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8.12.31 09:25

웹진에서 매해 연말결산을 합니다. 

우리가 선정한 앨범 1위부터 10위권 중 제가 멘트를 음반은 예서의 음반입니다. 여러 음악인들의 음악들, 올해도 감사드립니다. [연결 링크]



예서 (Yeseo) 『Damn Rules』


예서의 2018년 작품 『Damn Rules』는 모색의 결과이자 음악팬들의 기다림에 충만하게 도착한 좋은 귀결이다. 데뷔부터 견지해 온 피비알앤비 경향의 준수한 작곡과 그 공정에 걸맞은 자신의 목소리를 넣을 줄 알았던 이력은 듣는 이의 입장에선 신용의 누적이었다 하겠다. 이 음악인의 이력 상 본인의 디스코그래피를 넘어 일렉트로닉 씬에서도 잦은 러브콜을 받곤 했는데, 이렇게 일종의 뚜렷한 전환을 맞은 셈이다. 첫 곡 「Damn」은 제목에선 전작과 대비되는 독한 맛을 예고하고, 사운드는 그간 보였던 매혹의 색채보다 칠흑 같은 광택을 부각한다. 그런데도 그 안에서도 광채는 또렷하게 감지되는데, 그것은 여전한 그의 보컬 덕이다.

 

좋은 보컬리스트이기도 한 이 싱어송라이터는 음반이 진행될수록, 도드라진 퓨처 베이스 성향의 일렉트로니카 곡들과 일부 트랩 성향을 흡수하여 시종일관 긴장과 곤두선 사운드를 청자에게 새긴다. 자신이 한 명의 보컬리스트가 아니라 기능성 Skit 트랙 이상의 곡을 만들 줄 아는 이라는 증명을 「Mess」, 「What Is A Yogic Flying?」으로 내보이고, 「Bitches Rule」, 「Do it Like Me」 등의 곡은 음반의 초중반을 잔뜩 누르는 무게감을 연출한다. 가장 좋은 것은 음반이 후반부로 갈수록 흐트러지지 않고, 리듬과 아름다움 중 어느 것도 퇴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Cigarette Light」, 「I Don’t Give A」의 베이스로 전해지는 관능과 정서적 안식은 이 음반이 동시에 안겨주는 짙은 인상 중 하나다.

 

적지 않은 본 웹진의 필자들은 이 음반에 지지를 표명했고, 그 결과는 1위(그렇다. 그건 형식과 편의상의 결과이긴 하다) 음반과의 평점 합산 1점 차이였음을 밝힌다. 자체 제작 후 물리 음반을 청자들에게 소량 판매한 음악인에게 작게나마 좋은 답변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posted by 렉스 trex 2018.12.30 13:53

[블랙 미러] 모든 에피소드를 언젠가 볼 것이라는 다짐이 무색하게 실천은커녕 [밴드스내치]가 넷플릭스 연말 특별 에피소드로 공개되어 할 수 없이(?) 보게 되었다. 80년대 게임 시장이라니 언제나 생각하지만, 블랙 미러] 시리즈는 매체와 세계관에 잘 혹하는 덕후들 잘 낚는게 뭐를 좀 아는 인간들이다. 여기에 시청자가 경로별로 선택을 해 다중 엔딩을 경험할 수 있는 방식이라니. 사실 독창적이진 않다. 이미 스팀 게임 중 블랙 미러의 경우처럼 실사를 이용해 이런 시도를 한 타이틀들이 몇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팀에 이런게 몇 개 있다면 스팀조차도 이런 시도가 최초가 아니라는 점일테다 ㅎㅎ 하다못해 우리 시대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경로를 택할 때마다 페이지를 이동해야 하는 만화 형식의 모험책도 있었다.

