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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 천둥의 신

trex 2011. 4. 30. 18:37



인간이 아닌 신의 출생을 앞세운 영화 홍보 문구지만, 일반 관객들이 그 때문에 거부감을 가질 공산이 컸다. 가뜩이나 히어로물에 대한 인지가 약한 한국에서 북구 유럽 신화에서 따온 신의 아들 히어로물? 재밌기나 할지. 거기에 애초에 공개된 스틸컷 등은 히어로물 매니아들조차도 좀 걱정되는 모양새였다. 그래서 히어로물이 은근히 쉬운게 아니다. 엑스맨 시리즈처럼 스판을 벗기거나, 슈퍼맨처럼 신화화의 극단에 가거나. 그 양자택일이 쉬운게 아니다.

토르처럼 훗날 나올 어벤져스 프로젝트를 위해 한 개의 궤가 될 운명을 타고난 작품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여기에 세익스피어 작품 영화화에 일가견이 있었던 감독의 취향이 어떻게 반영될지 조마조마한 경우라면... 결국 나온 결과물은 어중간한 지점이 분명 있다. 인물의 심경 변화가 두 세계를 오기며 변모하는 과정은 설득력보다 로맨스의 급박한 과정으로 대체되고, 휘황찬란한 세계수의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가상 세계에 가까운 CG 왕국은 아쉽다. 그리고 아무래도 아쉬운 마지막 결투 장면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결국 이것은 히어로팬들을 위한 상찬 아니겠는가. 스크린을 차지하는 디스트로이어의 위용은 예고편보다 낫고, 코믹스의 설정을 가져온 자잘한 요소들이 좋다. 맥주를 잘 마시거나 도널드 블레이크라는 지구인으로서의 이름 같은 요소는 고스란히 잘 업어왔다. 무엇보다 앞으로 활용이 잘 될 듯한 로키는 흥미로운 캐릭터다. 마블팬과 어벤져스 프로젝트를 위한 떡밥도 적정 수준이다. 토니 스타크와 브루스 배너의 이름이 호명되고, 무심히 등장하지만 인상을 짙게 남기는 호크아이는 반갑다. 호크아이에 비하면 타다노 아사노부의 흐릿한 위치는(...)

엔딩롤 이후엔 당연히 쿠키가 있으며, 이제 마블 히어로 연대기의 또다른 행보를 위해 시간은 흘러간다. 투덜거림은 나와도 궁금하다는걸 숨길 수 없다.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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