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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감상 작품을 선택한 알고리즘은 단순했다. 말 그래도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은 이걸 보라고 추천했고, 살펴보니 연출이 J.C. 챈더. 벤 에플렉, 페드로 파스칼, 오스카 아이작, 찰리 허냄 등 상대적으로 준수한 출연진의 신뢰도가 있었다. 애초에 처음엔 무려 캐스린 비글로우의 연출에 조니 뎁(불쉿), 벤 에플렉, 채닝 테이텀(이 양반 마스크와 이미지가 찰리 허냄과도 좀 닮았긴 하다는 생각을 했다) 등의 캐스팅이 예정된 작품이었다고. 어쨌거나 작품은 어떤 목적으로 의기투합한 예비역들의 이야길 다루고 있다. 비글로우 감독의 [레로 다크 서티] 등의 작품을 생각하면 완성된 작품의 외양이 어떤 의미에선 나름 닮아 있어 가상의 작품을 나름 예상할 수 있긴 하다. 본편은 의외로 [마진 콜]의 전작과 좀 유사한 톤을 가지긴..
별점 테러로 요즘 수난 중인 넷플릭스 론칭작 [야차]는 쇼박스의 투자로 극장에 걸리는 과정에서 많이들 예상하겠지만, 오미크론을 통한 수난으로 이렇게 고난을 안고 거실과 각자의 방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런저런 수난을 차치하고서라도 [야차]의 첫인상이 개운하지 않게 보인 부수적인 이유 하나는 '정의를 정의롭게 실현해야 한다'는 신념을 내세운 검사 캐릭터일 수 있겠다. 현재 시국에서 검사의 영웅적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보일 리가 음... 아무튼 동북 아시아 내 스파이들의 집합소이자 첩보의 요충지인 선양을 배경으로 총격 씬과 폭파가 자유로운(?) 극 중의 묘사는 류승완 감독 등의 창작자의 작품이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같은 작품을 통해 한반도를 넘어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는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는 듯하다. 강인..
현재의 영화 팬들이 배트맨 시리즈를 놓고 느낄 당혹감은 어쨌거나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배트맨 한 명에 대한 세계관 규정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 저스티스 리그의 벤 에플렉 배트와 레고 배트맨 속 배트는 어떻게 연루되어 있는걸까? / 저스티스 리그의 DC 확장 유니버스 속 배트와 그 옛날 팀 버튼의 배트는 과연 동일한 개체일까? 앞으로 등장할 (에즈러 밀러의)[더 플래시]에선 바로 마이클 키튼판 브루스 웨인이 등장한다는데, 그럼 이 배트는 크리스토퍼 놀란판 트릴로지의 배트와도 아주 접점 없는 배트일까? 등의 곤혹스러운 질문을 던질 수 없다. 아무래도 [노웨이 홈]으로 멀티버스의 분수령을 가시화해 안착한 MCU의 전례 덕이겠지.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이런 식의 당혹스러움을 더욱 자주 경험하지 ..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작품 중 순서상 제일 늦게서야 이제 보았다. 으음? [블랙스완]. [마더!], [노아]에 비해서도 제법 많이 다른 작품이던 걸? 이 작품으로 새삼 제법 거론되던 [록키] 같은 작품 같이 은근히 뭐랄까 휴머니즘 함유도가 높았고, 예측불허의 충돌 지수가 낮은 작품이긴 했다. 대런의 작품 중 어떤 의미에선 비교적 전형적이고, 장르적으로 보였다. 물론 스포츠 드라마인 것도 아니고 감동을 향해 발길질과 주먹질을 행하는 것도 아니다. 한때 자신의 전성기가 나름 있었으나 현재의 시점에선 퇴물 취급을 받은 프로 레슬러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개인적인 '한때' 시청자의 입장에선 난 과거 WWE 영상물 등에서 본 크리스 벤와가 당장에 떠올랐다. 물론 자살과 가족 살해라는 파국 등을 놓자면 크리스 벤와의 거..