[밴더스내치]는 그래도 제법 그럴싸하다. [블랙 미러] 최고의 에피소드는 당연히 아닌 듯하고 - 다중 엔딩에 집착한 덕에 인물들의 선택지가 아주, 그래 아주 기계적이고 설득이 부족하다 - 서비스치고는 제법 풍성하다. [덩케르크]와 [래버넌트] 등에서 얼굴을 비춘 요새 주목받는 신예 연기자들이 [블랙 미러] 세상 안에서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구경거리다. 영상 매체들이 참 죽으라고 좋아하는 ‘광기와 정신병리에 시달리는 창작자 이야기’의 항구불변의 테마도 그렇고, 자꾸만 주인공의 주변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주변 인물들의 역할론은 여러 추리와 해석을 낳게 한다. 무엇보다 종내 엔딩과 관련한 인물들의 모든 것을 관장한 세계관의 정체(다중 엔딩의 경험상 크게 2개의 기관이 이 에피소드 안에 존재하는 듯하다)는 [블랙 미러] 시리즈의 때론 허무하기까지한 맵싸한 유머를 선사한다.

아무튼 [밴더스내치]를 계기로 넷플릭스 안에서 유사한 컨텐츠 모작이나 시도들이 있을 것이다. 그나마 이 정도의 품질이라도 내면 다행일테다. 물론 적극적이고 경제적인 시도로 후두를 강타해준다면 더욱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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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8.12.29 12:50

웹진에서 매해 연말결산을 합니다. 

우리가 선정한 싱글 1위부터 10위권 중 제가 멘트를 넣은 곡들입니다. 나머지 순위에 있는 곡들과 글에 대해서도 내년 새해에 아마 공개가 가능할거에요. [연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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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미러오브트레지디 (Dark Mirror Ov Tragedy) - I Am The Lord Ov Shadows : 운이 좋아 2018년의 신작을 첫곡부터 끝곡까지 무대에서 재현하는 공연을 보았다. 이 사타닉한 에픽이 관객들을 공동체로 휘감으며 전달한 특별한 감정은 설명하기 힘든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밴드로써도 이런 볼륨을 지닌 곡의 무대를 허락하는 장소가 거의 없음을 슬프게 실토하기도 했고... 한정적인 대상들이 기억할 이 장대한 이야기의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합당한, 그야말로 대작.


향니 - 불안지옥 : 처음 들을 때 2017년엔 새소년이었다면 올해는 향니다 싶었다.(장르적 근친성 흐릿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연관을 굳이 짓는 습관화된 내 관성을 모두 용서해주시길 바란다.) 불안함을 조장하면서도 이 조장 자체를 유희로 확산하는 매력적인 사이키델리아 종양의 탄생.


강아솔 - 그래도 우리 : 강아솔의 음악 위에 텍스트를 얹을 때마다 어떤 무기력함을 느낄 때가 자주 있다. 뮤직비디오의 도입부에서 렌지 위에 보글보글거리는 국을 바라볼 때의 어떤 멍한 무위와 일상의 교차. 그걸 어떻게 잘 표현해야 하나 고민을 할 때 덧없다 싶다. 덧없는 것은 내게 결여된 것, 채워진 것은 그의 음악이다.



예서 (Yeseo) - Bitches Rule : 예서의 보컬은 언제나 귀를 잡지만, 공격 일변도로 들리는 날카로운 베이스 속에서는 예서의 목소리와 그의 곡 만들기가 더욱 진일보하게 들린다. 착각일까? 곡의 분위기를 플러스하는 날선 기운의 뮤직비디오와 이 음악인이 만들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기대감에 설렘이 함께 상승하는 싱글.


데이오브모닝 (Day Of Mourning) - Wretched Flesh : 2017년에 이어 올해에도 왓챠웃 레코드의 약진을 대변하는 움직임은 있었는데, 데이오브모닝이 그 역할을 했다. 젠트와 그루브함이라는 근간의 뚜렷한 경향을 충실히 대변한다.



posted by 렉스 trex 2018.12.28 13:01
무슨 만화 (표지 2종 중 랜덤 발송)
국내도서
저자 : OOO(정세원)
출판 : 유어마인드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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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괜찮아
국내도서
저자 : 실키
출판 : 현암사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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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책자의 그림체는 확연히 다르다. [무슨 만화]는 소위 도트라고 불리는 뚜렷한 픽셀이 부각된 네 컷 구성의 원색채 만화이고, [나안괜찮아]는 때론 판화를 연상케하는 꺼슬꺼슬한 디테일을 보여주는 그림체를 담고 있다. 후자의 작가가 현재 해외 체류 중이지만, 이것이 우리가 흔히들 그래픽 노블 풍이라고 불리는 성향을 추수 한다는 근거를 말해주진 않는다. 작가의 말대로 그림과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한다고 전해지고 있고.. 아무튼 확연히 눈에 띄는 연출력과 무엇보다, 우리의 생활 안팎을 채우는 SNS를 위시한 세계 안의 높은 공감의 영역을 묘사하고 았다.

