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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이웃집에 외계인이 거주한다. 그리고 교류한다. 그런 내용을 여성 작가가 적었다. 여기까지 적으면 또 대체로 이렇게 퉁치며 수식한다. 재기발랄한 상상력에 경우에 따라선 발칙하다 운운한다. 비참한 반응이다. 여성이 SF를 적었다고 호들갑 떨면 검도학원에서 뭐라도 하나 빌려서 때려야할지도 모르겠다. 이건 품이 넓은 이야기다. 망망대해라는 표현이 부족한 광활한 코스모스 안에서 사람들이 몸부림치고 고민하는 이야기가 있고, 자신의 성적지향성에 대해 조심스레 한 발자국 답의 행보를 딛는 성장기의 아이들이 있고, 한국이라는 지정학적 공간과 한국어로 호명하는 사람들의 일상에 낯선 배경과 설정이 레이어 한겹 더 끼워진다. 담고자 하는 이야기가 각각 짧을지언정 그 품이 넓다. 항상 '청소년 추천 도서'의 목록들은 사실상 청..
웹진에서 글 씁니다. 별점 제도는 매번 낯섭니다. / [링크] 애프니어 「Direction」 애프니어가 연주 위주의 밴드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류혜진의 보컬이 주는 환기는 남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분위기를 관장하는 듯한 보컬과 함께 절절한 베이스의 맥박은 곡을 지배하는데, 여기에 파열하는 덥스텝 사운드는 록킹한 구성 안에서 트랜스코어에 근접 조우하는 순간을 조성한다. 어떤 방향으로 가든 곡이 딱히 유행 추수적으로 보이지 않으며, 한 밴드가 현재 닿은 변화에의 지점을 짚어준다. ★★★☆ 턴포아워 「STYG : Stick To Your Guns」 올드스쿨 하드코어의 뻑뻑함에 수년 간의 응축된 힘을 내재한 밴드의 아성이 빛난다. 장르상의 짧은 길이에도 유연한 기복을 만들며 발산하는 분노와 연대의 싱얼롱은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