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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매 음반 특집 #3] 시나위 『Heavy Metal Sinawe』 본문
+ 음악취향Y 업데이트 : http://cafe.naver.com/musicy/12747
+ 음악취향Y 리이슈 앨범 특집의 변 : http://cafe.naver.com/musicy/12732 (마이너님 작성)
시나위 『Heavy Metal Sinawe』
초판 : 1986년 3월 서라벌레코드
리이슈 타이틀 : 1999년 9월 시완레코드
01. 크게 라디오를 켜고
02. 그대앞에 난 촛불이여라
03. 남사당패
04. 젊음의 록큰롤
05. 잃어버린 환상
06. 아틸란티스의 꿈
07. 1월(January)
08. 하루해 마냥 떠가고
1.
앨범에 관해 말하는 것은 무릇 초판으로 말하는 것이 일차적인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리이슈 특집'이라는 타이틀에 기대어 오늘은 다른 방식으로 본작과의 만남을 고백해야 할 듯 하다. 시완레코드에서 발매된 본 리이슈 타이틀을 만난 것은 폐업 순서를 밟던 홍대 부근의 어떤 음반점에서였다. 시완레코드 타이틀들을 위시하여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타이틀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던 곳이었는데, 영세 음반점들이 경제적 이유로 문을 닫던 시기라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곳의 특별함 때문에 폐업 공지는 슬픈 일임이 사실이었고, 몇몇 이들에겐 '시대적 맥락의 장례식'처럼 비쳤을 것이다.
눈 무뎠던 내게 '의외의 음반'을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시나위의 데뷔반 『Heavy Metal Sinawe』을 택하는 것은 일종의 결심이 필요했다. 내 손에서 업주분(인지 아르바이트생분인지)의 손으로 옮겨가던 지폐의 무게감이 유난히 초라하게 느껴졌다. 지폐의 무게감과 초라함과는 별개로, 시완레코드 발매본은 LP Sleeve 형태로 제법 어여쁜 외형을 지녔었다. 부클릿엔 시나위의 역사를 소략해 담은 사진들과 박준흠의 해설지, 밴드의 다난한 역사를 증거하는 시기별 라인업 등이 담겨있다. 단순히 한 밴드의 데뷔반으로써가 아닌 한국적 상황 안에서의 시나위가 차지하는 위상을 되새김케하는 구성인 셈이다.
2.
상당수가 입을 모으듯 『Heavy Metal Sinawe』는 밴드의 최고작은 아니다. 훗날 나온 여러 장의 디스코그래피 중 이들의 최고작이라고 명명되는 앨범은 일부 한정되어 있으며, 『Heavy Metal Sinawe』는 최고보다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더욱 익숙하다. 언젠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 되었지만 누구나는 하지 못한 일, 어떤 이가 기어코 해낸 일의 범주로써 본작은 기억될 것이다. 파고다공원과 낙원상가를 둘러싼 권역대에서 꿈틀대던 '강철음에의 경도'는 사실 80년대 초중반 동안 감지되던 기운이었다. 누군가는 무당을, 누군가는 마그마를 호명하였지만 신대철의 강력한 기타음과 임재범의 시대를 여는 '개막의 쇳소리'는 가히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최초라는 말에는 논란이 분명 있겠으나, 본작 공개 이후 파고다공원 락키드들이 느꼈을 흥분감은 간접체험이되 분명 뭉클한 구석이 있다.
애초에 서라벌레코드 최초 초판에서는 보컬 이병문이 「크게 라디오를 켜고」, 「남사당패」, 「젊음의 록큰롤」 이 세곡을 불렀다고 하나 본 리이슈 타이틀에선 이 음원들을 확인할 길은 없다. 그럼에도 보컬 임재범이 본작에서 보여준 소울풀하고 카랑카랑한 표현력은 풋풋함과 어우러져 특기할만 하다. 그렇게 86 아시안게임 개최국 한국은 평화와 화합이라는 단어의 위장 안에서 내내 눌러지내다 '기계음의 한판'으로 반란을 도모한 바 있었다. 물론 훗날의 일들이 증명하듯, 이 반란의 기운은 협소한 지지와 소수의 공모로 힘겹게 연명만 할 수 있었다.
3.
