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위대한 탄생> | 어차피 맞붙어야 하는 거라면, 차라리 <슈퍼스타K3>와의 콜라보는 어떨까요? - 3 본문

생각하고뭐라칸다/시사/매체/게임등등

<위대한 탄생> | 어차피 맞붙어야 하는 거라면, 차라리 <슈퍼스타K3>와의 콜라보는 어떨까요? - 3

trex 2011. 6. 3. 11:00
“음악 프로그램 다운 맞춤형 사운드 같은 건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땡땡: 계속 제기되었던 음질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이게 음악 쇼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음질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요. 특히나 같은 방송사의 ‘나는 가수다’와 비교되면서 음질 이야기가 더 심해졌죠. ‘팀킬’이라는 이야기까지 돌았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막귀’에 가까워서, 다른 분들은 들으시기에 좀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비트: 방송국 평소 음향을 그렇게까지 욕하고 싶진 않아요. 사정이 어떤지 뻔히 아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4강전부터는, 하다못해 결승전 때부터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 하는 것만큼이라도 신경을 써서 해 줬으면 좋았을 거라 생각해요. 결승은 느닷없이 화정체육관에 PA 시스템 가져다 놓고, 사운드를 더 잡기 어려운 장소로 옮겨가면서 결승의 밋밋함이 한층 배가됐다고 봐요. 가뜩이나 평범하던 사운드가! (좌중 폭소) 뭐, 사실 거의 모든 음악프로그램이 실패하는 지점이지만요.
렉스: 엉뚱한 이야기일 수는 있는데, 결국은 <위대한 탄생>이 MBC 내부에서도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식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가수다’ 같은 경우는 워낙 기적적인 형태죠. 김건모 사태 이후 임재범 투입과 더불어서 이상한 기사회생이랄까요. 음악감독 정지찬의 영입도 사실 이소라의 인맥과 의견으로 반영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에 비하면 <위대한 탄생>은 음악감독의 영입과 같은, 음질적인 부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재했던 게 아닐까 해요. 쇼적인 측면을 강조하느라, 다각적인 장르를 다루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요? 결국은 시청자들의 전화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 시청자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은 그 중 누군가를 택하고 응원하는 것 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참가자들의 보컬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운드들을 사뿐히 바른 그런 사운드가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본선 중간에 등장한 ‘가왕 조용필 미션’은 사실 좋은 귀 보신이었거든요. TV에는 잘 나오지도 않는 분들께서 연주를 맡아주셨으니까요.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음향으로는 그 분들의 기본 역량 정도만 확인할 수 있던 수준이었던 거죠.

비트: 사실 저도 함부로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을 갖춘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어요. MR을 쓰던 때의 음질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거 같고요. 밴드를 불러서 연주를 하는 형식이 도입될 때쯤은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음질이 엄청 나쁘다는 생각까지는 안 들었어요. 다만 -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 참가자들의 개성이 거세되었다고 말씀 드린 것과 똑같이 굉장히 밋밋한 사운드였던 거죠. 곡이나 출연자의 특정에 따라서 강조 되어야 하는 사운드가 있는데, 그런 걸 맞추기 보단 방송 내내 한 가지 프리셋에 맞춰서 픽스해 놓고 참가자 성량에 따라서 보컬 음량만 올렸다 내렸다 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나쁘진 않았는데 좋은 점은 하나도 없는 거죠. ‘나는 가수다’와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출연자나 곡의 특성에 따라서 밸런스를 잡아줄 사람을 따로 두진 않은 거 같다는 거죠. 그래서 굉장히 밋밋하고 심심한 사운드가 나왔고, 그러다 보니까 멘토스쿨을 거치는 동안 개성이 많이 사라진 참가자들이 더 개성이 없게 보였죠. 그 점에서 이 프로그램이 분명히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봐요. <위대한 탄생> 전체 방송을 생각해 보면, 들을 때 무리는 없는데, 음악 프로그램 다운 맞춤형 사운드 같은 건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렉스: 결국 각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당락이 결정되는 곡에서 본인의 목소리를 제외한 영역에 대한 통제력이 없다는 거죠. 그 한계는 아마 시즌 2가 되어도 개선되지 않을 거 같다는 우려가 있어요.

