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8/05 (19)
Rexism : 렉시즘
데이비드 창은 이미 [셰프의 마인드] 시즌 1([어글리 딜리셔스] 이전에 이미 넷플릭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었다)을 통해 요리계의 동향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어느정도 친숙한 인물이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혈통상의 문제나, 골프 플레이어에서 요리계로 전직한 개인의 이력 등은 화제성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스타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내건 [어글리 딜리셔스]는 이미 [셰프의 마인드]에서 보여준 일부 테마인, 젠더.인종.미국식 식도락.요리문화의 대중성과 고급성의 대립각 등 익숙한 것들을 건드리고 있다. 싸구려 쿠키 부스러기조차도 요리의 시즈닝으로 변모할 수 있다고 보는 일군의 요리계 기린아들의 행보를 보는 것도 즐겁고, 도미노 피자 등을 위시한 프랜차이즈 메뉴와 피자의 종주국 이탈리아와의 대..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가족 요리 서바이벌 토너먼트 프로그램이다. 원제는 The Big Family Cooking Showdown. 한글 제목은 구수하긴 한데 뜯어보면 이상한 문장이다. 맛있는 가족 인육을 제공하는 팀이 우승한다는 뜻인지... 영국 프로그램인데, 영국이 무슨 요리를 거론하냐 싶겠지만 일단 한국 식도락 문화부터 짚는게 순서라고 보고... 인도 요리 등이 식민화를 통해 건너온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외의 소득일지도? 무엇보다 맛 경쟁 포맷인데 맛없게 보이는 요리를 내다바치는 광경 같은게 있을리 없잖아요. 일단 자극적이지 않고, 다양한 연령과 인종 구성의 남녀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티격태격 맛있는거 만들겠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여기에 이탈리아 요리사와 영국 가족요리..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100 「Tik Tak」신시사이저 선율이 곡의 도입부터 서사가 고조되는 단계별로 촘촘하게 짚으며, 멜로딕한 대목마다 청자들의 감정까지 고조시킨다. 청명한 시작은 촉촉하면서도 뚜렷한 얼룩을 남기는 중반까지 인상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끝까지 기조를 잃지 않는다. 한 단편소설의 제목에서 따왔다는 이 신스록 밴드의 이름답게 곡 안의 서사, ‘그리움’으로 대변되는 가사와 노래 등에도 공을 들인 모양이다. 그런데 보컬리스트 세마의 여린 보컬 톤과 이를 뒷받침하는 심바(방병준)의 서브 보컬은 애절한 연출에도 불구하고 곡의 인상을 다소 나이 들게 들리는 인상을 준다. 뮤직비디오 등으로 본작이 기획적으로 세련미를 지향했음이 보였는데, 곡을 가득 채우는 이..
외전이라고 하지만 그 누구도 무시하기 힘든 클래식의 도입부 직전을 맡았던 [로그 원]의 입지에 비한다면... 한 솔로라는 인물에 대해 치명적인 매력을 느끼기 힘든 타입이라면 이 프로젝트에 대한 호의를 느끼기엔 힘들었다. 표류하는 감독 인선과 올든 에런라이크 배우의 한계는 명확히 보였기에 우려를 하기보다는 일정 수준 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바톤을 울며 겨자먹기로 받은 론 하워드는 베테랑의 기량으로 잘 수습했고, 외전의 형태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도 자신만의 사가를 낳을 계기를 만들었다. 게다가 조지 루카스의 프리퀄에 대한 체면을 챙겨주는 대목은 의외의 즐거움이었다. 역시나 제일 좋았던 것은 은하계 놈팽이 이야기 안에서도 중요한 테제는 ‘저항’ 임을 잊지 않았다는 점이다. 괜찮은 성격..
1편 보다 더 많은 피, 개그를 빼곡 집어넣으려는 데드풀 2편은 이제 절체절명의 적이나 위기를 설정하지도 않는다. 히어로물 세계관의 더 강하고 더 강력한 위기를 설정하기 보다는 이제 그 세계관과 산업에 대해 더 많은 언급과 놀이를 설정한다. 잠시 등장했다 즉각 퇴장하는 화려한 카메오,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에 대한 직접적인 경력 농담, 무엇보다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보다 더 과감하게 세계관을 정리하는 - 물론 이것도 농담이다 - 쿠키에 이르면 그 자체로 희귀한 가치를 증명하는 이상한 히어로물을 목도하게 된다. 앞으로 더 진지해도 되고, 더욱 무책임져도 되는 갈림길 위에서 휘청휘청.
웹진에서 글을 적습니다 (링크) / 별점은 이상한 제도입니다. == 아시안체어샷 「빙글뱅글」 아시안체어샷은 희망이었다. 씬 선배 중 일부는 기대주와 신진들에게 잠비나이와 이들을 모델로 하여 쫓으라 촉구하였다. 그 연유는 흥과 타령, 끓는 소리가 서린 소위 한국적인 무엇과 서구의 개러지/사이키델릭과의 접합이라는 어떤 이상형을 구현한 탓일 것이다. 조금 앞서 등장한 개러지 록 씬의 밴드가 주춤하던 시기였던 이유도 컸을 것이다. 매체에서 타 밴드들보다 올라간 인지도를 가지게 되기도 하였으나, 정작 비단 융단을 깔아줄 밴드 씬의 환경은 마련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멤버 교체의 난항은 적지 않은 제동이 되었을 터. 이런 국면들은 만신전을 연상케 하는 범 아시아적인 음반 아트웍이 주는 어지러움 안에 이식된 듯..
70년대 중반생이라 마징가Z의 마지막 장면에서 새로운 적의 등장으로 로봇이 대파되고, 이후에 구원같이 등장한 그레이트 마징가의 장면을 아직도 기억한다. 텔레비전을 집에 들여놓은 부모님이 준 수혜 덕일테다. 이후 그레이트 마징가의 이야기는 다른 친구집 아이의 VHS에서 엿볼 수 있었다. 그래도 마징가Z가 첫 사랑이었다. 내겐 그랬다. 2018년이다. 그 마징가가 고스란히 돌아왔다. 헬박사와 아수라 백작, 브로켄은 악명 그대로 돌아왔고 - 그 약함마저도 ㅎㅎ - 우리의 쇠돌이 그 코우지와 주변 인물들도 돌아왔다. 평화로운 세상엔 다시 어둠이 닥치고, 이제 인류는 되물어야 한다. 우리는 미래의 공영을 지킬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존재들인가? 그리고 우리의 인물들은 이 미래에 어떤 유산을 남겨야 할 책무감을 부여..
마블스국내도서저자 : 커트 뷰식(Kurt Busiek) / 최원서역출판 : 시공사(만화) 2018.04.25상세보기알렉스 로스라는 어찌하여 이런 초기작을 낼 수 있는가. 이 정도 수준이 초기작이라니, 이것은 지나친 천재성 아닌가요. 알렉스 로스 특유의 화풍으로 그려내는 마블 코믹스 클래식의 몇몇 이슈들 - 휴먼 토치와 네이머의 대결, 엑스맨의 탄생과 뮤턴트 혐오, (실버 서퍼와)갤럭투스의 지구 방문, 그웬 스테이시의 사망과 그린 고블린 vs 스파이더맨 이 총 4개의 주요 에피들을 순서대로 싣고 있다. 각 에피소드들은 세계관 설정 당시 관련된 미국 현대사의 스케치와 직간접적으로 조우하고 있으며, 이는 극중 주요 인물인 한 저널리스트의 시각으로 서술되고 있다. 그의 주변 인물들 중 일부는 마블 세계관에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