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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작품의 주연을 맡은 남자 배우에 대한 미덥지 않은 면모 때문에 연출을 맡은 문현성 감독의 전작들 - [코리아], [임금님의 사건수첩] 등 -의 인상까지 겹쳐 본작에 대한 신뢰도는 아무래도 현저히 낮았다. 이를 입증하는 듯한 부수적인 흠집(조연급의 아이돌 출신 배우의 연기)까지 여로모로 흡족함이 부족한 작품이었다. 우리 시대 한남 연기의 신기원을 보여주는 백현진의 전두환 연기나 문소리 배우의 악역 포지션 등 일부 흥미로운 요소는 있으나 그것으로 후련하고 재밌는 보여주기는 부족하였다. 공교롭게 최근 이정재 감독(오얼...)의 [헌트]가 그랬듯 한국 현대사의 남산 시대를 다뤘다는 점에서 서로 에코 같은 울림을 줄 수도 있었겠으나, 그 역할은 아시다시피 [1987]의 몫이 아니었을까. [서울대작전]은 자신의 부..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026 디 아틱 「Time To Run」 밴드의 형식으로 질주 지향의 가사를 부르는 보컬, 여기에 듣기 불편하지 않는 사운드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근 몇 년 사이 발표된 팝을 지향하는 록 싱글들과 닮게 들렸다. 이것도 나름의 요즘의 경향성일지도. 밴드 사운드를 내세웠지만 한결 아이돌 넘버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K' 의 영역을 통해 이런저런 시도가 있구나 끄덕인다. ★★1/2 틸더 「가벼운 인사」 규칙적인 역동으로 포문을 여는 만두채플린의 드럼이 이어지면, 김페리의 베이스와 홍광선의 기타가 일렁이는 테마를 진행한다. 감성적인 이들의 모던록엔 느릿하지 않은 쾌청함과 한쪽엔 말못할 심경을 품은 듯한..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020 양반들 「물놀이」 올해는 공교롭게 물놀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머쓱해졌다. 하기사, 흠뻑쇼니 뭐니 하는 말들도 여러 사정으로 한동안 쓰지 않을 표현이 될지도? 아무튼 지리산 칼바위에서 날아온 이번 그들 방식의 풍류와 음악엔 한층 재밌어진 기타와 베이스의 플레이가 담겨있다. 제목상 여러모로 무게감에 주력했던 『혁명가』(2015)의 '조선 록' 시기에 비하면 한결 밴드가 전달하려는 정서 면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계곡물의 흐름 같은 유동적인 사이키델릭함에서 도취의 부담감도 한결 덜하다. ★★★1/2 20:69 「미아」 길게 이어지는 팬데믹으로 인한 세상사 속 진통, 여기에 더해진 청년기의 위기..
여러모로 반향이 있었고, 그 덕에 ENA라는 채널의 존재를 적지 않게 알린 드라마가 종료되었다. 영화 [레인맨] 등으로 대중매체 소비자들에게 희미하게 인식을 알린 아스퍼거 증후군 캐릭터를 내세웠고, 그로 인해 실제 환자 가족 등의 지지, 해당 시청자들로 인한 반향(그중엔 성대모사 같은 어처구니없는 관심도 뒤따랐다)과 지지를 통해 적지 않은 시청률의 결말을 보여줬다. 다른 국가로 수출된다는 이야기도 들은 것도 같고, 일본 드라마 시장이 관심을 가질만한 전문가 소재 드라마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요즘이다. 실제 가족이나 주변에 환자가 있어 이를 통한 인터뷰를 통한 집필은 아니었다는 것이 시청자의 입장에선 다소 갸우뚱한 대목이었고, 지금도 드라마 에피소드 몇몇 곳의 장애인 묘사나 아동 대상 테마에 대해선 ..
#폴립 #Polyp 《#지저분한농담》 #DeadmanWalking 공백이 생긴 멍든 가슴을 반영하는 음반 제목이다, 여기에 울적함을 싣고 공허하게 부르는 혼성 보컬, 심경을 반영하는 모던록 연주에서 밴드가 수년간 싱글과 짧은 음반 등을 통해 청자들에게 들려준 여러 화법의 익숙함을 느낀다. 그들은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그 자체로 전작 (2021) 의 선례처럼 나름의 서사를 제시한 적도 있었으니. , 으로 이어지는 중후반부터 연주와 구성 면에서 밴드로서의 심지를 들려주고 있거니와 음반 속 청자에게 ‘기운 차릴거야!’의 기운을 전달해 좋았다. 괜히 응원하고픈 이야기꾼(들)의 작품. #체셔 #Cheshire 《#3ind》 #흔적 짧은 EP 안에 록킹함과 하드한 넘버도 있고 듣기에 따라선 멜랑콜리한 무드의 넘버..
덥고 결과적으로 순탄치 않았던 여름. 빅나인고고클럽의 7월 음악 글 모음입니다. #전복들 #cosmicabalone 《#봄나물》 한 곡 두 곡 차근차근 쌓아오다 어느새인가 빅나인 안에서도, 대구 씬에서도 익숙한 지지도를 얻어온 전복들의 신작이다. 밴드명의 히스토리에서 ‘우주 전복’이라는 창대한 야망을 품고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이제야 흡수한 지각생의 고충을 이해해 주시길. 암튼 곡 제목부터 음반 커버 이미지, 향긋한 봄나물을 반복해 찾는 고창일과 박은아의 보컬/코러스까지 어여쁜 곡이다. 행복이라는 감정에 대한 지향성은 물론 행복에 대한 회고의 감성도 품은, 앳되고 소박한 곡으로 들렸다. 차분하게 쫑쫑대는 감정의 흐름을 뚫고 표출하는 기타 팝/록 밴드로서의 기량도 감상의 포인트이자 덤. #해서웨이 #ha..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8014 뉴진스 「Attention」 맑은 수면 아래 보글보글 가라앉으며 또렷하게 인스타그램 라이브 재생을 보여주는 폰,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는 그룹명처럼 새로운 세대(이들을 MZ라고 부르던가?)의 욕망을 보여준다. 매체의 스타, 아이콘의 위치에 등극하고 싶다는 욕망만큼 그들의 입장에 부합하는 것은 없겠지. 이젠 어느새인가 잊힌 일이지만, 소방관의 정원관이 프로듀서(사장님)의 위치에서 아이써틴을 만들고 10대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을 만든 게 새삼 기억난다. 쇼 비지니스에서의 윤리를 논하는 게 이젠 무색할 정도로 난 이런 요즘 음악에서 욕망에 대한 표현 방식과 그 파급을 고민해야 할 처지인 듯하다..
풀리지 않는 범죄, 그 사건의 내막을 숨기고 풀지 않는 매혹적인 일종의 팜므파탈의 존재까지 생각하면 영락없이 영화계 선배들의 유산 중 하나인 필름 누아르를 계승한 박찬욱의 신작으로 읽힌다. 그게 박찬욱이라서 낙지와 문어에 이어 손가락을 물고 놓지 않는 자라의 존재, 상대적으로 덜 잔혹하지만 여전히 사람에게 생채기를 낼 수 없는 공작용 가위 등의 오브제들이 있어 그의 자꾸만 되짚고 싶은 공통 화소에 대한 관찰을 준다. 그의 신작엔 [친절한 금자씨] 속 백선생의 급하게 용무를 치르는 듯한 후배위 대신에 해준과 정안의 의무적인 섹스가 있고, 각자의 인생을 망치러 온 구원자로서의 상대가 한층 더 가혹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내게 [헤어질 결심]은 여러 면에서 흡혈귀 태주와의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점멸하는 파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