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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퀘스트] 방송 3사 오락프로 결산 및 전망, 가벼운 톤으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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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퀘스트] 방송 3사 오락프로 결산 및 전망, 가벼운 톤으로.

trex 2009. 1. 2. 16:36
살다보니 리퀘스트 요청도 받는다. 1월 1일 첫날, 오락프로 결산을 해달라는 밀키수님의 요청을 새삼 받들여 그냥 가볍게 작성합니다. 분석적이거나 세심한 시선을 가진 글은 아니니 음악 외의 시간을 TV 바보로 지내는 동지들과의 잡담 목적이라고 보심 될 듯 합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08년은 이미 지난 마당이니 정리 + 전망 정도의 성격이라고 해두죠.


MBC


1. 놀러와
: 신작 개봉작 홍보나 신작 드라마 홍보처라는 건 그렇다 치자. 여전히 잔가지 가족이 많다. 잔가지 가족 중 가장 짬밥 긴 노홍철마저도 이제 슬슬 빠질 때가 되었다. 하물며 은지원, 기리, 정시아는 오죽하랴.


2. 황금어장


2-1. 무릎팍도사
: 점점 면죄부 도사에서 명사 초대 도사로 변모중. 그래도 게스트 섭외에는 만전을 기했음하는 바람이 있다. 뜬금없는 김미현(골프 선수) 커플 같은건 감동도 없고, 쪼는 맛도 없는... 올라이즈밴드는 슬슬 나갈 때가 된 듯 하고. 분명 MBC 연예대상 수상의 쾌거를 거뒀지만, 언제나 대상 후의 1년이 중요해진다. 강호동은 신동엽이나 김용만처럼 하락세가 뚜렷하지는 않을 캐릭터지만 - 오히려 지금이 더 한참 - A급의 위치 사수를 어떻게 해낼지 관망거리이다.


2-2. 라디오스타
: 2류 또는 재야 연예인 재활처가 되었다.(밥을 떠먹여줘도 그 기회를 놓친 구피의 신동욱은 안습이라고 할 수 밖에) 올해의 관건은 김국진의 부활일 듯. 갈구고 주워먹고 악담하는 동안에 유일한 무기인 '귀여움'으로 승부하는 이 중년 개그맨이 새로운 질서를 확립한다면 라디오스타엔 새로운 가능성이 필 것이다.


3. 무한도전
: 2007년 공동 대상 수상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 인도 특집, 사회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햄버거 좋아하고 자빠졌네 등등 - 이 적절한 안정세가 무한도전을 자유롭게 한다. '서울 유람' 아이템을 베이직으로 가지가 뻗은 '경주 탐방'의 실패와 '돈가방을 찾아라'의 성공은 여전히 무한도전이 탐구 대상임을 알려준다. 여전히 무한도전은 든든한 매니아층과 '관성으로 토요일 6시대부터 MBC를 택하는 시청자'와 함께 할 것이다.


4. 명랑히어로


4-1. 명랑한 회고전
: 욕을 있는대로 잡숴 드신 '두번 살다'는 결국 '회고전'으로 컨셉이 바뀌었다. 김국진이라는 회고 대상과 감자꼴 4인방 덕에 2주간 잘 우려먹을 수는 있었는데 여전히 앞으로의 게스트 섭외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예계 뒷 소문 진상 파악류 토크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않는) 컨셉 덕에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희박하다. 명랑히어로 초기 컨셉이 아쉽다.


4-2. 명랑 독서토론회
: 아직도 이 코너는 시험중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아직 진행자 인선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며, 게스트에 따라 현저히 달라지는 분위기가 굉장한 패착. 가령 2주전 박진희를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만든 진행과 지난주 '현영' 부분은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진행자 멤버 확정과 흐름 타기가 관건인 듯 하다.



5. 일밤


5-1. 세바퀴
: 소위 '아줌테이너'의 양산소가 된 세바퀴는 사실상 초심은 잃은 편이다. 쇼핑 퀴즈를 바탕으로 유부녀 연예인들의 주요 출연처였던 세바퀴는 요즘은 젊은 (남자)연예인의 근육과 춤에 더 환호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 이경실, 김예진, 양희은, 김지선, 이승신 등 고정급의 캐릭터 확립은 주목할만 하다. 캐릭터는 확립했지만 모든 욕을 흡수하기로 한 듯한 한성주의 앞날은 근심스럽지만.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김구라의 위축이 이상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5-2. 친친
: 지난주 첫회를 시험적으로 선보인 친친은 '유부테이너'와 그 꼬맹이 자제들의 '1박 2일' 변용작이다. 치명적인 문제는 아저씨들의 캐릭터 부족과 '별로 귀엽지 않은' 꼬맹이들인데 이 덕분에 세바퀴와 한 배를 탈만한 전망은 흐릿한 편이다. 힘 싣기에 따라 물론 판도는 달라지겠지만 1화의 포맷은 여전히 방송 3사 일요일 저녁 중 제일 약한 '일밤'의 입지를 실감하게 한다.