파워 발라드 「그대 앞에 난 촛불이여라」, 일찌기 '한국에서 헤비니스가 토착화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남사당패」, 선언이자 송가가 된 첫번째 트랙 「크게 라디오를 켜고」, 서정적이고 극적인 6분대의 곡 「잃어버린 환상」, 연주 넘버「1월(January)」등 참으로 알차게 담겨져 있다. 신대철의 관심사가 정통 메틀에서 얼터너티브적인 방법과 블루지함의 교합 등 예측불허의 방향성으로 갔어도 이것이 그 모든 것의 모태임은 또한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임재범, 김종서, 강기영, 김민기, 정현철, 김바다, 손성훈, 정한종 등 이 밴드가 배출해낸 주효한 이름들은 신대철의 관심사와 밴드의 부침 속으로 스쳐 지나갔고, 빛바래긴 했으나 결국은 시나위라는 일가의 계보를 설명하고 있다. 어느새 장르와 씬을 초월한 대표성을 지닌 밴드명의 주인으로서 신대철은 이 앨범을 어떻게 회고하고 있을까?
이제 파고다공원과 낙원상가는 몇몇 주류 뮤지션들이 라디오에서 회고조로 추억을 토로하는 지명이 되었다. 지금 당장 나와 당신들이 하차한 종로3가역 주변의 풍경은 한쪽 세대와 다른 한쪽 세대를 극명하게 가르는 스산하고 서글픈 도심의 초상이 되었다. 다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매니아들의 발걸음이 닿던 음반점은 폐업 공지를 하고, CD를 구매하는 일은 대중들에게 특별한 다짐이 되었다. 20여년동안 변하지 않은 명백한 사실이라면, 사람들은 여전히 '헤비메탈'을 가죽옷과 체인을 몸에 휘감은 머리 긴 사내들의 발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땅의 '헤비메탈' 시대는 이처럼 개막과 동시에 유보된 가능성을 동시에 품은 채 본작을 낳았다. [101026]
* 크레디트 *
보컬 : 임재범
기타 : 신대철
베이스 : 박영배
드럼 : 강종수
키보드/신디사이저(보코더) : 김형준
레코딩 엔지니어 : 최병철
마스터링 엔지니어 : 지승진
레코딩 스튜디오 : 서울 스튜디오
일러스트레이션 : 신진식
사진 : 박영철, 이도영
디자인 : 신진식, 김병삼
* 사족 *
이병문의 음원이 있던 초판이나 임재범의 목소리로 채워진 재판이나 동일하게 본작의 LP A면 건전가요는 '아! 대한민국'이었다고 한다.
+ 음악취향Y 리이슈 앨범 특집의 변 : http://cafe.naver.com/musicy/12732 (마이너님 작성)
시나위 『Heavy Metal Sinawe』
초판 : 1986년 3월 서라벌레코드
리이슈 타이틀 : 1999년 9월 시완레코드
01. 크게 라디오를 켜고
02. 그대앞에 난 촛불이여라
03. 남사당패
04. 젊음의 록큰롤
05. 잃어버린 환상
06. 아틸란티스의 꿈
07. 1월(January)
08. 하루해 마냥 떠가고
1.
앨범에 관해 말하는 것은 무릇 초판으로 말하는 것이 일차적인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리이슈 특집'이라는 타이틀에 기대어 오늘은 다른 방식으로 본작과의 만남을 고백해야 할 듯 하다. 시완레코드에서 발매된 본 리이슈 타이틀을 만난 것은 폐업 순서를 밟던 홍대 부근의 어떤 음반점에서였다. 시완레코드 타이틀들을 위시하여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타이틀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던 곳이었는데, 영세 음반점들이 경제적 이유로 문을 닫던 시기라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곳의 특별함 때문에 폐업 공지는 슬픈 일임이 사실이었고, 몇몇 이들에겐 '시대적 맥락의 장례식'처럼 비쳤을 것이다.
눈 무뎠던 내게 '의외의 음반'을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시나위의 데뷔반 『Heavy Metal Sinawe』을 택하는 것은 일종의 결심이 필요했다. 내 손에서 업주분(인지 아르바이트생분인지)의 손으로 옮겨가던 지폐의 무게감이 유난히 초라하게 느껴졌다. 지폐의 무게감과 초라함과는 별개로, 시완레코드 발매본은 LP Sleeve 형태로 제법 어여쁜 외형을 지녔었다. 부클릿엔 시나위의 역사를 소략해 담은 사진들과 박준흠의 해설지, 밴드의 다난한 역사를 증거하는 시기별 라인업 등이 담겨있다. 단순히 한 밴드의 데뷔반으로써가 아닌 한국적 상황 안에서의 시나위가 차지하는 위상을 되새김케하는 구성인 셈이다.
