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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매해 연말결산을 합니다. 우리가 선정한 싱글 1위부터 10위권 발표 이후 순위 외 장르별 추천 싱글들의 목록을 공개 중입니다. 제가 쓴 글들은 대개는 공개되었는데, 결산 후일담처럼 오늘은 홀랜드의 곡에 대해 적은 글이 공개될 수 있어 저는 좋았어요. [연결 링크] == 홀랜드 - I’m So Afraid : 그의 이란성 쌍동이 넘버에 이은 연작. 비교적 밝은 기운의 볼륨 1에 해당하는 곳에 이은 이 볼륨 2 곡은 명징한 규정을 하기엔 잣대와 압력있는 시선을 가하는 외부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닮아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럼에도 매혹적인 속도감, 무엇보다 주제를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좋은 뮤직비디오 등의 지원은 인상적이다.
송강호는 부침이 없는 사람이다. 송강호의 연기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기란 힘든 일이다. 그 반론의 이유가 ‘너무 자주 나와서’라는 매너리즘의 영역이라면, 당신이 오히려 송강호가 막강한 위세를 떨치는 권역대 안에서만 영화를 봐온 것이 아닌가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리멸렬하다고 손을 저어도 막상 접하는 작품 속 송강호의 모습은 초 단위의 이상한 저릿함과 감명을 줄 때가 있다. 지울 수 없는 영남 방어체를 써도 대놓고 영남 방어체를 써도 그가 울어도 그가 웃어도 그가 화를 내어도 그가 말을 제대로 맺질 못하고 단어를 뚝뚝 발바닥 밑으로 흘려도 그는 같은 순간을 만들 생각이 애초에 없는 사람인양 이번에도 무적을 발휘한다. [변호인], [밀정], 지금 잠시 말하려는 [마약왕] 모두 부족함이 하나씩 이상 있는..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참 이상한 제도죠 [링크] ==깜귀 「Preta」국내 모던 헤비니스 영건 답게 이번에도 메탈코어에 기반을 둔 그루브한 흐름은 데뷔 EP에 이은 연장선을 들려준다. 뉴메탈을 연상케 하는 두꺼운 질감과 멜로딕한 질료는 듣기에 따라선 장르의 강한 기세에 듣는 부담을 덜고자 하는 청자 층엔 먹힐 듯. 밴드명을 형상화한 듯한 후반부의 연출과 매듭도 싱글로 듣는 이들에게 인상을 새기려는 캐릭터성의 전략으로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
[트루맛쇼], [MB의 추억], [미스 프레지던트]라는 필모를 보면 정말 지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거짓말하는 사람들, 속이는 사람들, 나쁜 사람들, 속이 구린 사람들의 세상을 그릴 수 밖에 없었던 연출자로선 칠곡에 거주하는 ‘늦게라도 한글을 배우려는 할머니’들 이야기에 혹할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순수하고 뭉클한 테마 아닙니까. 여기에 할머니들이 지은 시와 문장, 크레파스 그림들이 들려주고 보여주는 세계의 청명함은 세상의 탁함에 비할 것들이 아니다. 그리고 여기 뒤에 ‘나는 가슴이 두근거려요~ 열 입곱살이에요~’의 배경음악이 흐른다. 여기서부터 나에겐 작품이 글렀다는 인상을 준다. 유감입니다. ‘가시나들’이라는 표현이 주는 지역성 기반 표현이야 견딜 수 있지만, 굳이 아이들 재롱잔치..
[공동정범]의 초반에 있는 영상 중 하나는 살랑이는 바람에 아스라이 흔들리다 일어나는 수풀의 움직임이다. 이것은 김지운의 [달콤한 인생]에서 스승과 제자의 대화를 말하는 배우의 나래이션과 함께 나오는 그 수풀과도 닮았고, 정성일의 [백두 번째 구름]이 담은 자연의 모습과도 좀 닮아있다. 이 산란하고도 적적한 녹색 황량함의 장면은 영화 도입부 자료화면 속의 외면하기 힘든 농성 진압 장면과도 대비를 이룬다. 우리는 다큐가 진행되고 후반부가 돼서야 알아챈다. 그곳이 바로 2009년 1월 20일 경찰의 용산 철거민의 망루 농성을 진압하고 화재 발생 후 벌어진 참극 이후의 현장, 수년간 그렇게나 세운다고 한 거대 빌딩이 들어서지 않는 녹색 황량한 용산 바로 그곳이었음을. 공동 연출을 맡은 이혁상 감독이 그토록 공..
스포츠 매니지먼트 세계관 안에서의 개인 위상의 추락과 극복, 부활, 종내의 해피엔딩. 이 분야는 이미 [제리 맥과이어]에서 관객들을 만족시킨 바 있고, 사실상 이 직종에 대한 허튼 낭만성을 불어넣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 세계관의 무대가 NBA 판으로 이동하고 - 실제 종사자 선수들의 인터뷰도 삽입해 있다 - 각본가가 [문라이트]의 작가라면? 어떤 것이 나올까 조금은 궁금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기세있고 의욕 충만하게 일하던 젊은 에이전시 소속 주인공이 어떤 시장 안의 불합리로 인해 위기에 봉착하는데... 이런 이야기 아무래도 스티븐 소더버그가 날렵하게 이야길 잘 들려줄 수 있는 장기의 대목이 아닐까. 끝내주는 농구 경기 장면이나 음모를 이겨내는 절체절명의 순간보다는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제재 중 하..
가령 한국이라고 치자. 현대카드 마케팅식의 아이템을 기획한 사람이 전도유망하고 의욕적인 20대의 스타트업 CEO고, 이 사람이 카드 사업과 연계한 신 서비스 런칭을 위해 쇼미더머니 멘토로 출연한 얼간이 중 한 명을 끌여들여 서해 무인도 중 하나에 3,000명이 수용 가능한 아시아 최고의 음악 페스티벌을 하겠다고 발표를 한다고 치자. 일단 예매를 받을 것이고 얼리버드들에겐 더 큰 혜택을 줄 것이고 당연히 더 많은 비용을 지급한 이들에겐 확장된 액티비티와 즐거운 유희, 무엇보다 안정적인 숙소롤 제공할 약속을 하지 않겠는가. EDM, 힙합 등 온갖 장르의 것들이 소환되고 특별한 뮤지션들이 초청되어 이 페스티벌의 흥을 배가시킬 것이다. 이를 홍보하기 위해 수많은 파워 블로거(는 이제 퇴물들이죠), 인스타그래머 ..
웹진에서 매해 연말결산을 합니다. 우리가 선정한 싱글 1위부터 10위권 발표 이후 순위 외 장르별 추천 싱글들의 목록을 지난 포크/팝 장르 부문 이후 이어 공개합니다. 연결 링크 (1) (2)], 제가 추천의 변을 적은 곡은 다음과 같아요. ==샤이니 「데리러 가:Good Evening」: 지나치게 특정한 곳에 집중하는 한가지 감정과 한정된 상황에 결부된 감정으로 이 곡을 감상하기엔 곡 자체가 가진 청명함과 온기가 스며든 적당한 환상성 등의 매력을 뿌리치기 힘들다. 언제나 그렇듯 좋은 그룹이고, 경중은 있겠으나 여전히 좋은 곡이다. 에이핑크 「1도 없어」: 시장 안에서 수년간 익숙한 인상과 관성으로 듣고 넘기는 곡을 내온 걸그룹을 이젠 그만 들어도 되겠다고 다짐한 순간, 어떤 반전처럼 다가온 곡. 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