디까지 확장되었고 어디까지 나눠진 것인지 웬만큼 주의를 기울지 않으면 알기 힘든 엔씨티의 분화된 세계 속에서 이 글을 쓰는 사람은 공교롭게 엔씨티유(U) 쪽에 곡의 취향이 기울어진 사람이었다. 「일곱 번째 감각 (The 7th Sense)」(2016), 「Baby Don’t Stop」(2018) 같이 곡의 핵심이 명료하며 멤버의 수가 정제된 곡 쪽이 맞긴 했는데, 어쨌거나 상황을 보면 기획사에 있어 정성과 전략은 엔씨티127에 기울어진 듯하다. 특히나 서울의 위도를 뜻하는 숫자가 새겨진 그룹명과 별개로 미국을 위시한 여러 매체와의 접촉이 잦은 모습은 아무래도 수많은 이들에겐 BTS와의 전략 ..
같은 최민식 영화인데, 왜 [명랑]은 천만 관객을 끌여들이고 [대호]는 확실한 외면을 당했을까. 대호의 호랑이 CG가 엉성하고 작품의 후반부나 늘여진다는 인상을 줘서? 일단은 그럴 수 있는데, 호랑이라는 동물을 화면 안에서 담으려는 노력은 일단은 확실히 [최종병기 활]의 성취보다 진일보 했고 [대호]의 후반부가 [명랑] 전체의 완성도보다 처지는 구석이 있는지도 갸우뚱하다. [대호]는 박훈정 감독에게 [신세계] 같은 경험을 선사하지 못했지만 훗날 그가 [마녀]로 인해 숨통을 내쉴 수 있게 되었으니 아무튼 감독에게 허락된 운명은 오락가락의 순환인가. 그가 [대호]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에서 인터뷰를 통해 토로하는 '여성 캐릭터를 잘 모르겠다'는 입장은 언제나 내내 걸리는 대목이다. 연구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의..
* 유튜브에서 한글 자막과 함께 편안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youtu.be/eipg1EdbeRU 2005년 시리즈의 첫 작품 이후 꾸준하게 '신의 피를 이어받은 태생인데, 신의 영토에 가서 무례하게 온갖 것들 도륙하고 박살 내며 피 튀기는 안티 히어로 크레토스가 나오는 시리즈'인 갓 오브 워가 작년 플레이스테이션 4를 통해 복귀하였다. 이는 시리즈의 2편 메인 디렉터인 코리 발록의 복귀이기도 하며, 그는 다큐의 주된 스토리인 '그는 왜 메타 크리틱 점수 94점을 보고 눈물을 흘렸는가'의 해당 주인공이기도 하다. 놀라운 아이디어와 파급력, 프로모션을 동반한 플랫폼들의 지원 사격을 통해 매해 획기적인 인디 타이틀들을 쏟아내는 게임계이지만 실상 많은 게이머들은 언제나 '근사한 대작'을 기다리..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에이치얼랏 「711」 밴드 코어매거진의 김민규의 키보드가 세션으로 가세한 덕에 곡의 톤이 전반적으로 청명해졌다. 덕분에 음악과 무대에 대한 씩씩함이 서렸던 본 곡 보다 청년기의 풋풋함이 배어 있다. 베이스를 비롯한 연주의 맛은 잘 살아있고, 조규현이 애초부터 이 곡에서 의도했던 마이클 잭슨풍 보컬에 대한 오마주도 여전하다. 자신들의 성취를 재해석해 보는 시도보다 팬 서비스의 의도와 곡이 들려주려 한 애초의 본질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둔 작업. ★★★ 지윤해 「하나」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G(a.k.a 카림 사르르) 보다 예상대로 (ex) 파라솔의 지윤해에 가깝다. 그가 인터뷰에서 들려주는 발성의 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의욕이 안 전해지는..
