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존재]의 출판본은 총 7권 발간되었고 최근 완간이 되었다. 먹는존재는 웹툰 작가 들개이빨의 두번째 장편이며, 그의 이름을 보다 더 알린 계기가 된 작품이다. 수많은 웹툰과 플랫폼 서비스가 난립하는 가운데, 웹드라마라는 형태로 컨버전 되었고 1부와 2부의 형태로 적지 않은 분량의 회차를 가지게 되었다.
들개이빨의 첫 연재 작품 [들개의 지하철 방랑기]가 서울이라는 중심 도시에서 느끼는 쓸쓸한 변두리 감성을 담았다면, [먹는존재]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느끼는 씩씩한 주인공의 세상과의 쓸쓸한 충돌을 다루고 있다. 이빨을 뿌득뿌득 가는 주인공은 빠진 기운과 허기를 채우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남들이 하는 식사로 에너지를 채우고, 다시금 별반 달라지지 않는 세상의 투박함과 부딪힌다.
상당수 독자들은 특히나 1부에서 주인공이 뱉는 몇몇 대사에서 '사이다'를 느끼고 일종의 명대사 취급을 한 바 있는데, 나는 이 작품을 유려한 매끄러운 인상보다는 울퉁불퉁하고 유연하고 예상가능한 방향의 서사로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점수를 주는 쪽이었다. 까칠한 정도는 아니더라도, 딱히 친절한 배려를 주지 않는 작가의 태도는 작품의 공기를 제법 닮아있다.
들개이빨의 최근 종료작 [족하]는 다소 명료하게 이것이 [먹는존재] 작가의 후속작임을 보여준다. 한국 안에서 피치 못하게 맺어지는 가족 관계라는 줄기에 대한 시선과 난처한 인생의 방향들, 이것에 작가가 고민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 크다. 그래서 들개이빨 작가의 다음 진도가 어떻게 나갈지 역시 궁금해진다. 일상과 여성, 가족, 타인과 관계를 맺고 이기면서 충돌하고 지면서 매끈하게 매듭짓는 방법들... 여전히 반들반들하지 않는 캐릭터들이 그래도 씩씩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