오렌지 농장이 있고, 남미 관리인이 간혹 방문해 정원을 정비하는 북미와 남미의 접경인가봐. 여길 별장으로 방문해 들르는 억만장자 부부가 있어. 여길 그저 그런 부자의 삶이 궁금해 들른 도욱이 있고, 그의 '위협이 약한' 협박이 잇따르고 이들 사이의 불편한 하루 이틀 사이의 블랙 코미디 풍 소동이 발생하고, 작은 영화의 러닝 타임 90분이 후딱 지나간다. 추천작이라고 명하기엔 다소 부족한 흡입력과 매력을 지닌 작품. 부유하지만 배우자와 범죄자 양편에게 낮은 신뢰도를 선사하는 남편 역에 제시 플레먼스가 여전히 얼굴값을 발산한다. 그와 절름발이 배우자 역으론 릴리 콜린스 출연. 적지 않은 대목에서 [기생충] 같이 소득 불균형과 계급 이슈를 통한 '매운 맛'도 있긴 하고, 실제로 결과 자체가 예상 가능한 파국이..
넷플릭스의 [언컷 젬스]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조슈아 사프디, 벤 사프디 형제가 그 전년도에 발표한 [굿타임]을 이제 역순으로 볼 수 있었다. [언컷 젬스]의 경우가 그러했듯 근래 넘블코어식 화법으로 정신없는 대화와 비속어의 파도가 몰려오더라. 빈민가와 저예산층의 거주지를 여기저기 비춰주는 시선과 LSD 등의 약물과 흡입, 거래들이 여과 없이 극 안에서 묘사된다. 당연히 이들의 행동에 제동을 거는 경찰 병력들이나 구치소로 대표되는 법적으로 용인되는 린치들이 쉴 새 없이 나온다. 나쁘고 바람직하지 않은 작품인가? 를 초월하는 혼미하고 제동없는 에너지가 작품엔 분명히 있다.(넘블코어라는 장르의 특성도 그런 측면을 가진 듯하다) 사프디 형제의 작품 안에서 그 재능을 분출하는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의 일렉트로니..
잭 스나이더 컷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는 어쨌거나 의미 있는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높게 상찬 하자면 가히 DC가 클래식 시절부터 쌓아 온 히어로물의 역사를 알렉스 로스 같은 작가의 화풍에 비견될 정도로 몇몇 장면에서 재현했고, 그가 [300]과 [맨 오브 스틸]로 공들여 쌓아온 파괴 잔치를 4시간 러닝 타임 가까운 시간 동안 만들었다는 점에서 어쨌거나 의미 있는 성취라고 인정할 수 있었다. 최근의 [더 보이즈] 같은 황천의 뒤틀린 히어로물의 계보에서 윗자리를 차지할만한 자격이 있다는 반농담 반진담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일찍이 [새벽의 저주]로 좀비 아포칼립스 에픽의 서두를 연 그가 넷플릭스가 부여한 자유를 기반으로 만든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어떠한가. 아무래도 이런 전제를 생각하자면 한결 아쉬운 ..
지난 2번째 편지 - [엔칸토]에 이어 한 장의 편지를 보탠다. (링크 1 / 2) [퍼스트 카우]를 이번에 볼 수 있었어. 그렇지 않아도 작품 속의 튀김 빵을 보며 난 너와 간혹 영화를 보러 갔던 노원구의 더 숲 시네마는 물론 인근의 유명 노점상 꽈배기 도넛 메뉴들이 떠올랐어 ㅎㅎ 등장인물 쿠키가 팥을 더 추가했다면 그곳의 맛과 유사하지 않았으려나. 작품은 좋았어. 어쨌거나 너와도 함께였고, 이래저래 넷플릭스 등을 통해 나도 나름 대안적/정통? 서부극 서사물을 봐왔더라고. 나름 악랄하고 집요했던 타란티노의 [헤이트 풀 8], [장고 : 분노의 추적자]를 필두로 코엔 형제의 [카우보이의 노애] 여기 위에 보탤 수 있을 제인 캠피언의 [파워 오브 도그]도 어쨌거나 서부의 공간과 역사에 대한 언급이나 계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