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8.12.10 23:06
재인, 재욱, 재훈
국내도서
저자 : 정세랑
출판 : 은행나무 201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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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재욱, 재훈은 3 남매다. 이들에게 일어난 우연한 (적당한 수준의)초능력의 발현은 이들의 인생, 아니 일상에 조금씩 영향을 준다. 한국을 중심으로 세계 도처에 여기저기 흩어진 이들 남매들은 자신이 가진 힘을 통해 조금씩의 공헌을 하게 된다. 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참으로 숭고한 것인데, 우리에겐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진 않지만 설사 오더라도 이 기회에 대한 선택을 숙고할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이들이 기꺼이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과 연관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판단의 계기는 바로 힘에 기인한다.

그럼 힘에 대한 예찬일까? 그것보단 선의에 대한 긍정에 가까울 것이다. 수많은 타인들이 주목하거나 설사 선의의 결과가 일으킬 파장이 대규모가 아니더라도, 기꺼이 힘을 발현할 수 있는 것은 소박한 선의라는 베이스가 있기 때문이리라. 그 선의가 타인에게 끼칠 선영향 뿐 아니라 그 자신을 조금씩 움직이고 변화케 하는 과정. 이 짧은 소설 안에 담겨있다.

특히나 여성의 일상과 그 일상에 근간을 이루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 그 필요성을 말하는데 작가 개인이 현재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지금의 시선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렉스 trex 2018.11.30 22:38

도서의 개요와 목차가 바로 겉표지에 바로 명시된 다소 파격적인 편집부터 눈길을 끈다. 얼마부턴가 우리에게 익숙한 독립출판 형식의 도서들, 그중 일부는 솔직히 공허한 속내용과 방만한 편집으로 보기도 민망했지만, 로컬숍 연구 잡지 브로드컬리 편집부 시리즈는 참 출중했다. 그 중 첫번째 작업인 [서울의 3년 이하 빵집들...]을 볼 수 있게 되어 좋은 행운이었다.

3년 이하 기간 동안 운영중(-ing)인 지역 빵집, 소규모 책방, 제주도로 거처를 옮긴 지역민 등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묶어 일관된 테마 안에서의 다양한 목소리를 채집해 온 이 시리즈는 SNS 안에서 우리가 낭만적으로 인식하던 여러 삶의 풍광들을 현실의 지표로 되짚어보며 직설적인 언어들을 들려준다. 빵집 편에서 계산대 앞에서 침을 뱉은 이른바 손님이라고 불리는 시민들의 존재는 참혹한 씁쓸함을 전해준다.

부동산, 협소한 방식으로 길들여진 입맛의 문제는 지역 자영업자들을 크고 작게 위축시키고 ‘한번도 힘든 적이 없고 너무 재밌었다’는 빵만들기 기술자들의 평균 수명을 낮추게 하는 요인이다. 프랜차이즈가 가진 가격 경쟁력에 대항하여 기술 평균치를 상승시켜야 하는 안팎의 요구, 입맛의 기준도가 높아진 미식 계층의 고급 재료와 유기농에 대한 인식(및 편견)에 대항해야 하는 현실적 고집의 문제 등은 꽤나 흥미진진하다. 물론 단순히 이것은 그들에게 흥미 본위의 테마가 아닌 하루하루를 채우는 현실적 과제겠지만.

편집 방향과 비용의 문제에 결부되어 컬러 사진이 아닌 것도 아쉽고, 거주자로서 은평구에 대한 안배가 부족해 아쉬웠지만(ㅎㅎ) 이 비슷비슷한 목소리들 안에서 각각의 고집과 고민을 안고 있는 생활인들의 존재와 에너지가 실감나게 와닿았다. 좋은 취재다.​




posted by 렉스 trex 2018.11.16 16:56

[미쓰 홍당무]에 대한 갸우뚱을 가졌다가 [비밀을 없다]에서 참 통쾌했다. 고인이 된 배우지만, 그 배우가 맡은 역할이 후반부 당한 일을 생각하면 통쾌했다. 최대한 안 슬프게 느끼려했고 통쾌함을 씹고자 했던 기억이 난다. 아시다시피 책의 제목이 된 [잘돼가? 무엇이든]은 저자의 이름을 세상에 처음 알린(좀 늦게 알린) 단편작의 제목이기도 하다.

아무튼 세 작품 저자/감독 공인 흥행시장에서의 실패작이다. 실패의 푸념과 토로가 문장을 만들었고, 세상 아니 최소한 편집자 한 명 이상의 취향에 맞았고 이렇게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영화를 본 이들보다 조금 더 많은 이들에게 잘 읽히고 그래...라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듯하다.

웃음과 유머에서 리듬이 얼마나 중한지 단순히 대화가 아닌 글쓰기에서도 중요함을 알고 있다. 그게 본능적인 또는 천부의 재능에 있는 것인지, 박찬욱 같은 심술궂고 탁월한 창작자와 함께 일한 결과의 소산인지는 나는 모른다. 어쨌거나 이경미 작가/감독은 그걸 가지고 있다. 모두 부러워하자.