[무슨 만화] 쪽은 일종의 거대한 농담 같으면서도 통렬한 희비극의 장면들을 네 컷의 연출로 그려내고 있다. 반면 [나안괜찮아]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되려 움츠릴 수 밖에 없는 통분할 관계의 대목들을 조목조목 캐치해 쓰라리게 전시한다. 기 안 죽고 버텨보려 해도 제법 맵싸하게 복부를 후려대는 타인의 말주먹들, 전자는 내가 울고 만다 눈시울을 붉히며 입가를 미소 모양 U 자로 올려보고, 후자는 반박하고 생각의 말풍선을 띄우지만 안 먹히는 것 또한 경험치로 학습한다. 이 슬픈 만화들. 그래도 그릴 능력과 토로할 지면이 있어 부러워해야 하나.

posted by 렉스 trex 2018.12.25 22:27

작품을 보고나면 마이클 베이 시대의 모든 등장인물들 - 샘의 가족들, 존 보이트, 존 터투로, 프랜시스 맥도먼드, 마크 월버그, 스탠리 투치 등이 코카인 흡입 상태의 제정신 아닌 인간들로 새삼 상기될 정도다. 그만큼 [범블비]엔 비교적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을 하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차있다. 이게 상식인데 무려 5편의 시리즈 동안 나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이상한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견뎌야했다. 마지막에 거수 경계로 파토를 내는 존 시나 정도를 제외하고는 80년대 착한 미국인들이다.

물론 [범블비]의 이야기들은 사실 [E.T]와 그것의 기계 외계인류 버전이었던 [아이언 자이언트]의 재탕인 셈이다. 너무 그 법칙을 잘 따른 나머지 ‘둘은 남아서 행복한 짝이 되었어요’ 이야기가 아닌 ‘한 쪽의 사정으로 둘을 흩어져야 해요. 하지만 둘의 마음은 남아 있어요.’ 이야기 쪽을 택했을까. 덕분에 [범블비]의 이야길 굉장히 무감하게 받아들이는 쪽의 입장(난 이해가 간다)과 진행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는 원체험 류의 입장(난 이쪽도 이해가 간다)은 서로 만나지 못하고 극명하게 나뉜다.

과연 이 이야길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제각각 리부트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스핀오프로 볼지 프리퀄로 볼까나. 흥행 수치에 따라 이 기이한 속편의 운명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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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8.12.22 22:25

왜 강형철 영화엔 갑자기 여성이 노래를 부르며 무대에 올라서면 일사분란한 연주가 들려오고 인류애를 모두가 공유하듯 화합하는 장면이 나올까. 이번엔 뮤지컬 장르 같은 요소가 있어서? 그래도 정수라의 ‘환희’가 한국전 시대에 댄스 군무를 위해 실려 나오는 것은 심했다. 선곡이 이상한 음악 영화라니 내가 왜 이런걸 견뎌야하는걸까.

[스윙키즈]가 재밌는 영화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구린 것도 사실이다. 도경수가 이데올로기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것의 비유 같은 ‘문 밖에 나갈 수 없는’ 장면의 연출은 좋은 것을 참조한 학습효과의 예시고, 오정세가 잃어버린 부인과 다시 조우하며 오열하는 장면의 [태극기 휘날리며] 수준에 육박하는 장면은 견디기가 힘들 정도다. 기본적으로 각 등장인물들이 놓인 자리에 그들에게 부여한 대표성과 상징은 꽤나 명징하고 효과가 제법 있는 것이다. 그들이 상징성과 대표적인 위치들이 총구에 의해 모두 좌절하고 붕괴할 때 비극은 역시나 최고조가 된다.

