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8/05 (19)
Rexism : 렉시즘
생각해보면 임수정에 대해 처음 각인이 되었던 것이 [학교4] 때부터였다. 그 교복 배우는 오늘에 이르러 고등학생 아이와 가족관계를 형성하는 중년이 되었다. 이 나이먹었음에 대한 감각은 작중 인물을 둘러싼 공기를 계속 형성하는데,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과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진료, 이로 인한 신체적 불편함이 야기하는 상대방과의 갈등 등이 그러하다. 그렇다고 뾰죽함과 지르는 고함이 이 작품의 주류를 형성하진 않는다. 오히려 나즈막하니 눌린 울컥함과 물음에 대해 응답하지 않는 막힌 소통이 문제라면 문제겠지. 이렇게 하나의 가족이 탄생하는 것이 짠- 하며 형성되는 기적이 아닌 고단함으로 형성되는 과정임을 실감하게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인식하는 성인 남녀와 그 사이에 태어나는 자녀라는 삼각 구도의..
어벤져스 1편의 쿠키에서 인상깊은 미소를 남겼던 타노스의 등장 이후로 수년간 팬들이 가지고 있건 숙원이 풀렸다. 인피티니 건틀렛을 착용하고, 인피니티 스톤을 수집하며 지구에 당도한 타노스가 그 위력을 발휘한다. 강한 빌런은 MCU가 언제나 필요로 했던 존재였다. 제작진도 공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그의 피부색 채도는 달라졌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각자 추구했던 비주얼 컬러도 다르고 화법도 다른 이들을 한 세계관 안에 집어 넣는다는 것은 조스 웨던 퇴출 시대 이후 루소 형제의 난감한 과제였을 것이다. 덕분에 영화는 조스 웨던이 지탱하던 어벤져스 1,2의 흐름과도 다르고, 루소 형제가 진지하게 임했던 캡틴 아메리카 연작과도 톤이 다르다. 인물들을 부각시키기에도 대사..
극장에서 본 [소공녀]의 이솜, 넷플릭스에서 본 [더 킹], [강철비]의 정우성이 한 자리에 만나 이들을 쫓아간 내 시선은 [마담 뺑덕]에서 수렴하였다. [남극일기]로 데뷔한 임필성 감독은 한동안의 슬럼프를 딛고 [헨델과 그레텔]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그에겐 어떤 사명인지는 몰라도 고전 동화를 현대극으로 윤색하는데 [마담 뺑덕]이라는 이력이 추가되었다. 아시다시피 원전은 심청전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과 무료한 자세로 비도덕을 행하는 남자의 치정극이야 흔한 이야기지만 아무튼 초반엔 나름의 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열의를 다해 찍은 ‘지루한’ 정사 장면이 지나가고 첫번째 파국이 닥친 후 영화는 놀랍게 뭔가 성급해지고 투박해지고 충돌이 발생한다. 심청전이라는 원전에 빚을 진 덕에 부녀를 지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