땡땡, 렉스, 비트와이저

렉스 "보컬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주변 소리가 죽은 게 아닐까요" 비트와이저 "한 가지 프리셋에 맞춰 놓고 보컬 음량만 조절한 것 같았어요."


땡땡: 한 가지 비극은 거기 참여한 멘토들 모두가 자기 공연장이었다면 그런 식으로 사운드가 믹스되어 나가도록 내버려 두진 않았을 거란 거죠. 음악 프로그램을 듣다 보면 그런 게 있잖아요. 어떻게 믹스를 하느냐에 따라서 보컬이 조금 더 앞으로 오고 기타가 뒤로 간다거나, 내지는 멜로디 파트가 뒤로 가고 리듬 파트가 전면에 도드라진다거나. 곡마다 그런 특징들이 조금씩 존재하죠. 그런데 <위대한 탄생>은 마치 모두가 같은 레벨에서 믹싱이 된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꼭 기타와 드럼과 베이스와 키보드, 보컬이 모두 일렬로 앉아서 공연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다녀온 첫 생방송은 MR을 틀었던 무대였는데, 물론 방송에 나간 것보단 현장의 사운드가 더 낫긴 했어요. 그런데 그 첫 생방송의 음질이 집에 있는 TV로 보는 ‘나는 가수다’의 음향보다 안 좋았거든요. 물론 ‘나는 가수다’ 같은 경우 녹화방송이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음질을 후보정하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한다는 건 불가능하겠죠. 

비트: MBC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방송사들 음악 프로그램에서 가장 부족해 보였던 건 그거에요. MR을 틀 때야 사실 PA 스피커 두 짝에다가 마이크로폰 몇 개 가져다 놓고, 와이어리스 정도? 그렇게 장비가 간단할 때는 사실 큰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악기 연주 같은 부분으로 들어갈 때죠. 특히 디지털로만 처리할 수 없는 소리들, 기타나 타악기, 현악기 같은 게 섞일 때죠. 현장에서 들을 때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현장에서 들을 때는 나쁘지 않은 경우도 많죠. 그게 방송에 나올 때는…… 예를 들면 그런 거에요. 밴드가 방송에 나왔다고 치면, 보컬의 목소리는 PA 시스템을 통해서 온전히 믹서에 들어가요. 드럼도 하나하나 마이킹을 하니까 문제 없죠. 문제는 PA에 들어가서 믹서 쪽에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소리하고, 현장에서 듣는 소리는 다르다는 거죠. 기타 같은 경우는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도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듣지 않고 믹서로 뽑아진 것만 들으면 굉장히 밋밋하게 들리거든요. 그래서 라이브 음반을 내기 위해서 녹음하고 믹싱할 때는 공중에다가 마이크를 하나 더 달기도 해요. 그 공중에 띄운 마이크로 전체의 소리를 녹음하고, 그걸 한번 더 두텁게 씌우기 위해서죠. 방송에서는 그렇게까진 하지 않는 거 같고, 그렇게 할 여력이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방송에 나오는 결과물로서의 밴드 사운드는 언제나 굉장히 절망적이죠.

렉스: 그래서 좀 궁금한 게, 6월부터 시작한다는 KBS의 밴드 서바이벌 < TOP 밴드 >가 과연 방송 환경에서 잘 살아 남을 수 있을지 궁금해요. 사실 굉장히 위험한 시도거든요.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다루는 주제, 이를테면 댄스 같은 것들보다 훨씬 난해한 환경에서 진행되는 건데. 이 사람들의 기획 자체는 분명 “남들이 시도 안 했으니까 비집고 들어가서 우리가 하면 어떨까”하는 틈새 시장에 대한 공략이 있었을 거고요. 록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해서도 영화 <라디오 스타>나 최근 각광받고 있는 김태원의 캐릭터, 내지는 홍대씬에 대한 박약한 이해도 - 크라잉넛까지도 아니고 그냥 노브레인 정도에서 멈추는 – 의 환경에서 만든, 방송에서 생각하는 록 쇼일 것 같아 불안하거든요. 그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문제가 다시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비트: 아, 저도 거의 기대 안 해요. 어차피 헤비한 팀은 거의 안 뽑힐 거라서. (웃음)



