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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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295회 - 안치환, 준킴

trex 2020. 4. 20. 14:45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0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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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킴 「멈춰」

『감성주의』(2014)의 vol.2를 선언한 첫 곡이지만 서로 다른 속도감과 진행의 어긋남을 중반부터 규합했던 재즈 종사자로서의 모습은 표나게 사라졌다. 그래도 컨템포러리 재즈풍의 힘들지 않은 접근을 지향했던 흔적의 소산이라고 할 수도 있을지도. 어쨌거나 그보다는 검정치마와 혁오가 이곳의 모던록을 대변하는 것에 대한 동시대 음악인의 반응 같아 보이기도 하다. 뚜렷하게 소리 높여 부르는 보컬까지도 록의 수혈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 정도면 오히려 이 곡 이후에 발휘할 본편과 정체의 발현이 기다려질 정도. ★★★


안치환 「바이러스 클럽」

학사 졸업장 하나 주어진다고 인생의 경로에 선을 긋기엔 힘없음을 잘 알던 지방대 인문학부 동문의 자취방. 그곳엔 안치환의 목록과 김광석의 ‘다시 부르기’ 시리즈 카세트테이프라는 일종의 정물이 있었다. 그 기준점의 양편에서 노찾사를 듣느냐와 전람회를 듣느냐의 경로는 나뉘거나 간혹 겹쳤다. 안치환의 목소리는 일종의 상징이다. 이걸 2020년의 시점에서 말하는 것은 참으로 새삼스러운 것이다. 자연히 음악인의 창작도 변모를 가진다. 올해 초 내려간 남쪽 지방행에서 본 돼지 열병 안내 플래카드는 이제 하나둘 내려가고 지금은 ‘사회적 거리’를 강조한 정부 시책 플래카드로 바뀌었다. 그 사이 사람을 제외한 자연의 안팎은 천천히 개선되었고, 사람들의 부대껴 사는 공존의 환경은 이제 비관 외에 남은 것이 별로 없다. 코로나19는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이자 악성 종양인 관계에 대한 비유이자 가시적 재앙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도 보컬의 톤과 온도를 유지한 안치환식 포크록은 여전한데, 새롭게 추가된 이런 근심거리에 대한 전달방식은 현대적인 장치가 조금 가미되었다. 서정과 행동력이 여전히 공존하는 그만의 서사가 있기에 밑도 끝도 없이 ‘대한민국 힘내라!’ 풍 캠페인 같은 시도와 이를 구분하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