지금 시점에서 넷플릭스로 우아한 세계를 보는 것은 빛바랜 감이 있다. 오달수의 연기를 봐야하는 일부의 당혹감이 있고, 여성주의 담론이 흘러간 21세기의 풍경 속에서 가부장의 비명을 보는 것은 마음 편한 일이 아니다. 말미의 "씨발 내가 뭐 그렇게 잘못했는데..." 눈물을 참지 못하고 뱉고 삼키는 송강호의 모습은 참 보기에도 면목이 없지만, 차라리 솔직한 편이 나은 것 같다는 착각도 잠시 준다. 물론 이 가부장의 헌신은 단순히 아빠 노릇에 대한 응원이나 조폭 및 바닥인생에 대한 얕은 천 드리운 정당화보다는 한국사회란 피곤한 영토 안에서의 보편적 삶에 대한 토로와 은유/직유에 가까운 것이다. 인생의 그 어떤 대목을 택하든 베스트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적 삶에서의 피로는 누적되고, 때론 원하지 않는 파..
지금까지의 황정은의 세계를 조성하던 혼미한 인상의 문장은 여전한데, 그것을 구성하는 이야기와 배경은 달라 보인다. 촛불이 채워지던 거리를 중심으로 두 편의 소설은 세운상가 - 청계천 - 광화문 광장 등을 오가며 기록과 인상을 새긴다. 매번 황정은의 소설은 세월호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죽음의 냄새를 드리우며, 부채감과 상흔을 남겼는데 보다 직접적인 호명과 언급을 꾹꾹 눌러쓴다. 그럼에도 안노 히데야키의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오시이 마모루 [스카이 크롤러] 같은 서브 컬처에 대한 언급에서부터 인문 영역 곳곳의 인용과 읽기 취향을 피력하며 지금 시대의 사유와 생생함(생경함?)을 남긴다. 정치와 혁명만큼 중요한 언급은 황정은 단편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는 일상 안의 폭력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압제들이다. 이..
시즌 6의 주안은 스타크 집안의 부활이다. 시즌 1과 2를 기점으로 뿔뿔이 흩어진 스타크의 자손들은 제각각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남았다. 불행하게도 이 중 하나 둘은 죽었고, 이야기를 가진 아이들은 부활하기도 했고 계속 시즌을 이어갈 것이다. 아리아는 복수귀로 거듭나고, 산사는 혹독한 여정 이후 한층 성장하지만 아직 연애 감정에 번뇌하고 전장의 문제에 익숙하지 않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존 스노우는 여전히 뭘 모르다가 어느샌가 북부의 지도자가 되었고, 세눈까마귀는 미완의 영험함을 얻어 선대들의 과거를 탐색한다. 이제 이들은 갈수록 밀도가 떨어진다는 시즌 7,8에 규합할 것이다. 한편으론 서세이 라니스터의 부각이다. 성급하고 현명하지 않았던, 세상 무서울게 없었던 그는 예상치도 못하게 왕좌에 등극하고 ..
이게 비단 러시아의 이야기가 아닌 것은 다 알 것이다. 우리만 하더라도 [그때 그 사람들]을 통해 존재감만으로도 통탄을 금치 못할 역사 속 시대와 인물을 새삼 상기하지 않았던가. [그때 그 사람들]을 통해 연출자가 표를 내던 명료한 조소와 비웃음과 [스탈린이 죽었다!]의 태도는 좀 닮아있긴 한데, 이에 대해선 앞으로도 조금 고민해야 할 대목 같다. 누군가에겐 이런 인물은 재평가와 하나의 간략한 결론으로 매듭지을 수 없는, 복잡한 계산의 대상이기도 하겠지만 우리가 거창하게 보는 세상 안의 변화와 역사 속 맥락이란 것이 참으로 허망하기 그지없다는 결론일지도. 중요한 것은 인물이 아니라 권력의 주변부에서 야자나무 위에 올라탄 소년 삼보를 기다리며 뱅글뱅글 돌다 버터가 되는 호랑이 같은 흐물흐물한 존재들의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