“어차피 같은 시기에 붙어야 하는 거라면, 아예 <슈퍼스타K3>와의 콜라보는 어떨까요.”

땡땡: <위대한 탄생>의 가장 큰 의의라고 하면 - 이게 공인지 과인지는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 돌아봤을 때 더 명확해지겠지만요. - “지상파에서는 본격 오디션 프로그램을 할 수 없다”라거나 “우리는 저런 거 안 한다”라는 점을 깼다는 것, 카피캣으로라도 어쨌거나 지상파 환경에 이식을 했다는 것 자체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역설적으로, 백청강이 최종 우승자가 됐다는 게 대단히 좋았다고 생각을 해요. 핏줄은 한국계지만 엄밀히 말하면 한국계 중국인인 거잖아요? 저는 그의 우승이 ‘글로벌 오디션’이라는 낯간지러운 수사의 의미를 그나마 살려 줬다고 봅니다


백청강 미니홈피 조작

백청강의 혐한 발언은 루머였으며, 증거라고 알려졌던 미니홈피 방명록 캡쳐는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렉스: 그런데 그 점에 관해서 한 가지, 백청강의 그런 위치를 이용한 미니홈피 조작 사건 같은 게 일어나는 걸 보면서 지금 네티즌들의 우경화라거나, 타자에 대한 공격성 같은 부분이 근심스럽긴 해요. 백청강에 대한 호의와는 별개로, 한국계 중국인들에 대한 악의적인 시각이 첨예하다는 게 증명된 거니까요. 설령 그런 걸 의식한 게 아닌 단순한 장난이라고 치더라도, 그런 장난을 생각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좀 암담한 부분이 있지요.

비트: 저희 사무실에도 연길 쪽에서 관련 업무를 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온 양반이 있는 데, 그 형은 백청강 때문에 이 프로를 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무리 백청강이 우승을 해도 연변 사람들이 다 백청강은 아니고 자기도 백청강이 아니니까, 근본적인 부분에선 마찬가지일거라고 포기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백청강이 혐한 발언을 했다느니 어쨌니 하는 부분들도 굉장히 걱정이 되고요. 또걱정이 되는 부분은 이 쇼의 상위 경쟁자들이 과연 자생할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3개월 후에 바로 시즌 2에 돌입한다면, 시즌 1의 출연자들은 ‘전 시즌 출연자’ 의 타이틀로 시즌 2에 가끔 출연하는 것 외에는 주목 받을 시간도, 홀로서기를 할 시간도 없이 낙동강 오리알이 될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걱정이 되더군요. 사실 역설적인 이야기인데, 이 쇼를 빨리 떨쳐 내면은 발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들이 제법 보이는 건 참 좋았어요. 

렉스: MBC가 과연 발음이 서툰 권리세라거나, 영어 사용자인 셰인을 우승자로 낙점할 생각이 있었느냐 하는 점도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모든 결과는 투표가 결정하는 것이지만요. 과연 그들이 한류라는 흐름 안에서, 또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모여 오디션을 보는 과정에서 “한국 가요를 으뜸으로 소화할 능력은 없지만, 음악적으로는 탁월한 사람들”까지 포용할 생각이 애초에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래서 시즌 2에서도 여전히 그 한계가, 보이지 않는 어떤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은 들긴 해요.

