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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반토막 감상.

trex 2010. 1. 11. 11:46


리뷰 형식의 글을 안 쓰니 부담은 없지만, 이번 영화에 대해선 참 뭐라고 적기가 뭐하다. 말하자면 영화를 볼 때 잤다;; 참 오랜만이다. 이 경험. 물론 영화 시작과 더불어 자기 시작해 일어나보니 터널 자동차씬으로 우당탕 마무리되던 [본 슈프러머시] 관람 때보다는 나은 경험이었다. 초반-중후반 제법 봤지만 중반 부분에 띄엄-띄엄과 상당 시간 수면을 취한 관계로 온건한 감상기가 불가능하다.


왜 잤을까. 먹성을 채운 간식과 따스한 관람 환경? 아무래도 넘어가자. 암튼 잔거는 잔거고 제대로 감상 못한거 맞고 읽는 이들에게 조금도 도움이 안될 감상기이다.


몇가지는 기록한다. [명탐정 번개] 영화화가 나았을 것이다.(시작부터 제법 모욕적인 언사군) [명탐정 번개]엔 탈선하는 기차가 쾅쾅 거리는 장면도 떠오르고, 카 체이싱(마차 체이싱?)도 있었다. 그렇게 기억한다. 그래도 아동용이되 추리-해결의 구조도 갖췄고, 할건 다했다. 할거 다하는 구조는 그쪽이 나았을 것이다.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는 굳이 할거 다 안해도 될걸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산업화와 도시의 성장, 슬럼의 이면이라는 벅찬 광경을 묘사하고픈 욕심은 알겠다. 합당한 화면이고 이쁘다. 잘 만들었다. 엉킨 기억과 헐벗은 육체들의 다툼, [스내치]가 잠시 떠오르기도 했다. 가이 리치답다고 치자. 그런데 이 사람이 [셜록 홈즈]의 영화화에 합당한 사람인지는 의문이 든다. 암튼 돼지는 되게 좋아하는 거 같다.


잘될 프로젝트로 타고날 운명은 타고 났다.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와 주드 로가 묘한 감정선을 타며 서로에게 악수하는 영화를 남자고 여자고 싫어할 이유가 없잖아? 후속편에 대한 포석을 깔아둔 거도 잘했다. 운명의 적이 없는 히어로 무비를 상상이나 하겠는가. 커뮤니케이션에 서툴고, 종내에는 홀로 남는 외톨이 천재(하과장!)라는 초반 씬의 설정도 인상적이다. 좋다 이거야.


그런데도 좀 이상하다. 다른 평행우주의 셜록 홈즈는 이렇게 고독을 씹다가 뒷골목 복싱장에서 싸움도 하는 설정이란 말이지. 그럼 다른 한편의 소설 세계관 속 셜록 홈즈와 우연히 조우하는 설정은 어떤가? 므허허 [홈즈 트랙 : 더 비기닝]을 제안한다.


+ [스팀 보이]와 크로싱해도 된다. 뭐 어때. 과학 최고. 영국을 뒤엎어라. 에헤라디여.

셜록 홈즈
감독 가이 리치 (2009 /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레이첼 맥아덤즈, 마크 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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