+ 아랫층 흡연남은 정말 발코니에 초대해서 집어 던지고 싶더라...

잘돼가? 무엇이든
국내도서
저자 : 이경미
출판 : 아르테(arte)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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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8.08.02 21:47
슈뢰딩거의 고양희
국내도서
저자 : 반바지
출판 : 나무야미안해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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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일은 아닐텐데 아직도 SF 저작물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게시판 신세에 대한 월세라고 생각하고 읽었던, 제법 과거의 듀나 저작들처럼 읽으면서도 뭔가 체내에 흡수하지 되었던 기분을 재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언제부터가인가 듀나의 책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단순히 ‘만화’의 형태라고 쉽게 들었다간 혼쭐날 사유가 있는 작품집이며 - 일단 만화라는 매체를 그렇게 보는 것 자체가 선빵 먹고 응급실에 실려갈 소리겠죠 - 표면상의 SF 장르의 외연이 담긴 작품에서부터 동화와 설화, 필요할 때면 마법과 용이 성행하는 판타지의 세계까지도 껴안아보는 작품집이다. 아직도 분명 못 삼키는 대목도 있지만, 몇몇 작품들이 보여주는 재기와 재미가 인상적이었다. 21세기의 그림이라기보다는 다소 90년대 후반의 그림체 같은 센스 등 숨어있는 짐작거리들이 소유를 뿌듯하게 만드는 책.

posted by 렉스 trex 2018.08.02 21:32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 그 영화의 시간
국내도서
저자 : 이동진
출판 : 예담 201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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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과 포맷은 흡사합니다. 엄선한 감독 인터뷰 라인업에서 그들의 필모에 나온 대사를 언급하며 빌려오는 방식으로 질의를 던지며 감독에게서 풍성한 답변을 추출하는 방식. 이번엔 박찬욱, 최동훈, 이명세 감독 단 3명의 감독과 얼굴을 맞대고, 보다 늘어난 분량으로 책도 더욱 묵직해졌다. 그 안에서 저자 이동진의 성실함과 집요함이 감지됨은 당연한 것일테다.

그럼에도 영화 [캐롤] 이후 평론가로서의 이동진을 보는 내 시선은 달라질 수 밖에 없었고 - 굉장히 상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 수년간 중단되었던 완독은 최근에 현실화 되었고, 이제 여러모로 매듭과 작별을 표해야 할 때이다.

posted by 렉스 trex 2018.07.16 13:46

2018:04:03 16:33:51

[어쿠스틱 라이프]의 웹툰 작가 난다의 에세이. 웹툰이 본업이라고 큼직한 일러스트와 단상 텍스트 몇 줄이 담겨진 책이라고 여기면 오산. 그림이라는 수단을 놓고 글이라는 수단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필요성을 대변하듯 충실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짐작하겠지만, 아이의 출산과 성장이라는 인생 처음의 경험을 둘러싼 환희와 단순히 몇 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심경들을 담고 있다.


넌 내게 기쁨과 기적을 전해주기 왔구나라는 정서만 담겨있다면 끝났겠지만, 공교롭게 최근 다른 작가의 웹툰 [아기 낳은 만화]가 연상된다. 아이를 낳는 경이로운 경험과 예상할 수 없는 훗날의 경험치만을 강조하는 작금의 출산 장려 무드로는 결코 풀 수 없는 난제들도 이야기하고 있다. 모유 수유의 미덕만을 강조하는 세태, 노 키즈존으로 대변되는 '아이 데리고 다니는 어머니'를 흘겨보는 사회의 시선 등 산적한 이야기들이 의도하지 않아도 차분히 담기게 되었다.


* 한편 [아기 낳는 만화]를 검색하니 자동 검색 문구로 '아기 낳는 만화 메갈'이 걸린다.

더위와 함께 병이 창궐하고 있구나.


거의 정반대의 행복
국내도서
저자 : 난다(NANDA)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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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8.07.14 23:13
냉면의 품격
국내도서
저자 : 이용재
출판 : 반비 201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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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평양냉면은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큰 우리 생활의 논쟁 테마가 되었다. 그것을 더욱 촉발시킨 것이 올해의 남북의 만남이기도 한 것은 저자 역시 서두에서 거론하는 바이다. 이런 특징적 사실을 제하고도 평양냉면의 입맛과 식사를 위한 덕목은 셰프와 요리블로거, 요리평론가 등이 공존하는 사회적 배경 안에서 더욱 담론들이 부풀어져가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이미 평양냉면을 단순한 서민음식이라고 명하는 것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일정 수준의 교양과 각오(!), 결코 저렴하지 않은 식대는 평양냉면을 둘러싼 논의와 서비스 제공처의 수준 이상의 변화를 요하는 현실을 체감케 한다. 가격에 부합하는 재료와 연구의 필요, 위생이라는 근본적인 덕목을 뛰어넘은 시대상에 맞는 - 과연 장애인들도 균일한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 업장 환경과 - 인프라는 구비되었는가? 이런저런 테마에 대해 여러 답을 요구하는 시대가 늦게나마 도래한 것이다.

