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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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풀잎들]

trex 2018. 11. 29. 21:08

김종관의 [더 테이블]처럼 크지 않은 카페에 사람들이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또다른 새로운 사람을 손님으로 들인다. 그럼에도 극의 무대가 제법 활력있게 이동한다. 꼭 카페가 아니어도 좋고, 밥집 및 술도 되는 밥집 등으로 이동한다. 그래도 갑갑하고 한숨을 주는 것은 정갈한 김종관의 공간과는 다른 홍상수 세상의 사람들과 그들이 뱉는 언어들이다. 유사한 문장들의 반복, 새롭게 태어나다/예쁘시다/얼굴이 좋아보인다/어디 여행을 가려 한다/너 때문이다/그리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발악발악. 그 여전함들.

유독 더 짧은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참 꽉 차있어 상대적으로 체감하기엔 더 길게 느껴진다. 이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의 대격전엔 죽음의 기온이 도사란 덕이다. 죽음의 기억이 있고 죽음의 경험치가 있고 그들은 남탓도 하고 합석도 하고 서로서로 눈치를 본다. 당연히 연정도 있고, 속내와 사랑에 대한 불신도 있다. 암튼 온갖 것이 있다. 그리고 김민희가 맡은 역할의 화자는 이들을 측은히 바라보며 뭔가 위에 서있다. 그 화자 자신이 보여주는 누추함과 ‘별로인 대목들’도 빼놓을 수가 없고.

그런데 좀 불편한 대목들이 엄연히 있다. 이젠 홍상수의 대사는(좋은 촬영과 창백한 기운, 풀잎들의 무심함이 있고 그것이 더 훌륭함에도!) 셀프 공격 수준에도 이르렀음에도 참 곱게 보이지가 않네요.

그리고 풀잎들 바라보며 담배 연기 그렇게 좀 뿜지마... 재수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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