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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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ut : 213회차 - 로켓트아가씨, 이달의소녀

trex 2018. 9. 3. 13:05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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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소녀 「Hi High」

한 싱글을 소개할 때 음악 그 자체보다 뮤직비디오 이야기로 서두를 여는 것이 타당할 일일지는 잘 모르겠다. 홍대입구역 인근 거리에서 펄럭이는 광고로 첫 멤버 희진의 등장을 알리는 것으로 포문을 연 이달의소녀(이하 이달소)가 1년 이상을 진작에 훌쩍 넘기며, 개별 멤버 음반과 유닛 결성 등으로 활동을 이어오다 12명의 소위 ‘완전체’란 이름으로 곡을 낸 것이 지금까지의 서사이다. 본 곡의 뮤직비디오는 이 서사의 완결이라는 자축을 담고 있는데, 개별 장면들이 이들의 여정을 지켜본 팬들에겐 각별히 다가올 것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안의 캐릭터들처럼 달리는 소녀의 이미지는 이달의소녀1/3의 멤버 비비와 이달의소녀 오드아이써클 멤버들의 고유 역할이었고, 그들은 이걸 비디오 안에서 재현한다. 마찬가지로 멤버 하슬과 여진이 웹드라마 등에서 보여준 자매 콘셉트는 역시 비디오 안에서 재현되며, 비디오의 중반에는 이달의소녀 YYXY의 콘셉트 안에선 에덴 추방과 소외를 당한 올리비아혜가 이달의소녀 오드아이써클의 3명 사이에서 ‘멤버로 인정’받는 장면이 연출된다. 자- 이 글쓴이가 지금까지 적은 내용에 대해 읽는 모든 이들이 이해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이 콘셉트에 의한 완전체 서사의 완결은 오직 팬들만이 향유할 즐거움이자 감동이다. 또는 이제 팬질을 시작할 이들을 위한 도입부이자 미리 흡수해도 좋을 스포일러일 것이다. 이는 지극히 제한적이고, 때론 폐쇄적으로 보이는 A&R의 의도와 결과물이다. 이것을 짧지 않은 시간동안 기획하고 진행해 온 기획사는 일정 수준 이상 품질을 유지했고,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자 그럼 뮤직비디오 바깥을 벗어나 보자. 이달소의 첫 번째 멤버인 희진의 보컬로 시작해 이들의 프로젝트 중 가장 좋은 싱글 중 하나였던 곡을 낸 김립의 목소리로 이어지는 곡은 일단 무난하게 들린다. 프로젝트 기간 중 프로듀싱과 작곡/작사 등에 일부 개입한 모노트리의 역량은 작업의 성격을 잘 이해한 듯하다. 일기당천의 기운이라도 구현하려는 듯 힙한 기운으로 거세게 눌러댄 선행 싱글 「favOriTe」에 비해 러블리즈 등의 곡에서 느껴지는 ‘윤상이 스민 슬픔’이 제거된 전형적인 걸그룹 노래다. 이미 여러 싱글을 통해 걸그룹이 구현할 수 있는 모습 중 메탈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것을 보여준 팀이 본작의 뮤직비디오 안에선 굳이 멤버들의 하얀 다리에 왜 집착했는지는 새삼 갸우뚱한 일이다. 씬에서 그나마 양질의 작업을 보여준 디지페디의 작업이라 더욱 그렇다. 이것도 전형적인 걸그룹 만들기의 한국식 관행이라고 여긴 것인지? ★★1/2



로켓트아가씨 「Lady Rocket」

이전에 발매되었던 정규반은 사실 재즈와 포크 등을 기조로 한 전체적으론 평범하게 들린 인상이었다. 이에 비한다면 싱글이 던지는 즐거움이 괜찮다. 일렉트로재즈 편성에 곡의 제목, 자신의 음악에 대해 방송 안에서 언급을 한 선우정아 같은 음악인들의 목소리를 샘플링을 따와 뒤섞은 자신감 있는 연출은 곡의 의도를 110% 표현하고 있다. 때론 길고 차분하게 따라오던 그의 피아노도 이번만큼은 탄력받아 주인을 추켜 세워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