제법 직설적인 비평에 입각한 평가서가 나온 셈인데, 아쉬운 점은 한두개 정도이다. 저자 본인이 약속한 서울.경기권 이외의 주요 업체에 대한 후속 저작도 기대가 된다. 그리고 아쉬운 점이라기보다는 흥미로운 대목은 합정역 부근 [동무밥상]에 대한, 표면적으론 명료하나 왠지 유보적인 입장과 평가는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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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8.07.14 22:53
카오스 멍키
국내도서
저자 :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Antonio Garcia Martinez) / 문수민역
출판 : 비즈페이퍼 201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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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벤처 붐이 그랬듯 그 생태계적인 진원지였던 본토의 IT붐과 실리콘밸리의 중흥엔 수많은 허언증 환자들과 피해자들을 양산해냈다. 천민 자본주의의 생리가 그러하듯 지식노동과 테크놀러지 혁명엔 눈먼 돈과 그것들의 도박을 조장하는 숨은 세력이 있기 마련일 터이다.

헐리우드 영화들의 회고가 증명하듯 월 스트리트의 몰락은 리먼 브라더스라는 키워드와 모기지로 인한 경제적 난민들을 양산케 했는데, 저자 역시 이 자본과 인력의 흐름이 실리콘밸리라는 신 영토로 이동하였을 때 창업과 애플의 기기-구글의 데이터-페이스북의 소셜 등이 엉킨 이 영토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 영토 위엔 투자 유치와 합병이라는 대어를 낚기 위한 우발적, 그러나 이런 해피엔딩을 위한 목표치를 위한 스타트업 씨앗들이 싹트고 있었다. 저자 역시 실리콘밸리 한켠의 스타트업 창업 농부로서 흡수라는 수확을 거두게 된다. 그가 택한 새로운 농장주는 바로 페이스북. 여기서 그의 실리콘밸리 환경을 둘러싼 애증의 기록이 시작된다.

여기에는 굉장히 소년같은 순수함의 창업 정신만 남아있는 기이한 대기업 CEO라는 생명체, 수북한 고객DB를 확보하고도 마케팅 기법을 찾지 못해 수익성의 혈루가 막힌 기업 유기체, 그외 수많은 멍청이들과 사내 협잡꾼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이런 생태계 구경으로써의 책이 주는 재미는 초중반에 집중되어 있다.

거대 기업들의 실책과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은 반면교사적 교훈....은 솔직히 기재는 되어 있으나 읽는 이로써 얻는 부분은 많지 않을 것이다.(그런 이야길 되게 교훈적으로 그럴싸하고 공허하게 적는 쪽은 미국 보다는 일본 도서계에 더욱 많은 듯하다.) 미국이라는 특기할만한 기업 국가의 한 시절 초상으로써의 재미에 집중이 더 되었다.



posted by 렉스 trex 2018.06.30 18:39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국내도서
저자 : 이다혜
출판 : 현암사 201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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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하면 잡지 씨네21 또는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라는 몇몇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짧지만 핵심이 또렷하게 현재의 어린 세태들을 위해 남긴 이 '이다혜 기자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부제다)라는 가이드는 발간 이후 1년 뒤에도 유효하다. 남들보다는 보다 자식의 선택에 개방성을 열어둔 가풍 속에 지냈음에도 기자 역시 글쓰기라는 직업군을 택한 이후에도 그전보다 더 마음 다스리기 어렵게 만드는 남자들의 언어와 시선이 기다리고 있었고, 이 완강한 외벽 속의 삶엔 고민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고전부터 영원한 베스트셀러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장에 이르기까지 그가 예시를 드는 고민의 원천과 진행중인 과제들은 무겁기만 하다. 짧은 책의 분량이기에 금방 읽히고, 문제는 이제 책장을 덮은 이후에도 독자들을 기다리는 완강하고 팽팽한 - 쉬이 바뀌지 않는 -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과 학생 시기를 통과한 이제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된 이들을 위한 다짐의 한 권.


posted by 렉스 trex 2018.06.25 19:51

제목에서 예상했겠지만, 결코 일상성과 범상함을 강조하는 작품이 아님을 위장한 타이틀이다. 언뜻 시장이 낳은 공전의 히트작이었던 [아즈망가 대왕]을 연상케하는 그림체와 유사한 학교라는 배경을 삼고 있어 오해할만 하나, [일상]이 추구하는 것은 작금의 움직임 중 하나인 '슈르한 분위기'다. 갑작스럽게 출중한 연출을 자랑하는 운동성을 부각한 액션 컷이나 장르 팬들이 아니라면 쉽게 익숙하기 힘든 서사와 결말, 거창하게 만화라는 프레임 에술에 질문을 던지는 도전적인 에피소들이 나른하게(!) 담겨있다. 추천이라기 보다는 익숙할 자신이 있다면 도전해 보시길...


일상 10
국내도서
저자 : 아라이 케이이치
출판 : 대원씨아이(만화/잡지) 20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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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9권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아라이 케이이치
출판 : 대원씨아이(만화/잡지) 200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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