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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500일의 썸머] 너희들의 연애, 내 연애. 본문
말쑥한 영화다. 대중음악 식견 뽐내기가 드러나고(내가 시드면 넌 낸시냐, 링고 스타가 얼마나 짱인데, 그녀의 졸업 앨범 문구가 벨 앤 세바스찬 가사 인용이었어 꺅) 시간대가 왔다갔다하는 영화적 술수가 영화팬들의 혀를 자극시킨다. 혹자는 [메멘토]를 거론하지만 그 영화보다 난이도가 심히 낮으니 안심하시라.
슬픈 대목도 있지만 이소라의 가사처럼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풍의 비통함 보다는 상대의 부재가 야기한, 일상의 진흙밭 속에 뒹기는 자학쇼가 펼쳐진다.
연애 자체에 모든걸 거는 연애, 내 사랑의 언어에 감탄하는 청춘의 시즌이란 아주 잠시다. 연애 초기에 뱉은 화려하고 특별한 언변들은 어느날엔가 들어서면 사정없이 지루한 부스러기가 되고, 연애 초기에 눈부셔 미처 뜨지 못한 눈매는 활짝 떠보니 구질한 것들의 나열들로 나를 어지럽게 만든다. 어디서 우리가 잘못된거지? 이봐 우리 어디서부터 잘못 된거야? 토론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차디찬 경계선이 그어진 저 너머의 이성은 한땐 침대 안에서 맨살 부비며 체위에 대한 연구를 하던 둘도 없는 내 상대였건만. 떡정도 한철이었다.
[500일의 썸머]는 성찰과 성장에 관한 사려깊은 영화일까. 우리 곁에 존재하는 수억의 '썸머'들에 대한 영상 교재일까. 그보다 나와 당신들은 당장 눈 앞의 무시무시한 리얼리티들과 싸우는게 나을 것이다. 아 환장하겠네. 왜 문자에 답 안해? 왜 말하면 될텐데, 좀 공유하면 안돼? 왜 그렇게 매번 넌 흔들려? 왜 너는... 우리는 매번 이렇게 죄고 매달리고 실수하다 늦은 교훈을 깨우치고 말라붙은 천장을 바라보며 탄식한다. 교훈도 정답도 없이 흘러가는 남녀史의 4계절. 우리는 그 풍경 중 일부를 훔쳐봤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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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널럴한 직장을 놔두고 말이지!
+ 주인공 여동생! 사..사...좋아합니다!
+ 마크 웹이 새로운 스파이더맨 프로젝트를 맡은 이상, 새로운 피터 파커의 연애사도 전망이 상당히 깜깜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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