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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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 148회차 - 데드바트, 러브엑스스테레오

trex 2017. 5. 22. 10:05

별점은 고통의 제도 / 거의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데드바트 「cHaoS」

 

정체불명. 장르 사이의 한참 벌어진 너비에도 불구하고 포프엑스포프 같은 전례들이 떠올랐다. 간혹 한국 대중음악 안엔 이토록 한없이 불안감을 조성하는 존재들이 불쑥 튀어나온다. 대중문화 속 도시 괴담류를 인용한 창작자의 이름에 곡을 굳이 결부시키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치더라도, 아무튼 곡 자체는 시종일관 불길함을 환기하는 둔기 같은 비트와 불편하고 창백한 일렉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처지지 않고 청자를 꽉 잡아 누른다. 그렇다. 같은 싱글 음반 속 「More Than Life」 쪽이 조여드는 분위기라면, 이쪽은 무겁게 내려 깔아 짓누르는 쪽이랄까. 곡들이 보여주는 연출과 성취를 조금 따라가지 못하는 음반 커버 디자인 등을 보고, 오히려 다음 발표할 곡들에 대해 기대하기로 했다.

★★★

 


 

러브엑스테레오 「백색소음」

 

도입을 여는 베이스와 기지개를 켜는 기타, 선명한 멜로디, 무엇보다 탄력 있게 타격하는 드럼 등은 러브엑스스테레오의 출신 성분을 굳이 숨길 필요 없이 드러낸다. 여기에 언제나 그렇듯 전자음악 밴드로서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에니의 목소리는 정돈된 질감으로 곡을 다스리고 있다. 실로 이제야 찾아온 정규반 안에서 다채로우면서도 이런저런 곡들이 잘 정렬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절제라는 단어에 가장 부합하는 곡이다. 음반 안의 중심이면서 과욕 내지 않은 수렴의 기운이 느껴지는 곡.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