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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유래 「52-1」 음악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진공청소기 흡입구 앞에서 녹음한 듯한, 소음이 연상되는 사운드가 감상의 장벽을 올린다. 기지개를 여는 비트와 여러 매체에서 가지고 온 샘플음과 다이얼로그들이 조각조각 조합한다. 그리고 본색을 여는 댄서블함. 그러나 이 댄서블함이 곡 전체의 뚜렷한 근육을 만들진 않는다. 춤을 출 수 있는 사운드 자체에 대한 메타적인 인용 같은데, 학구적인 탐구라기보다는 이것 자체가 쾌락이 아니겠냐 이 쾌락을 미끼로 음반 전체에 대한 초청을 한다는 인상이 뚜렷하다. 지난해부터 도드라진 성취물들을 연속으로 내는 사운드메이커가 올해에도 청자들에게 각인될 순간들을 남기겠다는 언질이렸다. 이를 위해선 기계음부터 황학동 벼룩시장풍..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도재명×이선지 「우리」어디든 도재명의 음악을 재생하면 주변의 누군가가 다가와 곡의 주인공을 묻는다. 그의 간결하고 파장을 숨기기 힘든 특유의 울림이 서린 목소리, 곡의 선율 탓일 테다. 이선지는 어떠한가. 4월과 바다를 기억하는 음반 중 중요한 음반 중 하나를 올해 낸 주인공이 그이다. 이 둘이 만났다. 철학과 교양, 개인의 묵상과 외부의 풍경이라는 복잡한 심사를 담아낼 그 어떤 것들이 또 나오리라 기대된다. 보컬리스트로서의 도재명이 사적 경험을 새긴 세계관의 설계도를 내놓으면, 연주자들은 90년대 한국 가요의 융성을 예고하는 듯했던 당시의 어떤 뭉클함을 재현한다. 굳이 말하자면 전람회 같은 그룹의 사운드를 낳았던, 토양과 해류를 닮았다. 즉..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춤을추며씽얼롱 「꿈의 숲」90년대 중반부터 장르의 유입과 재현에 있어 진원지와의 간격을 줄이는 것에 주력했던 한국 음악씬은 이제 태연자약하게 이 장르 이식의 결과 자체를 리바이벌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나오늘의 나른하고 새침한 보컬에서 브릿팝 아이콘들의 재현을 떠올리긴 아주 쉬운 일이다. 여기에 장막 한 겹의 차이 뒤편에 자리한 보컬 녹음의 톤, 이펙터로 여름의 습도를 먹어 일렁이는 기타음과 꿈속 공기를 알알이 표현하는 건반음 등은 90년대 이 씬의 최초 도전자들이 그토록 해보고자 했던 성취 자체다. 이 역사의 결과가 보여주듯, 한국어의 구조로 이 정서를 어떻게 구현하는 것 정도는 이젠 걸림돌도 아닌 모양. 이런 장르 리바이벌의 결과가 앞으로 ..
- 2017년 12월 1일 ~ 2018년 5월 31일 발매작- EP 및 정규반 무관 / 순위 무관- 문장 재활용이 아주 많습니다. == 빌리 카터 (Billy Carter) 『The Green』 & 『The Orange』 일렉트로뮤즈 | 워너뮤직코리아 / 2017년 12월 발매 빌리 카터는 경력 내내 로커빌리, 컨츄리, 블루지한 로큰롤 등의 장르로 다채롭지만 일관되게 열정적인 무대 매너와 확고한 성취도를 보여주었다. 잠시간의 침묵으로 또 하나의 기대되는 밴드의 행보가 자연 소멸될까 우려했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일주일 간격으로 연작 EP를 내놓은 생산성을 보여주었다. 이젠 역으로 그 기획력의 원동을 물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이 두 개의 연작은 일종의 컨셉과 스토리를 통해 생명의 태동을 비유하는 듯한 지축..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투트리플엑스 「Piss On Me (feat. 딘, 페노메코)」‘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에서 ‘한 밤의 재즈카페’로 이 도시에 대한 음악인들의 사유는 20세기 후반 동안 꾸준하게 공리에서 개인으로 변모하였다. 21세기에 들어서 젊은 음악인들은 모멸과 경멸의 어조와 멜랑콜리함을 조우해 까맣다 못해 불그스름하고 누런 시간대를 그려낸다. 이런 Chill 한 정조를 드러낼 적자 중의 하나인 클럽 에스키모, 특히나 프로듀서 투트리플엑스에겐 적절한 테마일 것이다. 곡 전반부를 채우는 사람들의 자글자글한 대화와 후반부에 잡음들을 덮는 재지한 무드 등은 공감각적 인상을 남긴다. 무엇보다 7년간 같이 해온 딘의 목소리는 이 예리한 알앤비 넘버에 유효하..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텔레포니스트 「City Casual」허철주의 1인 프로젝트로 시작한 밴드 텔레포니스트는 경력 동안 5인조, 4인조, 3인조 형태로 보기엔 따라선 부침이 따른 외형으로, 때론 탄력 있는 구성을 매 발매 음반으로 보여주었다. 1인 구성의 텔레포니스트는 허철주의 보컬 역할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음악을 보여주는데 뚜렷하게 주력한다. 스토리가 있는 전달보다는 감각과 장르 자체에 집중한 듯. 홍대입구역을 중심으로 비대해진 마포구 주변 권역대의 정서와 단상, 그 영역 위에 수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군상과 욕망으로 상승하다 현실로 내려앉는 네온 간판과 기호, 건물의 외형 등 복잡한 심사를 한 번에 담는다. 일렉트로닉/댄스 넘버의 댄서블한 몸짓과 더불어, 가..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아움 「모두 어디로 떠났니」주된 분위기를 조성하며 나즈막히 선율을 까는 신시사이저, 이를 관통하며 그다지 길지 않은 가사로 상실과 회한을 차분히 말하는 보컬이 있다. 선율이 고조될 때 알알이 적절하게 박히는 노이즈와 뒤틀린 사운드의 입자들은 감상에서의 방해보다 회한감에 대한 거리감과 조율을 만든다. 밴드는 록과 EDM의 아련한 경계선 위를 데뷔 때부터 강조해온 듯한데, 전자음이 도드라진 음반 속의 곡들은 드림팝과 슈게이징의 경계에 간혹 근접하는 듯하다. 이는 유사한 선례의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다. 물론 포크의 화법으로 모호한 사운드 텍스처 섯속에 틈입하려는 ‘잔향‘의 경우와 달리 아움이 보여주는 세계관은 보다 명료한 채..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올라소울 「Back To Back」Johnnie Taylor의 LP를 들고 거리를 누비는 김신일의 발걸음은 리듬감에 실리고 그는 도심 안에서 홀로 훵키한 소울 넘버의 전도사가 된다. 공식 뮤직비디오 이야기다. 이 유튜브 비디오엔 이 곡의 영문 가사에 바탕을 둔 한글 번역 내용도 하단에 정보가 노출되는데, 그가 추구해 온 장르에 대한 진지함과 태도에 대한 설파가 기분 나쁘지 않게 담겨있다. 그게 제법 계도성과 교조적이라 올라소울이 ‘퓨처’라는 수식어까지 달린 작금의 흑인 음악 시장에서 그들이 차지하고자 하는 본류에 대한 추구가 진하게 유추된다. (어떻게 듣기엔 김신일과 표절 시비가 붙었던 한 음악인과의 시비에 대한 화답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