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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당연히 제목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Nation일수도 있고, 자신을 지칭한 것일수도 있다. 아무튼 자신에게 익숙한 지형이 아닌 타지며, 여행은 그 타지를 향한 정체모를 설렘을 안고 가는 행위이다. 작가의 전작 중 하나인 [홋카이도 보통 열차]엔 그 설렘이 명료하게 드러나 있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어느정도 이상의 분량과 또렷한 웃음에 대한 욕심이 서려 있었다. 본작엔 확연히 짧아진 분량과 또렷한 웃음 대신에 여전한 작가의 관찰과 혼잣말들, 그럼에도 여전히 부지런하게 누비는 여정들이 있다. 작가의 말대로 우울의 소산일수도 있겠고, 독자의 예상대로 이 여행엔 빛나는 답변이나 명징한 깨달음의 순간이 확 다가오진 않는다. 그럼에도 모색하고 맛있는 것들 맛없는 것들을 먹으며 만나는 사람들간의 차별(인종, 성..
어떤 경로라면 원래는 에세이스트 오지은의 여행기 서적이 하나 더 추가될 뻔 하였으나, 여행지 보다 여행지에 당도한 개인의 메워지지 않는 마음 속 공백과 산란한 내적 풍경이 주가 된 내용이 되었다. 그곳이 유럽이든 일본이든 누구에게나 주어진 익숙한 새벽 시간대의 홀로 있음의 인식. 그 안에서 산문과 운문의 형식을 빌어 문장을 뱉는다. 답은 주어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흐릿하게 연대의 손길을 내민다. 무턱댄 희망보다는 수긍으로, 의식하지 않는 변화로의 지향으로. 익숙한 새벽 세시국내도서저자 : 오지은출판 : 이봄 2015.12.23상세보기
+ 음악취향Y 게재 : http://cafe.naver.com/musicy/17352 윤하 『Just Listen (2ND MINI ALBUM)』CJ 뮤직 | 2013년 5월 발매 01.Just Listen(Feat.SKULL)02.Fireworks03.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04.봄은 있었다05.아니야06.One Fine Day07.바다아이 '들어주면 된'단다. 전작 정규 음반 『Supersonic』이 보여준 안도할만한 결과치에 더하기를 하고팠던 모양이다. 각 수록곡마다 참여 뮤지션들의 색채를 굳이 탈색하지 않는다. 피아노락이라는 데뷔 당시의 정체불명 컨셉을 대신하는 것은 칵스의 남다른 개러지풍 도입부(「Fireworks」)이며, 우정의 피처링을 전작의 존박과 박재범에서 스컬이 이어받았고(「Just L..
+ 한겨레 웹진 HOOK에 실렸습니다. 포스팅 제목이 제출시 원제였고... 실제 실렸을 때는 [만국의 오덕들이여, 즐겁게 살아보자]로 조정 되었습니다^^) : http://hook.hani.co.kr/blog/archives/13758 최근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의 [홋카이도 보통열차]와 자유기고가 남명희의 [미치도록 드라마틱한 세계, 미드]였는데, 한달 간격으로 각각 출간된 이 책들의 공통점이란 실상 거의 없다 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이 책들을 한 공간에 별도로 소개하는 이유는 어떤 반가움 덕이다. 독서 순서에 의해 [미치도록 드라마틱한 세계, 미드]부터 살펴본다. 요약하자면 이 책은 시청자라는 이름의 대중세력과 제작진 간의 흥미로운 긴장감으로 가득 찬 미국드라마의 세계와 키워드 ..
비교적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접했고, 실제로 음악을 했지만 자신이 음악을 하는 것이 자문자답하던 그녀는, 이후 세상의 몇몇 창문 틈새 바깥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보겠고 세상의 몇몇 이들이 답하였다. 앨범의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 그녀는 남들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헤집고 꺼내보이는 방법을 써야 했고, 적지 않은 이들이 공명하였고 2집으로 이어졌다. 이야기와 담화가 눈덩이처럼 틀어진 방향으로 구를 때도 있었고, 눈덩이가 당사자에게 직격하는 일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도 휴식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홋카이도 보통열차]는 그런 연유에서 나온 책인 듯 하다. 몇몇 패션 잡지의 인상적인 한 컷과 짧은 인터뷰보다, 그녀의 홈페이지 글이나 영화 주간지 기고 글을 접한 이들에게 이 책의 문체가 익숙할 것이다. ..
[촬영 금지이므로, 사진은 없어요.] 오지은 'Songs in December' 2009.12.13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고마운 초대를 받았다. 관람석으로 들어서니 2대의 모니터에서 '혼자 와서 공연 시작이라는 영겁의 시간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영상이 나오고 있다. 합주 연습 장면, 그녀의 캠퍼스 생활(이지만 이바구를 잠시 풀다가 끝난다^-^;), 음악 친구들(노리플라이의 TUNE군 등)의 인사가 나온다. 그러다 영상이 끝나고 적막. 오 첫곡은 '작은 방'이다. 그녀의 1집 [지은]을 완전히 막 내리게 만드는 작은 목소리의 고백. 관람객들은 오지은이라는 이름에서 제각각 무엇을 연상하고 온 것일까. 공연이라기보다는 독주회 같은 조용한 분위기이다. 곡 한곡한곡이 끝나고 박수가 그때마다 적..
2009/08/02 - [음악듣고문장나옴] - 언니네이발관 @ 서울숲 별밤축제 지난번 언니네이발관에 이어서 다녀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세종문화회관 제공 공연이었군요. 하지만 장소는 서울숲. 아무튼 오늘 같이 비 오는 날 세렝게티 공연은 어찌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니네 때와 달리 이제 보니 무대 앞편에 시큐리티 에이리어 노란선이 형성되어 있더군요. 아이쿠. 언니네 때는 막판에 이석원씨가 모두 앞으로 나오라고 적극적으로 신호를 보냈는데... 운영진들의 판단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이런 조치는. 아무튼 오지은 등장~. '익숙한 새벽 3시'로 나즈막히 열더군요. 이 노래 때문에 가슴 앓은 몇몇 분들 계시죠. 예상은 했지만 첫곡이 '진공의 밤'이나 아예 '당신이 필요해요' 같은 심장고동 넘버가 아니어서 전반적으로 좀..
+ 음악취향Y 업데이트 : http://cafe.naver.com/musicy/8921 - 08년 12월 01일 ~ 09년 5월 31일 발매작 사이에서 고른 저의 협소한 목록입니다. - 앨범은 EP도 포함. 순서는 선호도 순위 아니구요. 이소라 7집 『눈썹달』을 뛰어넘느냐 마느냐의 명제 같은 것은 애초에 훌쩍 뛰어넘은 이 새로운 일기장엔 그녀가 담은 목소리와 음악친구들의 연대감, 그리고 남은 행간들을 채울 청자들의 언어와 심상으로 아직도 가능성이 가득하다. 그걸로도 충분하다. 49 몰핀즈 『Partial Eclipse』 파괴와 절멸보다 그 모든 것을 봉합할 생명력으로 충만한 고동소리의 앨범. 전망은 아득하고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띄엄띄엄한 앞날들. 그래도 전진한다. 아직도 성대는 온건하니. 레이니선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