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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감시자들]을 상기해보자. 조의석 감독이 [일단 뛰어]의 연출자인 것을 아직도 기억하는 나같은 사람의 입장에선 그건 대단한 도약으로 비친다.(난 아수라의 정우성 보다 감시자들의 정우성이 훨씬 좋다. 뻣뻣하고 배경 설명이 많이 없을수록 정우성이 더 탄탄하게 보이는 마법!) 이제 감독은 [감시자들]에서 더 나간다. 해외 로케를 나가고. 국가 수립 이래 최대의 사기범죄를 단죄한다. 짠짠-. 배우들은 제 몫을 하고 - 가령 다른 감독들이 인물 설정을 내세우고 백윤식 같은 중장년을 캐스팅할 인물을 조의석은 이병헌을 캐스팅하는 것으로 다른 분위기를 조성한다 - 전반적으로 감시자들 못지 않게 흐름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강동원이 맡은 인물은 체포라는 목적 하나만으로 달려가는 윤리 교사 같은 인물이다. 감시자들의 정우..
분노라는 단어에 어울리게 영화는 전반적으로 뿜어나오는 화를 발산해내고 연출도 힘이 넘친다. 그 힘은 사실 근간의 한국영화의 영향을 수혈한 듯도 한데, 실은 근간의 일본영화들이 그렇듯 섬세하고 정제된 맛이 더 강하다. 다른 감독의 작품 [고백]의 경우 그 에너지를 추동한 것은 '중2력'인데, 이번의 경우는 '의심'이 키우는 마음의 종양인 듯하다. 왜 저렇게 힘을 써서 캐스팅했을까 했던 배우들은 그래도 비중 안배 덕에 제 할 일은 하고 퇴장해서 안도감이 들긴 하다. 그럼에도 미일 외교관계의 알레고리 격인 여고생 강간 장면 같은 장치는 참으로 불편한 것. 거기서 뿜어나오는 분노와 파괴의 몸짓들은 복잡한 심사를 부추긴다. 동의하기 힘든 연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