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x 2017. 4. 9. 12:25

분노라는 단어에 어울리게 영화는 전반적으로 뿜어나오는 화를 발산해내고 연출도 힘이 넘친다. 그 힘은 사실 근간의 한국영화의 영향을 수혈한 듯도 한데, 실은 근간의 일본영화들이 그렇듯 섬세하고 정제된 맛이 더 강하다. 다른 감독의 작품 [고백]의 경우 그 에너지를 추동한 것은 '중2력'인데, 이번의 경우는 '의심'이 키우는 마음의 종양인 듯하다. 



왜 저렇게 힘을 써서 캐스팅했을까 했던 배우들은 그래도 비중 안배 덕에 제 할 일은 하고 퇴장해서 안도감이 들긴 하다. 그럼에도 미일 외교관계의 알레고리 격인 여고생 강간 장면 같은 장치는 참으로 불편한 것. 거기서 뿜어나오는 분노와 파괴의 몸짓들은 복잡한 심사를 부추긴다. 동의하기 힘든 연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