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음악취향Y (459)
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매해 연말결산을 합니다. 우리가 선정한 싱글 1위부터 10위권 중 제가 멘트를 넣은 곡들입니다. 나머지 순위에 있는 곡들과 글에 대해서도 내년 새해에 아마 공개가 가능할거에요. [연결 링크]== 다크미러오브트레지디 (Dark Mirror Ov Tragedy) - I Am The Lord Ov Shadows : 운이 좋아 2018년의 신작을 첫곡부터 끝곡까지 무대에서 재현하는 공연을 보았다. 이 사타닉한 에픽이 관객들을 공동체로 휘감으며 전달한 특별한 감정은 설명하기 힘든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밴드로써도 이런 볼륨을 지닌 곡의 무대를 허락하는 장소가 거의 없음을 슬프게 실토하기도 했고... 한정적인 대상들이 기억할 이 장대한 이야기의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합당한, 그야말로 대작. 향니 - 불안지옥..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아보카도 「Popico」음악, 아트워크 등의 전방위 크리에이티브 크루인 아보카도의 새 싱글. 뮤직비디오 안에 드러나는 인상적인 저항의 몸짓 역시 정치적 언급이 아닌 기호와 이미지를 따온 영상 퍼포먼스에 가깝다고 한다. 실제로 여러 언급으로 유추되듯 전자음이 중후반부에 도드라지는 가운데 메마른 발성의 보컬과 텅텅 두들기는 드럼, 파장을 일으키는 베이스의 얼터너티브 록 성향의 연주는 하나의 장르로 인상을 주는 밴드 음악이라기보다는 다채로운 활동의 외연 중 일부라는 인상이 강하다. 즉 앞으로 뭐가 강화되고 어떤 것이 배제된 성향의 것이 나올지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 근간의 음악 씬에서 만들어지는 젊은 음악의 생산, 유통을 둘러싼 자구책 등의 고민..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로큰롤라디오 (Rock'n'Roll Radio) - The Mist먼저 뮤직비디오 이야기. 언제부턴가 싱글아웃에서 다루는 곡들 중 안팎으로 죽음에 대한 테마에 연관된 곡들의 수가 적지 않은 기분이다. 세월호 이후의 한국 대중음악이 앓고 있는 후유증과도 연관 있어 보이고 (물론 이 곡이 그 사건에 대한 언급을 다루는 곡은 아니다) 여러모로 한국 사회가 죽음에 있어선 '이후의 긍정'이나 '내세의 열락'으로 여유있게(?) 다룰 수 있는 폭이 극도로 협소한 사회라는 점도 있는 듯하다. 본작 역시 곡의 서두를 장식한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등은 자욱한 안개처럼 묵직하게 보이지 않는 어떤 권능을 묘사하며 진행한다. 여기에 김내현의 마초적인 보컬은 무게를 배..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누모리 「작별인사」서사로 보자면 김목경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1990)의 사연을 국악을 베이스로 한 크로스오버 장르로 이식한 듯하다. 일견 들으면 장쾌한 것은 물론이며 흥마저 엿보인다. 어르신들은 장례를 떠나보낸 이들을 위한 축제라고 했다지만, 이것은 무엇인가 재청을 하면 가사에 채 담지 못할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인생을 정준석의 록 기타는 울분을 토하듯 쏟아붓는다. 이야기를 조목조목 짚던 이안나의 피아노는 곡 후반부 오르간으로 옮겨 찌르르 울컥하고, 문상준의 타악기가 헤아릴 수 없는 타인의 비극을 장대하게 움직인다. 이렇게 하나의 삶이 닫히고 짚기 힘든 삶의 원리가 축제의 외연을 가진다. ★★★☆ 항가울로 「있어. 너는」인상적인 울..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 허클베리핀 「누구인가」제주도가 낳은 음악임에도 목소리의 주인공인 이소영과 이기용이 가진 마른 기운은 달라지지 않았고, 이런 스산함은 도시 속의 사람들의 뇌와 움직임을 황량하게 내다보던 그 허클베리핀의 음악 자체다. 이명박 정권 시절 제주행을 결심하고, 박근혜 정권을 지나 문재인 정권 시절부터 음악인들을 만나며 인터뷰를 청하며 이들의 생각을 짚어오던 이기용의 모색이 무엇을 낳을까 궁금했다. 결과적으로 고독함은 여전하고, 밤하늘을 짚는 듯한 일렉 기타의 영롱한 리프는 내가 주제넘게 헤아릴 수 없는 막막한 속내 주변을 맴돈다. 새로운 경지가 아닌 어떤 한결같은 자리매김이 이상한 안도와 감상의 작은 한숨을 낳는다. ★★★ 묘한나나 「Death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것이죠. ==장기하와얼굴들 「그건 니 생각이고」 2개의 간략한 건반 악기 편성으로 들려주는 마지막 음반 속 싱글 커트곡이 주는 소회는 적지 않은 이들에게 남다르게 들릴 것이다. 어떤 이에겐 엠넷의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편에서 뉴웨이브의 전설, David Byrne(Talking Heads)을 만나기 위해 간 팬보이 청년 장기하의 짧은 여정이 상기될 것이다. 다른 누군가에겐 곡 속에 삽입된 서태지와아이들의 「환상속의 그대」(92)를 듣고 장기하와얼굴들의 오마주가 짚었던 영토가 이제 70년대, 80년대를 건너 90년대에 당도했다는 실감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다음을 향해... 아 이제 끝났지’라는 슬픈 감상을 추가할지도 모르겠는데, 글쎄요.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 향니 「불안지옥」어디서 날아온 존재인가. 라고 적기엔 무안할 정도로 이미 존재했던 향니는 음반의 도입부 하나로도 새소년이 지나간 2017년 이후의 올해엔 바로 향니가 주인공임을 입증한다. 여기엔 삐삐밴드가 예비한 미래가 현실화한 현재의 모습에 덧붙여, 군 복무로 부재중인 실리카겔 이후의 적자임을 증명하는 온갖 것들이 즐비하다. 흐물흐물하다 의표를 찔러대는 키보드와 불안한 징후를 장난스럽게 내뱉는 이지향의 강력한 존재를 좀체 부인하기 힘들며, 이를 지원하는 휘청대는 코러스 등은 사이키델릭 강국 한반도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1집을 못 알아본 몇 년 전 무지한 자신을 새삼 탓하게 만든 귀환작. ★★★☆ 최항석과부기몬스터 「난 뚱뚱해」또 한 ..
매주 웹진에서 글을 올립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 보이모드 「Physically (feat. 예서)」올해를 기억할 음반 중 하나인 예서의 『Damn Rules』(2018)가 보여준 깊은 인상이 재현된다. 실상 본작이 주는 매력의 상당수는 예서의 목소리에 기인하며, 이에 대해 보이모드를 만든 듀오 역시 이를 굳이 부정하지 않는 듯하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농염함과 신비한 인상이 도드라질 때 사운드 역시 명징해지고, 예서의 캐릭터가 가진 뿌연 안개 같은 기운이 자욱하게 깔릴 때 곡의 분위기 역시 그럴싸하게 조성한다. 곡 전체가 한 싱어의 역량을 피처링이라는 단어로 퇴색되지 않게 함은 물론 제법 부각해 준다는 인상이다. 그래서 본작의 주인들은 이를 당연히 의도했을 법하나 만족스러웠을지는 섣부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