한국전, 게다가 거제도수용소 이야기를 다루는데 너무나도 다층적으로 쌓인 비극성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웃음이라는 요소를 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강형철은 그걸 용기있게 감행하고, 때론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서사로 비극도 효율적으로 전달하려 한다. 그럼에도 결국 자신에게 새겨진 포기할 수 없는 개그 욕심은 못 말리지만.... 일단 절반의 성공으로 보인다. 가령 여성을 위한 계산적으로 잘 배려한 대사가 그렇다. 하지만 결국 그 등장인물에엔 이상한 키스 장면을 배치한다. 장점과 단점은 참 극명하게 또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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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8.12.21 21:15

DC 확장 유니버스의 문제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저스티스 리그] 같은 명백한 실패작들의 목록이 아니라 그들 이후의 방황을 여실하게 노출시켰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배우의 알콜 중독으로 표류하고 만 [배트맨] 시리즈나 갑자기 무기한 연기로 후속편 이야기가 없어진 [맨 오브 스틸] 등 불안감을 부추기는 환경은 과연 ‘저스티스 리그 이후의 개별 프로젝트들은 연장이 가능한가?’라는 생각을 부추긴 셈이다.

그나마 호평을 얻은 [원더우먼]이 후속편으로 미래를 보장받은 덕이라 이 기운받아 [플래쉬(포인트)]도 잘 되길 바라는 팬들의 염원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호재가 굉장히 드문 DC 확장 유니버스의 현재 형편이 그렇다. [아쿠아맨]이 이 시기 가지고 있는 중책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 영화가 차디찬 겨울 계절에 개봉이라니 쓰러질 일이다. 다행히 중국 시장 성격은 괜찮은 모양이고, 히어로물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진 한국 시장의 반응도 궁금증의 포인트이다!

참 무난한 완성도이지만, MCU에서 [아쿠아맨]과 제일 닮아있는 [토르] 류의 영화와 달리 확실히 금전의 차이가 눈에 보인다. 잘 만든 우뢰매 같았던 토르와 달리 물 속의 살랑이는 등장인물들의 머리카락까지 CG로 움직임을 만든 [아쿠아맨]의 제작에 들인 정성엔 비할 것이 아니다. 이런 식의 물량공세를 들여 도심 파괴 잔치를 벌어지는 슈퍼맨 무비를 만든 워너-DC의 위상은 이번에도 변함이 없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가장 물량공세가 심했던 시절을 겪은 감독답게 정말 이것저것 넣는 솜씨(그래 그것도 솜씨라면 솜씨겠다) 는 [토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반지의 제왕], [아바타] 등을 섞은 온갖 것을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전혀 어렵지 않은 인물들의 갈등과 서사는 간단명쾌하기 그지 없다. 그 안에 블랙 만타 같은 시리즈의 인기 빌런을 넣는 양념도 좋다. 이런 빌런(들)이 다음 편에 어떻게 위상을 더 강화할지 보여주는 쿠키도 괜찮은 기대감을 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독창적이라고 보기 힘든 남성들의 격투 액션에 비해 여성 인물들 - 니콜 키드먼, 엠머 허드 -에게 주어진 액션 씬의 연출이 제법 유니크한 멋을 낸다는 점이다. 최근 이쪽 블럭버스터 씬의 어떤 경향과도 연관이 있어 보였다.

아주 새로운 맛은 없다. 그리고 실상 전체 세계관에 연관된 연계의 욕심도 크지 않아 보인다. 말 그대로의 블럭버스터다. [저스티스 리그]의 공정을 위해 수년간 공을 들이고 거북한 형태로 실패했던 전례가 준 교훈의 결과는 안전빵일수도 있겠다. 그래도 건졌다. 다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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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8.12.17 11:35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링크) /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아보카도 「Popico」

음악, 아트워크 등의 전방위 크리에이티브 크루인 아보카도의 새 싱글. 뮤직비디오 안에 드러나는 인상적인 저항의 몸짓 역시 정치적 언급이 아닌 기호와 이미지를 따온 영상 퍼포먼스에 가깝다고 한다. 실제로 여러 언급으로 유추되듯 전자음이 중후반부에 도드라지는 가운데 메마른 발성의 보컬과 텅텅 두들기는 드럼, 파장을 일으키는 베이스의 얼터너티브 록 성향의 연주는 하나의 장르로 인상을 주는 밴드 음악이라기보다는 다채로운 활동의 외연 중 일부라는 인상이 강하다. 즉 앞으로 뭐가 강화되고 어떤 것이 배제된 성향의 것이 나올지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 근간의 음악 씬에서 만들어지는 젊은 음악의 생산, 유통을 둘러싼 자구책 등의 고민이 이렇게 노출되고 있다. ★★★



