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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저녁에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예의 청과류점에 들렸다. 감을 골라서 계산하고 있는데, 일 보던 아저씨가. "아 처음 보는 얼굴 같으시네요. 이사 오셨나보죠?" 다른 날 같으면 베시시하며 아니라고 했을텐데, 마침 머리에 먹구름 자욱하던 저녁이었다. "아닌대요. 자주 오는대요." 나즈막히 쏘듯이 대꾸했다. 달갑지않은 - 그리고 명중하지 않은 - 설레발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졌는데, 평소 그냥저냥 (불)친절한 아주머니가 거든다. "내는 자주 뵀는데 뭘." 이쯤 되어서 머쓱해졌을 아저씨가 갑자기 불쌍해서 계산을 마치고, "수고하세요~" 인사를 하며 휑하니 사라졌다.
관리자 페이지나 메인 페이지가 또 순간 먹통이 되어서 돌아간다. 이럴 때의 기분이란 참 먹먹하다. 이런 시간마다 일깨우게 되지. 아하 나 전세살이 하고 있구나. 더러워도 참는 전세살이. + 유입경로 보니 이상하다. 유입경로 2위가 Djot 게시판일세. 연유는 알 수야 없지만.
"형님 잠시 들어와봐도 되겠습니까?" 들어오겠다는 사람 내치기도 뭐해서 들어오라고 했다. 방을 휘 둘러보다 - 그려면서 나는 방 안에서 날 냄새를 걱정 - 하는 이야기가 "자쿠도 있고..아..." 그 친구가 자쿠라고 말한 녀석은 실은 이것. 헐..이걸 보톰즈라고 설명하기엔 그냥 귀찮아서 냅뒀다. 한술 더 뜨는 이 친구는 "형님, 게임은 안 좋아하십니까?" "안 좋아해요."(구경하는 거 좋아하고 캐릭터 그리기 좋아합니다라는 설명은 달기 귀찮아서 짧게 대답) "아...위닝 아십니까. 위닝" "네 들어는 봤어요."(들어봤다 뿐만 아니라 피파와의 오묘한 라이벌 관계 등 부언해줄 것은 많았지만 역시 짧게 대답) "아... 위닝 게임 좋아하시면 오타쿠한테 딱 맞는데" "...." 허허 이놈 새끼. 얌전히 있다 나가..
항상 저 키워드로 검색하면 사이트가 아닌 검색 결과 페이지나 관련 포스트나 웹문서 결과만 나왔다. 그런데 언제 저렇게 사이트 등록이 되었다니. 신기하다. 사이트 설명이 재미나다. 항상 틀린 이야기는 아닌데 묘하게 핀트가 다른 각도의 설명은 재밌지. 아무튼 박차고 나온 이상 저 검색결과의 효용성은 떨어진 셈이고, 내가 여기 있는 한 앞으로 렉시즘이라는 이름의 홈페이지가 새롭게 등록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곳을 굴리는 마음이 확실히 이글루스를 초반에 굴릴 당시의 마음과는 다르니까. 확실히 이글루스는 굴릴때부터 욕심이 있었던 곳이었다. 방문자수도, 뭔가에 당첨되는 것도, 무슨 타이틀에 선정되는 것도, 사실 그런 욕심들이 있었다. 된 것도 있고, 안된 것도 있고 그렇다.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고. 지금은 다르긴..
사람들이 내년에 무얼 써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하고, 미리 구매했거나,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의 다이어리 공정을 매일 블로그나 홈페이지에서 체크한다. 나 역시 구매 직후 당해년도의 다이어리 12월치를 작성하지 않고 바로 다음년도 다이어리로 갈아타던 때도 있었다. 모두 다 10개월 정도 묵힌 해를 진저리치거나 후회하고 샤워하는 기분으로 다음 해를 미리 맞이한다. 스노우캣이 다이어리를 낼 때부터 나 역시 구매하기 시작했다. 테라스에서 라떼를 들이키는 것처럼 자신을 팬시화하는 경향은 누구에게나 조금씩은 있을 듯 하다. 그렇게 몇년을 보내다 다른 다이어리도 써보고 일일 단위로 메모와 로그를 남겼다. 또 한번 정해야 할 시간이 왔음을 안다. 고민하지 않고 그냥 심플하고 일일 단위로 쓰기 편한 녀석으로 정하면 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