5-3. 우리 결혼했어요.
: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제목을 볼 때마다 나는 반사적으로 이렇게 대답한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기타.
- 환상의 짝궁 : 김제동이 현재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KBS


1. 상상더하기
: 07년 대상 후유증은 실은 무한도전 보다 탁재훈이었다. 신정환이라는 보조계 캐릭터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말 사랑'이 철철 넘치는 이 공익적 분위기와 탁재훈의 설렁함은 뭔가 맞지 않는다는 기분이... 토니 안을 새삼 소환하고 싶을 정도다. 전망이 밝지 않은 - 그럼에도 KBS는 왠지 계속 안고 갈 듯한 - 프로그램.


2. 해피투게더
: 유재석/박미선/박명수/신봉선 4인조가 시행착오 끝에 결국 안정된 개개별의 캐릭터를 확립하였다. 전망은 밝다.


3. 해피선데이


3-1. 불후의 명곡
: 짝짓기 해외 놀음 코너가 외환 위기 덕에 폐지된 후 임시방편으로 다시 부활. 더 할 이야기는 없다.


3-2. 1박 2일
: '부산 구장' 파문에도 불구하고 들쑥날쑥하게나마 각 에피소드별로 성과가 누적되었다. 그 덕분에 KBS 연예 대상은 예상을 넘지 않고 강호동을 택했고, 이 유닛들의 공적을 높이 샀다. '백두산'편의 낯간지러움이나 강호동의 진행이 주는 일부 껄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KBS적인 성공작으로 올해도 무난한 길을 걷지 않을까 싶다. 그 안에서 슬슬 포맷을 변경해보려는 실험들도 예상 가능.


기타.
- 스타골든벨 : 소녀시대 한동안 나오겠네. 끝.



SBS


1. 야심만만 시즌2 예능선수촌
: 역시 문제는 잔가지들. 서인영이야 '우결' 하차 시점에 휴가를 택한다고 하니 자연스레 빠질 것이고, 전진도 더불어 빠지는게 좋을 듯.


2. 스타킹
: 일면식도 없는 강호동에게 기획서를 전해주니 강호동이 믿고 가세해줬다는 것이 스타킹 PD가 시상식에서 전해준 찡한 후일담이었다. '국민의 호동이'가 아니면 성립이 힘든 스타킹은 그 덕분에 노사연과 박상면이 믿고 출연할 수 있는 오락프로리라. 중국기예단, '미쳤어' 댄스 꼬맹이들을 굳이 TV에서 안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층(가령 나같은 사람)들을 껴안을 방도는 부족하다.


3. 절친노트
: 김구라는 '부시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이 화해하는 그 날까지'라고 시상식에서 말했지만, 여전히 뚜렷한 대립각을 지닌 두 연예인을 섭외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자구책으로 '김국진에게 친구 만들어주기' 미션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그냥 매주 '김구라에게 불편한 감정을 지닌 연예인'들을 섭외하는게 50주 채우기에 좋을 듯 하다.


4. 일요일이 좋다.


4-1. 골드미스가 간다
: 08년 SBS 연예대상의 일부 분위기는 '골드미스가 간다' 띄워주기+격려성이 강했다. 해놓은 것은 많지 않지만 앞으로 기대를 품겠다는 것이리라. '패밀리가 떳다'를 제외하고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자사 오락프로가 없는 입장에서 일요일 시간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이 보인다. 전망이 크게 밝지는 않다. 출발부터 특기할만한 아이템은 아니었고, 안쓰러운 장기자랑이 이어졌다. 앞으로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듯 한데 과연?


4-2. 패밀리가 떳다
: 옛날TV와 기승사의 시행착오 후 유재석은 결국 숙박 리얼리티로 자리 잡았다. 이런 아이러니하고는. 1박 2일이 무한도전을 의식했다면, 패밀리는 떳다는 1박 2일을 의식한다. 이런 묘한 순환 속에서 유재석은 올해 SBS 연예 대상을 획득했다. 유재석이 지닌 강점은 어떤 식으로든 붕뜨는 캐릭터들마저 가족으로 동화시키는 포용과 띄워주기가 가능하다는 점인데, 이 덕분에 예능과는 큰 인연이 없어보이던 박예진과 이천희도 CF 모델이 될 수 있었다. 그 다음 캐릭터가 하필이면 김종국이라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지만 여전히 패밀리가 떳다는 적절히 재미난 오락프로다. 진화 가능성은 얕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