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8/04/09 (3)
Rexism : 렉시즘
등장 인물 중 한 명의 퇴장 이후 뭔가 이야기가 뭔가 분산되고 방향을 잃는 듯해 조금 고개가 갸우뚱했다. 무엇보다 퇴장한 등장 인물의 언어가 남아있는 자의 마음을 개심하는데, 영향을 주고 현 시점의 갈등의 골을 개선하는데는 도움을 젼혀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상한 이중성을 느꼈다. 그게 감상에 있어 뭔가를 방해한다는 기분이 강했다. 그는 화해와 희생을 위해 퇴장한 것이 아니라 어떤 국면 전화를 위해 패들 중에서 제거된 것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막판에 공동체의 윤리를 등장인물들이 선택(파행일까)하는 장면과 매듭은 어쨌거나 남게 되었다. 배우들의 연기(굳이 말하자면 둘 중 한 명만 상을 탔음 족할 영화라고 생각했다)와 운동성, 파국과 돌진 등 적지 않은 에너지를 내재한 영화.
미소가 서울 시내 곳곳을 전전하게 된 광경을 보니 [멋진 하루]의 두 남녀가 일단 떠올랐다. 하지만 뭔가 일식 풍으로 개량된 [멋진 하루] 안의 예쁜 서울과 달리 미소의 서울은 부동산의 구매를 매개로 결합된 남녀의 결혼제도, 자녀에게 무조건 내리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중산층의 덕목, 자녀 생산을 위해 맺어져야 하는 고부 관계가 강제되어야 하는 곳이다. 담배와 위스키를 사먹을 경제력 정도만 있다면, 거주 공간조차 문제되지 않는 '이상한 존재' 미소에겐 애초에 맞아 들어가지 않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서울 이곳저곳을 스쳐가는 차량 안의 시선은 마치 [한공주]에서 걸어가던 공주를 스쳐가는 카메라가 그러하듯, 미소의 하얀 머리칼을 스쳐간다. 그리고 어쨌거나 현실에 비추어 비현실적일 수 밖에 없는 귀결, 그럼에도 등..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별점 제도는 이상한 제도죠. (링크) 루디건즈 「Why Don’t You Know Me?」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펑크 씬이지만 도전은 계속된다.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펑크는 장르 자체의 작법도 확고하지만, 태도와 패션 자체의 외연 등으로 고집스러움과 울퉁불퉁함이 도드라진 음악이다. 스카펑크를 앞세운 루디건스의 음악 안에 내재한 쩔렁쩔렁한 리듬감은 펑커들의 태도를 반길 리 만무 하는 게토 바깥세상에서의 절뚝거림을 연상케 하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뚫고자 하는 고집도 동시에 표현하는 듯하다. 여기에 멜로딕한 융을 깔아주는 나기의 키보드와 보컬은 이 세상과의 불화를 다룬 가사에 반하는 경쾌함과 감상의 즐거움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충돌을 야기하는 장르이면서도 불화를 조성하는 세상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