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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완벽하지 않아] 에이드리언 토미네 : 아시아계 미국인 청년들의 연애담...인데, 만나고 헤어지고 잠을 자고 남에게 눈길을 주는 과정이야 익숙하다. 그럼에도 범상찮게 보이는 것은 코스모폴리탄이라는 미명의 그늘 아래 컴플렉스와 자립의 긴장감이 그들 안에 흐르는 과정을 세세히 보여주는 탓이다. 연애 문제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이방인들의 땅에서 불안정하게 젊음을 지탱하는 20대의 삶에 관한 이야기. [하나씨의 간단요리 1] 쿠스미 마사유키 원저/미즈사와 에츠코 그림 : 식도락 만화지만 양쪽 성별 독자 모두에게 각기 다른 이유로 불편한 지점이 분명히 있다. 정보성 면에서도, 극화적인 면에서도 훌륭하다기 보다는 나른하고 태만한 일상에 대한 예찬에 가깝다. 그리고 사실상 극중 전반에 노골적으로 흐르는 성적 기류. [..
불세출의 해적 선장에 관한 - 지금으로선 - 가장 풍부한 기록. LSD의 청춘과 채식에 대한 집착으로 엉겨진 인생 중엽, 미니멀리즘에 대한 추구, 무엇보다 기벽과 사람들과의 충돌로 점철된 한 사람의 인생이다. 안타까운 - 그리고 자신과 타인에게 배려가 부족했던 - 암투병의 기록과 주변부 인물들에 대한 육성과 묘사가 지금까지 나온 잡스 저서 중 제일 충실하다. 끝까지 기묘한 거리감과 끊을 수 없는 관계망을 형성한 빌 게이츠 등 실리콘 밸리 주조연들 덕에 풍성한 평전이 되었다. 여러 의미로 일독을 권한다. 그의 장단점을 입체적으로 다루려던 저자는 그럼에도 권 말미의 여운에 들어서는 거리감 보다는 매혹과 애상을 선택한 듯 하다. 스티브잡스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월터 아이작슨 (민음사..
김어준이 [색다른 상담소]를 통해 자주 말하던 무학(無學)의 통찰을 한국 정치현실에 적용하였다. 안타까운 것이 추임새 역할 이상은 하지 못하는 이 책 안에서의 지승호의 위치. 지승호의 상상을 초월한 정력적인 활동력에 지지를 보내는 내 입장에서는 더 그렇다. 확실히 김어준'만의' 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나는 꼼수다]를 출퇴근 시간에 들은 나로서는 정리가 잘 안되던 BBK 이야기는 텍스트 덕에 잘 정돈되었다. 그 점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꼼수다] 시작 전후의 채록이라 그가 새로운 매체에 대해 보내는 기대감과 '섣부른'듯한 자신감도 눈에 띈다. 혈압이 높은 진보 진영 지지자들은 뒷목을 잡을 대목이 간간히 있다. 책 곳곳에 박혀 있는 '통합'에 대한 촉구는 그들의 심기를 거스를 공산이 ..
+ 한겨레 웹진 HOOK에 게재 : http://hook.hani.co.kr/archives/34811 혐한의 시대이자 혐중의 시대이자 혐일의 시대이다. K-Pop이라고 불리는 (근심스러운 거품)기류에 대해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일본 우익단체의 목소리가 있고, 넷 공간엔 교류 대신 소통불능의 언쟁이 오간다. 중국은 불법복제 시장과 지적재산권을 도용한 전자기기 덕에 단골 비웃음거리가 되고, 한중 네티즌들은 일본을 향해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매번 촉구한다. 일본은 반대로 양국의 집요함(?)에 허를 내두르며 진저리를 친다. 이렇듯 넷 공간엔 또다른 형태로 국가간의 첨예한 대립각이 선명히 날서있다. 메뚜기떼처럼 우르르 몰려가 상대의 (넷)진영을 아수라장으로 놓는 폭력적 유희도 연례행사처럼 존재한다. 왜 이 지..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듀나(이영수) 출판 : 자음과모음(구.이룸) 2011.01.20상세보기 여전히 답답하고 상황 파악 못하는 남자 어른들의 육체는 가볍게 도륙되고, 생명은 개량되고 세계는 리셋된다. 여기에 표제작 속에서 한반도의 정세가 '낯설게' 속살을 드러내면서 작품의 현실에 겹친다. 묘한 통렬함과 아니라고 발뺌하는 듯한 무심함이 동시에 꼬인다. 매력적이다.
귀농은 낭만화가 되었고, 슬로우 라이프는 미덕이 되었다. 자본주의 풍경 안에서 일정 수준의 소득과 학식이 전제되어 있지 않다면 실천하기 어려운 유행 양식이 된 것이다. 버거운 공존이다. 그래서 귀농을 말하는 이들의 진의를 의심하다기보다 자세히 쳐다볼 생각 자체를 않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의 농경은 귀농을 위한 낭만화 공간이 아닌, 원래 그들이 있어왔고 딱히 특별히 그곳을 떠날 생각이 없는 귀착민들의 공간이다. 그들은 한끼 식사도 주전부리도 땅과 바람과 물로써 모두 수확하고 또 씨를 뿌리고 다음 해를 도모한다. 그들의 말마따나 차가운 겨울 바람조차도 일종의 조미료인 셈이다. 거칠게나마 정리된 레시피가 있지만, 요리만화라기 보다는 생활만화로 보인다. 이야기에 설득을 주기 위해 [리틀 포레스트]의 무대인 ..
[트랜스포머 무비 아트워크북]은 2편 폴론의 역습 당시 출간되었던 화보집이었습니다. 현재는 온라인 서점 등에서 50%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군요(...) 어쨌거나 미리내님의 은혜에 힘입어 책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ㅁ;) 너무나도 감사를! 책은 전반적으로 아주 간략한 설정 설명과 양 진영 대표 사이버트론 아해들을 다루고 있...으나, 조금 문제가 되는게 말이죠. 주역 캐릭터들은 나름 페이지를 할애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옵티머스, 범블비, 메가트론 등은 로봇 모드와 변신 모드 합해 6페이지 정도 설명을 합니다. 다만 어투는 저연령대를 염두해둔 문체입니다 =ㅂ=);; 하지만 균형의 문제인데 재즈도 나름 6페이지 짜리 캐릭터인데 스타스크림은 4페이지!;; 게다가 본크러셔, 브라울, 졸트 등의 이름도 제대로 ..
+ 한겨레 웹진 HOOK 게재 : http://hook.hani.co.kr/archives/29751 지금 우리 만화계에도 슬슬 괄목할만한 작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요리만화나 맛집만화는 장르 세분화가 확실한 일본 만화계의 주효한 장기 중 하나였다. 최근 [고독한 미식가](구스미 마사유키 원저/다니구치 지로 그림)을 인상깊게 읽었다. 요리만화나 맛집만화는 음식을 빌어 인생의 교훈을 이야기하거나, 유랑과 체험 자체를 레벨업의 개념으로 삼아 성장만화와 접점을 이루기도 한다. 때론 요식업계 산업 전체에 대한 피력 같은 사회적 역할도 수행하는 면도 있다. 그런데 [고독한 미식가]는 다소 사변적이고 이채로운 면이 있었다. 일단 [고독한 미식가]는 지향하는 목표치도, 점층적으로 쌓이는 이야기의 구조도 흐릿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