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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표면적으론 판데믹 정국이 나름 소강인 시기가 있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 중 일부는 마스크를 벗었고, 가까운(?) 제주도! 제주도!라는 씩씩한 기세로 항공권을 예약해 휴양을 보내기도 했고, 한 음악인의 ‘흠뻑쇼’라는 이름의 이벤트형 공연에 대해 이런저런 설왕설래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올해는 펜타포트가 무사히 페스티벌을 오픈과 더불어 성대한 마무리를 하기도 했다. 덕분에 개인적으론 pet shop boys의 무대를 본 감개무량과 행사장 롯데리아 메뉴와 싸구려 순대 맛의 기억이 공존했던 지산은 물론, 귀갓길 걱정에 마지막까지 즐기지 못했던 deftones의 펜타포트 등을 새삼 떠올렸다. 아무튼 올해는 적어도 무사히 여러 사람에게 좋은 기억을 그렇게 새기는구나... 부럽네. 아 물론 한 밴드에 대해선..
1차 세계대전의 폐허, 스위스 등의 세계 등지를 충실히 따온 무대, 왕실과 전화 매체의 시기가 교차하는 배경 등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그간 묘사한 유럽에 대한 연모가 과할 정도로 넘쳐흐르더라. 그게 TVA와 극장판 공히 준수한 퀄리티를 보여온 쿄토 애니메이션 작품이라면 더더욱. 자국의 지브리 작품이 물려준 전통성과 취향이 아무래도 감지되었다. 그 기간에 한 대상에 대한 한결같은 애모와 순정 역시 요즘 시점으론 낯간지러울 정도로 넘쳤다. 솔직히 말하자면 결국 후반부 에피소드 한두편과 최종편이라 할 수 있을 극장판이 준 눈물은 피할 수 없었다. 이건 최루도, 치사한 승복의 결과와도 다른 묘한 감정의 것이었다. 어쨌거나 냉정하게 보자면 가히 보기 좋게 생각할 수 있는 설정은 아니다. 전쟁 병기로 소모된 여성 ..
작품 자체가 방산 업체의 과도한 비중과 그들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대변하는 히어로의 존재를 두각 하는 면이 큰데, 이번 시즌을 통해 이렇게 포화하는 이들의 비중을 일종의 약물 중독에 비유하는 노선으로 한층 강화되었다. 팽팽하고 육중해진 육체를 표현하는 근육 키우기가 우선 그렇거니와 평균적인 인간의 수준을 압도적으로 상회하는 히어로들에게 맞서기 위해 불가피하게 강화 약물을 쓰는 등 여러모로 과시적이고 가학적인 아메리칸 히어로를 향한 욕망의 발현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인 듯. 아예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체르노빌 수준의 방사능 위협의 인물까지 등장하니 말 다했다. 이런 육체의 문제에 성욕과 변태욕의 문제가 결부된다는 언급은 새삼 보탤 필요가 없는 듯하다. 이번에도 인간의 신체는 잘못 관리한 오뚜기 토마토..
[만달로리안], [북 오브 보바 펫] 등의 라인업에서 음악을 사용할 때 사실 해당 디렉터들은 존 윌리암스의 고유의 테마나 모티브를 따오고 싶은 충동을 누르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웨스턴 장르나 갱스터 장르 등의 주변부 콘셉트로 자신만의 타이틀을 작업했을 터인데, 이번 [오비완 케노비]는 그런 의미에서 일부 해방감을 느꼈을 것이다. 작품 자체가 실상 오더 66으로 명명된 프리퀄 시기의 제다이 참극부터 다루고 있거니와 향후 '저항'의 불씨를 기반으로 한 파생의 고리가 될 것이기에 나름의 명분을 얻은 듯하다. 나름 자유롭게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아나킨 스카이워커/다스 베이더를 비롯 다스 시디어스, 레아 오르가나 등 스타워즈 에픽의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고, 마지막 에피소드엔 콰이곤 진(리암 니슨 분)..
