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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하루 인사라도 해요." 성큼 다가와서 건 첫마디가 저랬었다. 매일 눈에 띄던 사람이었다. 8번 출구를 나와 오르막길인 출근처를 향해 걷다보면 매일 지나치던 사람. 하긴 머쓱한 면도 없잖아 있었다. 지하철을 빠져나와 당도하기엔 횡단보도 2개는 좀 너무했다. 거리가 멀진 않았지만 고약한 도로였다. 횡단보도 건너편에서라도 마주칠라치면, 매번 보는 얼굴이 분명하니 힐끗 상대의 옷차림을 점검하기에도 계면쩍고 아예 모르는 척 다른 일에 몰두하려 해도 마땅한 일이 없었던 터였다. 그러던 하루하루였는데, 오늘은 웬일로 내 편으로 갑자기 걸어와 말을 걸어오는 것이 저 첫마디였다. 웬일이라는 표현도 쑥스럽다. 서로에게 말을 걸 일 자체가 예상범주에 있지도 않았다. 따지고보면 서로 철저한 타인이니까...
생각하고뭐라칸다/창의극장
2011. 11. 3.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