백현진×김나언 「그 근처 (feat. 김오키새턴발라드)」

백현진의 목소리가 나오기 전과 후, 어쩔 수 없는 적적한 쓸쓸함이 묻을 것은 예상했다. 마치 제비다방에서 출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까지 걷는 1시간 50여 분의 도보 약 7km의 여정(네이버/다음넷 지도 서비스 정보 참조) 같은 기분이다. 이 계절이라면 1시간 50분간 걷다 회고하고 고민하다 보면 답은 찾지 못해도 자급적인 고독을 생산하기엔 적절하다 싶다. 백현진의 예의 끓는 보컬에 김나언의 방울방울 거품 올라오는 신시사이저와 사운드메이킹, 무엇보다 소화기 분말처럼 뿜는 김오키의 연주가 보태지면 당신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것이 들릴 것이다. 보도자료는 ‘성인 가요’를 언급하지만 내게 이것은 위장한 예술적 언사로 읽힌다. 우리 시대의 성인 가요는 이 곡의 7분 54초 런닝타임 보다 몇 년 전부터 그냥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2013)로 시대정신을 점찍었건만.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니겠는가. 이 곡은 이미 후반부, 통념을 벗어난 채로 목소리에서 지글거리는 전자음의 점묘로 자리를 옮기며 자신만의 독자와 청자를 요구하고 있다. ★★★★






posted by 렉스 trex 2018.12.15 21:50

아무리 생각해도 마지막화의 내용과 이 시리즈에 대한 지지층을 생각하면 시즌 2 정말 나오겠죠..?

한 악역 실존인물에 대한 압도적인 매력으로 총 시즌 3개 중의 2개를 버텼던 오리지널 [나르코스] 시리즈. 오죽하면 파블로가 콜롬비아가 아닌 멕시코가 주무대인 이번 [나르코스 멕시코]에 얼굴 한번 비추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분위기를 확 잡을 수 있는 것인지... 파블로의 영향력은 [나르코스] 시리즈 전체의 딜레마가 될 듯하다.

자 아무튼 파블로 대신 [나르코스 멕시코]의 이야길 책임져야 할 구도는 키키 VS 펠릭스의 구도다. 무엇보다 주변 국가를 훨씬 압도하는, 플라자를 기반으로 한 카르텔을 창출한 펠릭스의 사업적 수완과 욕망은 좋은 이야기 소재다. 이것을 시즌 1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일단은 반은 성공적이며 좋은 시작이다.

키키가 이 대결 구도에서 사라진 마당, 이제 펠릭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이야기들은 다른 동력을 얻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 불편한 이야기들로 얼마나 진실된 서사로 호소할 수 있을지는 관건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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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8.12.15 21:31

군 시절, KBS2에서 방영한 [스파이더맨 TAS]가 강렬한 체감이 떠오른다. 패러랠 월드 속의 수많은 스파이더맨들이 한번에 등장해서 종내엔 스탠 리까지 등장했었다. 닥터 옥토의 발을 장착한 스파이디, 아이언 슈트를 장착한 스파이디, 슈트 외엔 히어로 능력이 없는 평범한 스파이디 등등...

이렇듯 [스파이더맨 : 더 유니버스] 안엔 각 세계관의 스파이더맨들이 등장한다. 인상적인 것은 우리가 흔히들 인식하는 스파이더맨 세계관 안의 여성 캐릭터의 역할이다. 과학적인 지식을 구비한 숙모, 성별이 역전한 닥터 옥토, 사망의 상징인 그웬 스테이시의 운명을 애초에 거부한 다른 세계관의 그웬 등

무엇보다 수많이 누적된 코믹스 역사를 자신들의 이야기와 인용으로 믹스할 수 있는 마블과 소니의 쾌활함이 제일 매력적이다. 스탠 리의 타계로 인해 그만 작품의 엔딩 크레딧이 일종의 헌사처럼 되었지만, 이 시도 자체가 눅눅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실패를 번복하지 않음과 MCU 안에서 얼터너티브한 척하는 가식의 기운이 없는 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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