땡땡: 저로서는 <위대한 탄생> 시즌 2가 시기적으로나 방송시간으로나 <슈퍼스타K3>와 정면으로 맞붙는다는 것 자체가 가장 위험한 것 같아요. 물론 <위대한 탄생> 자체가 애초에 <슈퍼스타K>와의 경쟁을 의식을 하고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지만, 만듦새에서 정면으로 비교당할 텐데요. 3개월의 갭만 두고 바로 시즌2에 들어간다면 앞 시즌과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어려울 수도 있고요. 앞에 쌓아둔 노하우를 충분히 소화할 시간도 모자랄 지 모릅니다.

비트: 저도 제발 3개월만 늦춰서 시작했으면 좋겠는데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듭니다. 어차피 같은 시기에 맞붙어야 한다고 결정이 나 버린 거라고 하면, 저라면 아예 <슈퍼스타K3>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를 할 거 같아요. 

렉스: 그러니까요. 마치 <마블 VS 캡콤> 프랜차이즈나, < K-1 >과 <프라이드>의 콜라보레이션 처럼요. (웃음)

<마블 vs 캡콤>

전혀 다른 두 세계가 서로 맞붙어 겨루고 경쟁을 통해 성장하면 어떨까. 마치 <마블 VS 캡콤>처럼.


땡땡: 물론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죠? 당장 <슈퍼스타K2> 출연자들도 MBC 예능 프로그램에 제대로 출연을 못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니까요.



“궁금했던 게, 알 켈리한테 돈은 준 걸까요?”

땡땡: <슈퍼스타K2>나 ‘나는 가수다’ 같은 경우는 하우스 밴드가 있어서 라이브로 소화를 했잖아요. 심지어 <오페라스타 2011>은 믹싱 자체는 훨씬 어려웠을 오케스트라도 모두 라이브로 처리했잖아요. 음악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이 MR 위주로 진행이 되었던 건 음악을 대하는 에티튜드의 문제일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이런 게 시즌 2에서 좀 개선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렉스: 사실 MBC가 <위대한 탄생>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MBC의 에티튜드의 위기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프로그램 하나 덕분에 ‘한류’를 대하는 태도, ‘싱어 만들기’를 대하는 MBC의 부끄러운 태도를 만천하에 까발렸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비트: <위대한 탄생>에서 가장 부끄러운 점은 사실 ‘위대한’이라는 수식어 자체죠. 그리고 ‘글로벌’이라는 키워드.

렉스: tvN <코리아 갓 탤런트> 같이 앞으로 나올 프로그램들을 보면, 서바이벌 인플레이션이 생기는 건 아닌가 걱정됩니다. “네가 최종 우승자가 되면 우리가 이만큼 줄게”, “우리는 그 두 배로 줄게” 이런 경쟁들이 계속 되다 보면 좀 큰 일 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어요. <위대한 탄생>이 끝나고 나서는 또 갑자기 댄스 서바이벌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걱정이 좀 있어요.

비트: 저도 좀 비슷한 생각이 들어요. 위험하다는 생각 이전에 “이러다가 줄줄이 망하겠다” 싶기도 하고요.

렉스: 이러다가 슬슬 누구나 한 명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간 친지들이 생기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 사돈총각, 지역 예선 탈락했네?” (좌중 웃음)

땡땡: 심지어 저는 제 아는 사람들 중 나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조형우군이..… (좌중 폭소) 

비트: 다른 이야기인데, 내내 궁금했던 게 ‘The World’s Greatest’를 그렇게 주구장창 틀어대면서, R 켈리한테 돈은 제대로 준 걸까요? (웃음)

땡땡: 제 생각엔 돈을 준 게 아니라 받은 거 같아요. 그게 아닌 이상에야 그렇게 자주 틀어 줬을리가. 덕분에 시청자들 뇌리에 그 곡이 박혔잖아요! (웃음) 





