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음악취향Y] 1980년대 한국대중음악 베스트 80 - 8주차 본문
- 서문 : http://cafe.naver.com/musicy/14646
- 베스트 1~10위 음반 : http://cafe.naver.com/musicy/14867
10위 - 시나위 2집
공교로운 일인지 운명을 업은 일인지 알 도리는 없지만, 70년대까지의 신중현의 이름값을 이은 것은 80년대의 아들 신대철이었다. 아버지가 천착했던 ‘한국적인 무엇’에 대한 고민은 아들에게도 해당된 것이었는지 밴드명은 ‘시나위’가 되었다. 아시다시피 이후의 이력은 ‘아버지의 이름’을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될만치 독립적이고 강인한 것이었다. 밴드 시나위는 헤비메탈을 위시한 금속 장르로 시작해, 사이키델릭과 얼터너티브라는 인상적인 줄기를 타며 그 자체가 한국 헤비니스 씬의 변이를 보여주었다. 그건 아마도 2집에서 보여준 일목요연한 성취도가 아니었다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메탈 앨범’이라는 사적 의의 외엔 이런저런 이야기의 토를 달기 힘들었던 1집과 달리, 2집은 레코딩에서도 구성에서도 보다 떳떳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칼칼한 임재범과 달리 하이톤과 관능적인 면모로 당시에 충격을 선사한 김종서의 개성만큼이나, 앨범 전체의 톤도 당대의 LA메탈류 같은 멜로딕함을 탑재하게 되었다. 대곡 지향성의 「해 저문 길에서」, 락큰롤의 본질에 대한 흥겨운 주석격인 「마음의 춤」, 「진실한 모습」, 김종서가 솔로 시절에도 ‘껴안고 간’ 「새가 되어 가리」, 「들리는 노래」등 익숙한 곡들은 지금 들어도 당시의 생기를 상기시키게 한다. 개중 단연 이 앨범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것은 - 90년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이름들’인 - 강기영, 김민기와 신대철의 파트들이 격전을 벌이는 연주곡 「연착」의 장관이다. 헤비메탈이 콜로세움 안의 테크니션들이 땀 흘리며 만든 성전의 장르임을 새삼 일깨우게 하는 한 예시이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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