2.
상당수가 입을 모으듯 『Heavy Metal Sinawe』는 밴드의 최고작은 아니다. 훗날 나온 여러 장의 디스코그래피 중 이들의 최고작이라고 명명되는 앨범은 일부 한정되어 있으며, 『Heavy Metal Sinawe』는 최고보다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더욱 익숙하다. 언젠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 되었지만 누구나는 하지 못한 일, 어떤 이가 기어코 해낸 일의 범주로써 본작은 기억될 것이다. 파고다공원과 낙원상가를 둘러싼 권역대에서 꿈틀대던 '강철음에의 경도'는 사실 80년대 초중반 동안 감지되던 기운이었다. 누군가는 무당을, 누군가는 마그마를 호명하였지만 신대철의 강력한 기타음과 임재범의 시대를 여는 '개막의 쇳소리'는 가히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최초라는 말에는 논란이 분명 있겠으나, 본작 공개 이후 파고다공원 락키드들이 느꼈을 흥분감은 간접체험이되 분명 뭉클한 구석이 있다.
애초에 서라벌레코드 최초 초판에서는 보컬 이병문이 「크게 라디오를 켜고」, 「남사당패」, 「젊음의 록큰롤」 이 세곡을 불렀다고 하나 본 리이슈 타이틀에선 이 음원들을 확인할 길은 없다. 그럼에도 보컬 임재범이 본작에서 보여준 소울풀하고 카랑카랑한 표현력은 풋풋함과 어우러져 특기할만 하다. 그렇게 86 아시안게임 개최국 한국은 평화와 화합이라는 단어의 위장 안에서 내내 눌러지내다 '기계음의 한판'으로 반란을 도모한 바 있었다. 물론 훗날의 일들이 증명하듯, 이 반란의 기운은 협소한 지지와 소수의 공모로 힘겹게 연명만 할 수 있었다.
3.
파워 발라드 「그대 앞에 난 촛불이여라」, 일찌기 '한국에서 헤비니스가 토착화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남사당패」, 선언이자 송가가 된 첫번째 트랙 「크게 라디오를 켜고」, 서정적이고 극적인 6분대의 곡 「잃어버린 환상」, 연주 넘버「1월(January)」등 참으로 알차게 담겨져 있다. 신대철의 관심사가 정통 메틀에서 얼터너티브적인 방법과 블루지함의 교합 등 예측불허의 방향성으로 갔어도 이것이 그 모든 것의 모태임은 또한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임재범, 김종서, 강기영, 김민기, 정현철, 김바다, 손성훈, 정한종 등 이 밴드가 배출해낸 주효한 이름들은 신대철의 관심사와 밴드의 부침 속으로 스쳐 지나갔고, 빛바래긴 했으나 결국은 시나위라는 일가의 계보를 설명하고 있다. 어느새 장르와 씬을 초월한 대표성을 지닌 밴드명의 주인으로서 신대철은 이 앨범을 어떻게 회고하고 있을까?
이제 파고다공원과 낙원상가는 몇몇 주류 뮤지션들이 라디오에서 회고조로 추억을 토로하는 지명이 되었다. 지금 당장 나와 당신들이 하차한 종로3가역 주변의 풍경은 한쪽 세대와 다른 한쪽 세대를 극명하게 가르는 스산하고 서글픈 도심의 초상이 되었다. 다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매니아들의 발걸음이 닿던 음반점은 폐업 공지를 하고, CD를 구매하는 일은 대중들에게 특별한 다짐이 되었다. 20여년동안 변하지 않은 명백한 사실이라면, 사람들은 여전히 '헤비메탈'을 가죽옷과 체인을 몸에 휘감은 머리 긴 사내들의 발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땅의 '헤비메탈' 시대는 이처럼 개막과 동시에 유보된 가능성을 동시에 품은 채 본작을 낳았다. [101026]
* 크레디트 *
보컬 : 임재범
기타 : 신대철
베이스 : 박영배
드럼 : 강종수
키보드/신디사이저(보코더) : 김형준
레코딩 엔지니어 : 최병철
마스터링 엔지니어 : 지승진
레코딩 스튜디오 : 서울 스튜디오
일러스트레이션 : 신진식
사진 : 박영철, 이도영
디자인 : 신진식, 김병삼
* 사족 *
이병문의 음원이 있던 초판이나 임재범의 목소리로 채워진 재판이나 동일하게 본작의 LP A면 건전가요는 '아! 대한민국'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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