좌담 막전막후 | 렉스
고백컨대 서바이벌 리얼리티쇼를 좋아한다. 고든 램지의 주방 서바이벌, 해외산 발명 상품 리얼리티쇼, 그리고 폴 포츠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훌쩍인 적도 있을만치 이런 감성에 잘 설득된다. 한국산 서바이벌 리얼리티쇼도 시청자로서 재밌게 봐왔다. 단점도 많고 닭살을 추스려야 할만치 민망한 대목도 많았지만, 과정과 당락을 지켜보며 금요일밤과 주말 사이의 즐거움을 거부하지 않았다. 편집과 자막의 장기자랑 사이에도 허각의 노래를 듣고 눈시울을 붉힌 설운도 심사위원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장재인에게 보낸 윤종신의 심사평에 동감했었다. <위대한 탄생>의 탄생에는 아무래도 이런 <슈퍼스타K2>의 성공과 정서가 밑바탕으로 깔려있다. 그 부분에서 마음이 복잡해진다. <위대한 탄생>은 스스로를 나름 성공작으로 자신한 듯 하다. 이는 공중파 시장이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역시 적극적인 취급 아이템으로 여겼다는 증거일 것이다. 어디서는 밴드 서바이벌을, 어디서는 탤런트 서바이벌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민감하고 고집있는 대중문화팬들은 심기가 곤두서지만, 거대한 방송국들은 적극적인 PPL로 외양을 보강하고 감동 코드의 파장 공세를 펼칠 것이다. 이제 감동 역시 규모를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전화기 # 버튼에 호소할 것이다. 물론 그것은 서바이벌쇼들이 지탱하는 생존원리이기는 하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은 <위대한 탄생> 시즌 2든, 타 방송사의 밴드/탤런트 서바이벌쇼들이 제대로 된 준비로 모니터 데뷔에 임하고 있는 것일까다. 방영 전의 섣부른 근심일까. 이 근심이 나를 대화로 이끌었다. 결산보다는 앞으로가 문제일 것이다. 전망은 다소 밝지 않다.


좌담 막전막후 | 비트와이저
논란거리가 많은 시대다. 아니, 논란은 원래부터도 많았으나 그 성격이 좀더 즉물적인 시대가 되었다. 수많은 논란은 음성으로, 활자로, 바이트로 변환되어 어딘가 기록된다. 언제나 그렇듯 논란의 파도가 휩쓸고 간 자리엔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라는 문자만 화석처럼 남는다. 
이번에 내 스스로 뱉은 말들도 그 중 하나일 뿐이다. 공감하는 이들에게는 다행이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그저 가볍게 생각하시라. 난 뭔가 파급을 불러올 만큼 대단한 입지전적을 지닌 사람도 아니고, 즐겨보는 음악 프로그램이라면 가능한 한 좋은 모니터링 환경에서 감상하려는 의지를 지닌 사운드 관련 업종의 직장인 나부랭이일 뿐이니까. 그런 점에서 조용필과 그의 밴드 이름을 차용한 이 프로그램은 내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함께 찾아온’ 아쉬운 느낌을 주었고, 그 결과물이 본 대담이다. 
생각해두고 하지 못한 말도 있지만, 구구절절이 쓰기는 어렵다. 혹시 본인의 발언에 대해 문의나 항의가 있으면 게재된 페이지 주인장들을 괴롭히지는 마시고, 일 바쁠 때만 아니면 충실히 대답해드릴 수 있으니 트위터(@beatweiser)로 방문하셔서 질문해주시길.



녹취, 편집 땡땡
녹취, 사진
 몰락하는 우유(자문)

*본 좌담은 참석자들의 동의 하에 iamtintin.net
(
http://iamtintin.net)과, Rexism(http://trex.tistory.com)에 동시 게재됩니다.


<위대한 탄생> | 이 프로를 떠나 가수로 자생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은 실패했어요 - 1
<위대한 탄생> | 윤종신과 강승윤의 관계 같은 게 멘토를 앞세운 <위탄>엔 없단 건 아이러니죠 - 2
<위대한 탄생> | 어차피 맞붙어야 하는 거라면, 차라리 <슈퍼스타K3>와의 콜라보는 어떨까요?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