아이고. TVA 다 봤다. 극장판 라인업 자체가 TV판 재편집본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으니 실상 다 챙겨본 셈이다. 출판된 코믹스본으로 다 봤다면 정말 좋았겠으나 [슬램덩크] 이후 가장 성공한 점프산 스포츠물이라는 명성 잘 확인했고, 그에 걸 맞는 타이틀이라는 점 동의한다. 나도 시청 중 받수 치는 대목 몇몇 군데가 있었고, 애니메이션으론 현재까지 공개 예정이 막막한 시즌 5에 대한 어쩌면 하는 기대를 가진 입장이다.(코믹스는 종결 되었다고 하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시즌 4의 작화 붕괴 부분은 각오한 덕인지 견디고 쉽게 넘길 수 있었다. 어쨌거나 그간 쌓인 서사로 미야기현 카라스노 고등학교 농구부들에게 정이 든 덕도 있었고, 미야기현의 다른 학교나 전국 여러 선수들의 이야기에도 촉이 솟더라. 한..
시즌 1,2는 시리즈의 붐을 알고 늦게나마 챙겨본 것이고, 시즌 3,4는 수년 사이의 공백으로 이제야 실시간의 감각으로 봤다. 특히나 4 시즌의 경우 part 1과 2의 시간 간격은 물론 2시간 30분에 육박하는 회차의 볼륨에 좀 질리기도 했다. 당연히 OTT의 경쟁 무드에 의해 디즈니 플러스, HBO 맥스. 아마존 프라임 등의 공세에 자신들의 자신감 있는 라인업의 공개에 대한 야심이 있었으리라. 바람 잘날 없는 이 호킨스 마을엔 여전히 불길한 기운이 소멸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소년소녀들의 고생길이 아직 끝나지 않을 거란 이야기. 마을의 대표 쇼핑센터 스타코트 몰을 둘러싼 재앙과 악의 재래는 아예 러시아 병력까지 개입까지 보여 주었는데, 주인공 호퍼 아저씨는 아예 적지 않은 기단 동안 아예 소련에서 ..
한국 같은 배달 운송수단의 수가 한층 많아진 환경 덕에 한결 눈에 익숙한 혼다 커브 모델. 이게 세계적으로 1억 대수가 팔렸다니 가히 범아시아적 친숙함이라도 해도 되겠다. [슈퍼커브]는 이 혼다 커브를 내세운 작품이다. 한국에서 몇 권 발매한 라이트노벨은 물론 출판물에 이어 지금의 애니메이션 12부 구성의 경제적인 규모로 지금도 시청이 가능하다. 음- 잘 봤다. 등장인물의 배치에서 와글와글한 캐릭터물로 보이기 십상이지만, 한결 조용하고 차분한 톤 덕에 시간 할애 후 좋은 인상이 남았다. 드뷔시 등의 클래식 넘버가 흐르는 BGM, 일관된 작화 상태, 무엇보다 자극적이고 근심스러운 사고를 배치하지 않는 안정적인 서사의 톤이 신뢰를 주었다. 낯간지럽지만, 사시사철 소박하게 변모하는 4계절의 변화와 후지산 같은..
[스프리건]은 1989년에 발간된 미나가와 료지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하숙 생활에서 접한 후 익숙했던 작품이었고, 90년대 후반에 학교 상영회 등의 경로로 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어떤 식으로든 작품에 대한 인지를 하고 있었다. 당시 [아키라]의 전설인 오토모 카츠히로가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총감수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이른바 제작위원회의 이름까지 성립했던 기대작이었으니 그냥 만들어진 작품은 분명 아니었다. 이번 넷플릭스의 6부작 구성의 신작도 이 당시의 극장판 서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하다. 여전히 미국과 영국 등의 강대국 경쟁에서의 일본 특유의 불편함을 노출하거니와 아예 히틀러의 망령으로 대변되는 독일 등의 견제와 망상까지 담아내는, 활극을 빙자한 위험한 뻥튀기를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