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아바타] 여전히 세상의 왕. 본문

영화보고감상정리

[아바타] 여전히 세상의 왕.

trex 2009. 12. 20. 12:30




창작자라면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관에 확고히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그 집요함이 얻은 결실은 놀랍다. 영화가 끝나도 신천지의 세계를 자랑스럽게 내보인다. 창작자는 몇년 동안 공들인 이 신세계를 과시하고([어비스]의 해파리 발광체 생명체 같은 생물들이 넘실댄다), 마음껏 파괴한다.([에일리언2]의 파워로더 같은 이족보행 기체들이 숲속을 저벅저벅 걸으며 총질을 해댄다)




이야기는 아주 쉽다. 5초 뒤의 이야기를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심지어 일부 등장인물들은 등장 시점에서 이미 '저 인물들이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기능할 것이다'라고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다. 아마도 제임스 카메론 영화 중에서 가장 평이하고 기복없는 이야기 구조로 기억될 것이다. 지극히 보편적인 이야기 구성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출은 [타이타닉]에 이어 여전하다.




로맨스의 뼈대를 감싸는 이야기와 모티브의 껍질을 보고 베트남전([지옥의 묵시록]), 아마존 다큐멘터리, 인디언([포카혼타스], [늑대와 춤을])을 떠올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제임스 카메론 팬들이라면 쿼리치 대령의 광기에서 [어비스]에 출연했던 마이클 빈의 광기를 연상했을지도 모르겠고,(마이클 빈이 정말로 캐스팅되었다면?) 여전히 강한 여성(들)이 헬기를 몰고 활시위를 당길때 흡족했을 것이다.




[아바타]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제임스 카메론 최고 걸작은 아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가장 빛나던 시절이라면 역시나 속편의 압박을 자신이 만들어낸 스케치와 스탠 윈스턴 등의 우군으로 딛고 일어서 펼쳐낸 [에일리언2]와 [터미네이터2] 시절이 아니었을까. 그 시절 이후부터 제임스 카메론은 테크놀러지의 왕이라는 영역으로 건너갔을 것이다. [아바타]엔 여전히 경천동지할 광경과 쉽게 움직이는 감동선과 제임스 호너의 음악이 있다.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시간과 투자다. 언제나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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