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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매주 웹진에서 글을 올립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 보이모드 「Physically (feat. 예서)」올해를 기억할 음반 중 하나인 예서의 『Damn Rules』(2018)가 보여준 깊은 인상이 재현된다. 실상 본작이 주는 매력의 상당수는 예서의 목소리에 기인하며, 이에 대해 보이모드를 만든 듀오 역시 이를 굳이 부정하지 않는 듯하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농염함과 신비한 인상이 도드라질 때 사운드 역시 명징해지고, 예서의 캐릭터가 가진 뿌연 안개 같은 기운이 자욱하게 깔릴 때 곡의 분위기 역시 그럴싸하게 조성한다. 곡 전체가 한 싱어의 역량을 피처링이라는 단어로 퇴색되지 않게 함은 물론 제법 부각해 준다는 인상이다. 그래서 본작의 주인들은 이를 당연히 의도했을 법하나 만족스러웠을지는 섣부른 ..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춤을추며씽얼롱 「꿈의 숲」90년대 중반부터 장르의 유입과 재현에 있어 진원지와의 간격을 줄이는 것에 주력했던 한국 음악씬은 이제 태연자약하게 이 장르 이식의 결과 자체를 리바이벌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나오늘의 나른하고 새침한 보컬에서 브릿팝 아이콘들의 재현을 떠올리긴 아주 쉬운 일이다. 여기에 장막 한 겹의 차이 뒤편에 자리한 보컬 녹음의 톤, 이펙터로 여름의 습도를 먹어 일렁이는 기타음과 꿈속 공기를 알알이 표현하는 건반음 등은 90년대 이 씬의 최초 도전자들이 그토록 해보고자 했던 성취 자체다. 이 역사의 결과가 보여주듯, 한국어의 구조로 이 정서를 어떻게 구현하는 것 정도는 이젠 걸림돌도 아닌 모양. 이런 장르 리바이벌의 결과가 앞으로 ..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노셸터 「No Shelter」모던 헤비니스와 뉴스쿨 하드코어의 시대지만, 본작에서 도드라지게 들리는 것은 올드스쿨과 그루브 메탈의 조류와 흔적이다. 그럼에도 2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을 충실히 채우는 것은 헐벗은 진노다. 머쉬룸 스튜디오가 뿌린 포자의 확산, 이토록 한국 코어씬의 질긴 잉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 혹시몰라 「공항에서」공항은 소싯적 항구에 이어 싱어송라이터 하림을 필두로 창작자들이 새롭게 발견한 ‘이별의 명소’다. 새 갈림길에 들어선 두 사람의 마음을 건반음이 무게 있게 짓누르며 사연은 시작한다. 비슷한 듯 달리 들리는 두 보컬의 목소리가 서로의 길을 오가며 겹치다, 현악 프로그래밍은 등을 쓸며 고조한 마음을 추..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100 「Tik Tak」신시사이저 선율이 곡의 도입부터 서사가 고조되는 단계별로 촘촘하게 짚으며, 멜로딕한 대목마다 청자들의 감정까지 고조시킨다. 청명한 시작은 촉촉하면서도 뚜렷한 얼룩을 남기는 중반까지 인상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끝까지 기조를 잃지 않는다. 한 단편소설의 제목에서 따왔다는 이 신스록 밴드의 이름답게 곡 안의 서사, ‘그리움’으로 대변되는 가사와 노래 등에도 공을 들인 모양이다. 그런데 보컬리스트 세마의 여린 보컬 톤과 이를 뒷받침하는 심바(방병준)의 서브 보컬은 애절한 연출에도 불구하고 곡의 인상을 다소 나이 들게 들리는 인상을 준다. 뮤직비디오 등으로 본작이 기획적으로 세련미를 지향했음이 보였는데, 곡을 가득 채우는 이..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 아시안체어샷 「빙글뱅글」 아시안체어샷은 희망이었다. 씬 선배 중 일부는 기대주와 신진들에게 잠비나이와 이들을 모델로 하여 쫓으라 촉구하였다. 그 연유는 흥과 타령, 끓는 소리가 서린 소위 한국적인 무엇과 서구의 개러지/사이키델릭과의 접합이라는 어떤 이상형을 구현한 탓일 것이다. 조금 앞서 등장한 개러지 록 씬의 밴드가 주춤하던 시기였던 이유도 컸을 것이다. 매체에서 타 밴드들보다 올라간 인지도를 가지게 되기도 하였으나, 정작 비단 융단을 깔아줄 밴드 씬의 환경은 마련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멤버 교체의 난항은 적지 않은 제동이 되었을 터. 이런 국면들은 만신전을 연상케 하는 범 아시아적인 음반 아트웍이 주는 어지러움 안에 이식된 듯..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트레일라이너 「Geranium」한 신진 밴드가 있다. SNS 채널을 통해 일련의 커버곡 영상들을 올리고 아프리카TV 서비스를 통해 밴드의 존재를 알린다. 음악은 어떠한가. 보컬 전대건의 쾌청한 목소리가 앞서 자리하고 – 이런 보컬 녹음의 세팅 자체가 이들 음악의 일단을 보여주는 듯하다 – 혼연일체의 멜로딕한 편곡이 인상적이다. 뻑뻑하고 까슬한 최근 몇몇 일군의 경향과도 다르고, 미니멀하고 굵직한 인상을 남기는 방향과도 이 젊은 밴드에겐 차이가 있다. 본 곡을 구성하는 코러스와 화려한 분위기의 조성은 뜻밖에도 홍보 방향과 음악의 트렌디함을 이들 스스로 강조하는 것과 다른, 어떤 의미에선 유러피안 파워 메탈 풍의 추억 몇몇 조각들을 자극한다. 이..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루디건즈 「Why Don’t You Know Me?」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펑크 씬이지만 도전은 계속된다.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펑크는 장르 자체의 작법도 확고하지만, 태도와 패션 자체의 외연 등으로 고집스러움과 울퉁불퉁함이 도드라진 음악이다. 스카펑크를 앞세운 루디건스의 음악 안에 내재한 쩔렁쩔렁한 리듬감은 펑커들의 태도를 반길 리 만무 하는 게토 바깥세상에서의 절뚝거림을 연상케 하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뚫고자 하는 고집도 동시에 표현하는 듯하다. 여기에 멜로딕한 융을 깔아주는 나기의 키보드와 보컬은 이 세상과의 불화를 다룬 가사에 반하는 경쾌함과 감상의 즐거움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충돌을 야기하는 장르이면서도 불화를 조성하는 세상 안..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플러그드클래식 「Heavy Mind」 날 것의 육체로 거리감을 유지하지 않고 접근한다. 그래도 외면하기 힘들다. 전작 EP에서 하드록을 기조로 Nirvana까지 오가던 분노는 장막을 젖힌 후 더욱 강력해졌다. 하드코어에 근접한 질감과 스멀거림 안에서도 역동하는 힘을 더욱 헐벗은 채로 노출한다. ★★★★ 피컨데이션 「Abolishment Of Existence」 소문난 젊은 테크니션 정종하의 뚝심이 이번 정규반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고, 일본과 러시아를 오가는 활동 영역을 만들었으리라. 일견 브루털 데스메탈의 본류를 걷는데 리프의 전개가 의도적인 충돌을 야기하는 듯하고, 드라마틱과는 다른 의미의 서사를 만든다. 전작은 자국의 영토 위에 못 박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