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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나윤선 「Mystic River」 Clint Eastwood가 2003년 연출한 《Mystic River》의 강가는 조용히 사람들과 역사를 숨기듯 흐르며, 비밀의 실낱과 뭉치들을 검게 숨기고 있었지만 나윤선의 이 강가엔 사랑의 고혹적인 언어들이 피력을 숨기지 않는다. 중반부 이후 이 음악인의 역량을 과시하는 듯한 다면적인 목소리들이 선명하게 레이어를 형성하며 흐른다. 역시나 제일 도드라지는 것은 일찍이 Metallica와 Nine Inch Nails의 곡들은 물론 팝 넘버들까지 태연하게 삼키던 취향을 상기시키는 듯한, 초반의 드럼과 불쑥 삽입되는 전자음악의 요소들이 야기하는 긴장감과 말쑥한 진행의 대비다. 짧은 곡의 길이는 강한 여성 자아에 대한..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더쓰리페이크스 「Alive」 전작 『Q&E』(2018)에서부터 꿈과 현실의 경계를 나눈다는 기조를 강조하던 사운드 메이킹에 표를 내던 팀이었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이야기한 사람들의 구절을 옮기는 초보 인문학도 같은 자세로 보도자료를 작성하던 것의 연장선 같기도 했다. 공간과 영역 구분을 중요시하는 사운드는 전자음이 주류를 이루는 이들의 음악에 걸맞은 것이기도 했는데, 실제 밴드가 아닌 팀으로 더 불리길 바라는 이들의 의도야 어떻든 신작의 첫 곡은 마치 밴드 지향성으로 들리기도 한다. 낭랑한 김진영의 보컬과 함께 기타와 드럼, 건반과 프로그래밍이 명료한 역할 배분을 하고 스튜디오 바깥을 자꾸만 빠져나가려는 역동의 사운드는 전작과 구분 짓게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코아화이트 「Virtual Youtuber」내 가슴을 이렇게 도키도키 하게 만드신 카와이 한 코치코치 선생님이 이토록 혼모노이신지 언제부터 알게 되었을까. 작년 발매한 『mineko』 당시만 하더라도 힙합 비트메이커로서의 일면이 도드라졌는데, 급기야 보컬로이드까지 본격 기용한 『kuroyara』(2018)와 음반 커버부터 차라리 카와이 베이스라고 믿고 싶었던 『pripara』(2018)까지 정체성을 숨길 생각이 없는 코아화이트의 행보는 본격적이다. 아마 이 웹진이 코아화이트에 대해서 향후 언급을 더 한다면 지금보다 그때는 그가 더 유명해져 있을 것이다. 본작을 실은 믹스 테이프는 이미 올 1월에 사운드 클라우드 등을 통해 발표된 작품인데, 1곡이..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알포나인틴 「Nowadays」뉴메탈을 앞세우고 있지만, 도입부는 가히 Killswitch Engage를 방불케 하는 박력이다. 첫 번째 EP에서 또렷하게 강조되던 일렉트로닉한 키보드의 흐름은 배제된 채 광포한 보컬과 메마르게 빡빡하게 쌓이는 리프는 수년 만에 나온 음반의 기세를 보여준다. 맹진 일변도에 있던 초반에서 조금씩 완급을 가하며 속도를 줄이는 중반의 연출도 인상을 준다. 4.19 혁명에서 따온 밴드명에서 멤버들은 또렷한 정치색에 대한 언급보다 삶 근간의 분노와 투혼을 강조하는 듯한데, 해독이 쉬운 영문 가사 등의 메시지를 볼 때 합당하다 생각되어 고개가 끄덕여진다. ★★★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아마도 당분간은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스마일리스마일 「42000ft」 사적인 고백을 하나 하자면, 비행기를 한번도 탑승한 적이 없다. 그래서 항공기 안에서의 고독이나 달팽이관이 느낄 경미하지만 잊기 힘들 고통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 경미한 고통과 아득함은 어떤 것일까. 그것도 헤어짐이라는 울적함이 동반된 옥죄는 감정과 함께라면 말이지. 곡을 빌어 상상해본다. 중력의 원칙을 입은 채로 추락하는 흉부의 고통을 반대 방향으로 안고 가는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그것은 수면욕에 가까울 정도의 고즈넉함이 극단의 상태로 아련해지는 것을 뜻하는 걸까. 웃음과 기쁨을 자주 말할 생각이 없기에 의도적으로 지은 것일 밴드명처럼 이 듀오가 만든 사운드는 쓸쓸하다. 그렇지만 공명을 의도하며 마음의 ..
웹진에서 주간별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매드맨즈에스프리 「Suicidol」매드맨즈 에스프리는 데스메탈과 블랙메탈을 골조로 서정적인 멜로디나 클래시컬한 장치를 탐식하듯이 소화한 후 매번 무대에서 흉흉하고 인상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잊기 힘든 비쥬얼록한 외양에 자멸적인 퍼포먼스는 소수의 지지를 부르고, 음악인 본인의 컨셉츄얼한 전략도 유효하게 이어지고 있다. 제사와 장례를 상징하는 오브제에 핏빛 액체를 뚝뚝 떨어트리고 자살 충동을 뜻하는 단어에 IDOL을 합성하는 맥락은 누군가에겐 불쾌하겠지만, 누군가에겐 해석의 여지를 남기게 할 듯하다. 곡은 일단 지난 정규반에 비해 무게감을 덜어낸 얼터 메탈을 연상케 하는 그루브함이 일렁인다. 날카롭고 드센 기조는 잃진 않았지만, 심술 사나운..
웹진에서 매해 연말결산을 합니다. 우리가 선정한 싱글 1위부터 10위권 발표 이후 순위 외 장르별 추천 싱글들의 목록을 공개 중입니다. 제가 쓴 글들은 대개는 공개되었는데, 결산 후일담처럼 오늘은 홀랜드의 곡에 대해 적은 글이 공개될 수 있어 저는 좋았어요. [연결 링크] == 홀랜드 - I’m So Afraid : 그의 이란성 쌍동이 넘버에 이은 연작. 비교적 밝은 기운의 볼륨 1에 해당하는 곳에 이은 이 볼륨 2 곡은 명징한 규정을 하기엔 잣대와 압력있는 시선을 가하는 외부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닮아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럼에도 매혹적인 속도감, 무엇보다 주제를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좋은 뮤직비디오 등의 지원은 인상적이다.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참 이상한 제도죠 [링크] ==깜귀 「Preta」국내 모던 헤비니스 영건 답게 이번에도 메탈코어에 기반을 둔 그루브한 흐름은 데뷔 EP에 이은 연장선을 들려준다. 뉴메탈을 연상케 하는 두꺼운 질감과 멜로딕한 질료는 듣기에 따라선 장르의 강한 기세에 듣는 부담을 덜고자 하는 청자 층엔 먹힐 듯. 밴드명을 형상화한 듯한 후반부의 연출과 매듭도 싱글로 듣는 이들에게 인상을 새기려는 캐릭터성의 전략으로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