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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마그나폴 「A Big Drag」 한국땅은 록 음악에 대해서도, 제노포비아에서도 앞뒤를 다툴 정도로 척박한 동네인데 마그나폴은 이런 국민 대중들 앞에서 태진아의 「거울도 안 보는 여자」(1990) 같은 넘버들을 커버하며 자신들의 이방인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런 애쓰는 노력 같은 건 잊어도 될 만치 까슬까슬하고 메탈릭한 트윈 기타와 드럼의 분전으로 돌아온 신작은 더욱 탄탄하다. 블루지하게 능청을 떨다가 휘몰아치는 고전 하드록과 얼터 메탈 사이의 격랑은 어쩌면 미리 점찍어도 좋을 올해의 하드록 넘버의 자리다. 이와 별개로 이방인들의 입지가 곳곳에 도드라지는 한국 헤비록 씬의 앞으로의 풍경은 꼭 짚어볼 만한 이슈라고 생각..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프럼더블루 「Of The Night」 칠흑 같은 밤을 덮는 전자음의 빛들은 트랜스코어 넘버들 못지않다. 덕분에 음악은 더욱 감성적으로 들린다. 중후반부 메탈코어 본연의 기조를 유지하며 매듭짓는데, 역시나 시린 전자음들은 뒤덮이고 그 안의 육체는 식힐 새 없이 달궈진다. 1/4분기가 무심하게 지나가는 듯하다가 한국의 코어 씬이 여전히 고민과 창작을 거듭하고 있음을 이 곡을 통해 다시금 확인케 한다.★★★1/2 프론트오브하우스 「Sigh」 반복적으로 짚는 건반이 초반을 두들기다 이내 팽팽한 근육의 리듬과 파열하는 일렉음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그로울링과 튠 입힌 클린 보컬의 교차는 밴드의 장르를 명료하게 한다. 곡 전체가 일견 좀 단순하게..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더 블랙 언더그라운드 「She's On Psychedelic」 음반은 마치 '세련된 김일두'처럼 부르는 「I Am A Punk Star」로 시작하는데, 거두절미하고 시작하는 본 곡은 이내 지글거리는 노이즈와 뱅글뱅글 도는 건반으로 매듭짓는다. 음반명엔 노이즈라고 자신의 음악을 포괄적으로 규정한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음반 발매라는 행위를 시작할 때부터 끊임없이 - 『INDIE ROCK & ROLL』(2015), 『The British Indie』(2016), 『Punk Attitude』(2016), 『The Anti Star』(2016) - 장르명 또는 씬 안에서의 태도(위치?)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묘하게 혼란과 궁금증을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구텐버즈 「방방곡곡 혁명가」 천천히 발돋움하다 무희처럼 이내 수놓는 기타, 음울한 그림자처럼 내내 깔린 베이스, 광장의 사람들의 부산한 움직임을 닮은 드럼. 그렇다. 광장. 스카웨이커스의 『The Great Dictator』(2017)가 지금 광장에 달려 나와달라는 촉구 같았다면, 구텐버즈는 마치 후일담 같은 덤덤함을 들려준다. 한 패션지가 댄스팝 싱어에게 던져준 '무심하고 시크하게'라는 표현은 인제야 제 주인을 찾아 구텐버즈에게 돌아갔다. 이 덤덤함 안에서도 도드라지는 끊임없는 역동은 개러지록과 인디펜던트한 요소 등 지금까지 구텐버즈를 형성한 염색체들의 복잡한 사정을 헤매게 한다. 작년 가장 중요한 음반 중 하나였던 『Things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두예스터즈 「Ego」 일렉트로닉 비트처럼 규칙적으로 흐르는 드럼과 우울하게 뚝뚝 떨어지는 기타가 주도하는 초반은 차갑다. 규칙적으로 흐르던 드럼이 불규칙을 지향하며 부딪히고 교란하고, 능란하게 변화하는 기타의 중반부부터는 단순한 감상을 거부한다. 이윽고 몽롱하게 짓는 마무리. 낯선 인디 록밴드를 바라보는 시각을 미스터리 누와르 물로 교정시킨다. 인상적인 첫 만남이다.★★★1/2 파이커 「기억해줘」 싱글 커버 디자인을 닮은 곡 내내 영롱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렉 사운드, 시계추처럼 째깍째깍하며 점층적인 고조를 도모하는 초반의 기타, 수려하게 기운을 북돋는 백보컬의 하모니, 마지막으로 파르를 떨리는 키보드까지 이 유럽여행 지향성(?) 넘..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스카웨이커스 「보이지 않는 손」 장렬하게 터지는 관악을 받쳐주며 짜르르 흐르는 건반은 마치 지는 황혼의 풍경 같아, 현 정권의 운명에도 비유하고 싶다. (모쪼록 그랬으면 한다) 무엇보다 이 폭도의 고함 같은 통렬함과 연주의 장렬함은 스카웨이커스의 음악을 스카 코어에 근접게 하는데, 무리해서 쥐어짠다는 느낌 없이 이들과 잘 맞는다. 스카웨이커스와 ‘현장’은 언제나 함께였고,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들이 현장의 밴드임을 굳건히 한 듯하다. 그러니까 잠시 휴식을 허락해도 될테니 제발 이번주에 좀...★★★★ 신해경 「모두 주세요」 한 곡 한 곡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닥다닥 붙어 이어진다고 자랑하는 CD는 야속한 CJ대한통운 덕에 ..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서울가라오케시스템 「Jenga」 당대의 몇몇 신스팝 넘버들이 오리엔탈한 요소들을 양념처럼 넣으면서 이국적 흥취를 북돋웠던 것들이 떠올랐다. 이제 그런 분위기가 시대의 흐름을 타고 역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점에서 재밌는 아이러니를 느꼈다. 동동거리는 신스 사운드 위를 타고 흐르는 일렉 기타음은 묘한 고색창연함을 부추기고, 소년성이 도드라지는 보컬은 느슨한 게으름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이쪽 방향의 밴드들도 일종의 그룹을 형성하는 듯한데, 서로 간의 존재가 어떤 상승과 충돌을 일으킬지 다음 챕터가 펼쳐질 직전인 듯하다.★★1/2
별점은 고통의 제도 / 매주 웹진 음악취향Y에 글을 던집니다. [링크] 3호선버터플라이 「Ex-Life」 밴드는 주 멤버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주변의 우려들을 가볍게 종식했다. 포스트록의 대지 위에 전자음의 두꺼운 외벽을 형성한 듯한 첫 싱글에서부터 댄서블한 넘버들의 당혹스러우면서도 유쾌한 돌진, 그러다 어느샌가 차분히 가라앉은 안식에까지 이르는 비대칭 데칼코마니(형용모순!)의 여정은 2017년 첫 명작의 등장을 목격하게 한다. 이 여정의 초중반을 담당하는 본작은 서현정의 이례적인 작곡과 취향이 도드라진다. 뉴웨이브 신스팝 성향의 구성이 적임자 WYM의 조력으로 더욱 탄력을 받았고, 3호선의 공기와 역동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정규반이 스토리라인으로도, 개별 싱글로도 완성도를 균일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