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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펀 홈국내도서저자 : 앨리슨 벡델 / 이현역출판 : 움직씨 2017.09.01상세보기그리스 로마의 대목들을 노동에 능숙한 부친의 육체에 투사되며 묘사한다. 그리고 [호밀밭의 파수꾼] 등을 경유해 [율리시스]로 마무리되는 독서광 또는 인문학적 여정을 걷는다. 무슨 이야기일까. 이것은 짧은 가족사 이야기다. 어느 순간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깨달은 화자가 평생 일상과 성정체성의 현실과 불화로 시름하던 게이 부친의 자살을 계기로 생의 단락을 차근히 정리한다. 새삼 생을 되짚은 가장 유효한 매체가 일기라는 교훈을 얻는다. 저자의 인생 대목마다 솔직함 및 상세함과 위장, 훼손의 정도 차이가 확연한 그의 일기장은 부모와 겹치면서 갈라진 삶의 여정 속 디테일을 풍부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주석과 해설을 추가한 ..
당연히 제목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Nation일수도 있고, 자신을 지칭한 것일수도 있다. 아무튼 자신에게 익숙한 지형이 아닌 타지며, 여행은 그 타지를 향한 정체모를 설렘을 안고 가는 행위이다. 작가의 전작 중 하나인 [홋카이도 보통 열차]엔 그 설렘이 명료하게 드러나 있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어느정도 이상의 분량과 또렷한 웃음에 대한 욕심이 서려 있었다. 본작엔 확연히 짧아진 분량과 또렷한 웃음 대신에 여전한 작가의 관찰과 혼잣말들, 그럼에도 여전히 부지런하게 누비는 여정들이 있다. 작가의 말대로 우울의 소산일수도 있겠고, 독자의 예상대로 이 여행엔 빛나는 답변이나 명징한 깨달음의 순간이 확 다가오진 않는다. 그럼에도 모색하고 맛있는 것들 맛없는 것들을 먹으며 만나는 사람들간의 차별(인종, 성..
무슨 만화 (표지 2종 중 랜덤 발송)국내도서저자 : OOO(정세원)출판 : 유어마인드 2018.08.10상세보기나 안 괜찮아국내도서저자 : 실키출판 : 현암사 2016.09.21상세보기두 책자의 그림체는 확연히 다르다. [무슨 만화]는 소위 도트라고 불리는 뚜렷한 픽셀이 부각된 네 컷 구성의 원색채 만화이고, [나안괜찮아]는 때론 판화를 연상케하는 꺼슬꺼슬한 디테일을 보여주는 그림체를 담고 있다. 후자의 작가가 현재 해외 체류 중이지만, 이것이 우리가 흔히들 그래픽 노블 풍이라고 불리는 성향을 추수 한다는 근거를 말해주진 않는다. 작가의 말대로 그림과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한다고 전해지고 있고.. 아무튼 확연히 눈에 띄는 연출력과 무엇보다, 우리의 생활 안팎을 채우는 SNS를 위시한 세계 안의 높은 공감..
재인, 재욱, 재훈국내도서저자 : 정세랑출판 : 은행나무 2014.12.24상세보기재인, 재욱, 재훈은 3 남매다. 이들에게 일어난 우연한 (적당한 수준의)초능력의 발현은 이들의 인생, 아니 일상에 조금씩 영향을 준다. 한국을 중심으로 세계 도처에 여기저기 흩어진 이들 남매들은 자신이 가진 힘을 통해 조금씩의 공헌을 하게 된다. 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참으로 숭고한 것인데, 우리에겐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진 않지만 설사 오더라도 이 기회에 대한 선택을 숙고할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이들이 기꺼이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과 연관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판단의 계기는 바로 힘에 기인한다. 그럼 힘에 대한 예찬일까? 그것보단 선의에 대한 긍정에 가까울 것이다. 수많은 타인들이 주목하거나 설사 선의의 결과가 일으킬 ..
도서의 개요와 목차가 바로 겉표지에 바로 명시된 다소 파격적인 편집부터 눈길을 끈다. 얼마부턴가 우리에게 익숙한 독립출판 형식의 도서들, 그중 일부는 솔직히 공허한 속내용과 방만한 편집으로 보기도 민망했지만, 로컬숍 연구 잡지 브로드컬리 편집부 시리즈는 참 출중했다. 그 중 첫번째 작업인 [서울의 3년 이하 빵집들...]을 볼 수 있게 되어 좋은 행운이었다. 3년 이하 기간 동안 운영중(-ing)인 지역 빵집, 소규모 책방, 제주도로 거처를 옮긴 지역민 등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묶어 일관된 테마 안에서의 다양한 목소리를 채집해 온 이 시리즈는 SNS 안에서 우리가 낭만적으로 인식하던 여러 삶의 풍광들을 현실의 지표로 되짚어보며 직설적인 언어들을 들려준다. 빵집 편에서 계산대 앞에서 침을 뱉은 이른바..
[미쓰 홍당무]에 대한 갸우뚱을 가졌다가 [비밀을 없다]에서 참 통쾌했다. 고인이 된 배우지만, 그 배우가 맡은 역할이 후반부 당한 일을 생각하면 통쾌했다. 최대한 안 슬프게 느끼려했고 통쾌함을 씹고자 했던 기억이 난다. 아시다시피 책의 제목이 된 [잘돼가? 무엇이든]은 저자의 이름을 세상에 처음 알린(좀 늦게 알린) 단편작의 제목이기도 하다. 아무튼 세 작품 저자/감독 공인 흥행시장에서의 실패작이다. 실패의 푸념과 토로가 문장을 만들었고, 세상 아니 최소한 편집자 한 명 이상의 취향에 맞았고 이렇게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영화를 본 이들보다 조금 더 많은 이들에게 잘 읽히고 그래...라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듯하다. 웃음과 유머에서 리듬이 얼마나 중한지 단순히 대화가 아닌 글쓰기에서도 중요함을..
슈뢰딩거의 고양희국내도서저자 : 반바지출판 : 나무야미안해 2018.04.19상세보기건강한 일은 아닐텐데 아직도 SF 저작물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게시판 신세에 대한 월세라고 생각하고 읽었던, 제법 과거의 듀나 저작들처럼 읽으면서도 뭔가 체내에 흡수하지 되었던 기분을 재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언제부터가인가 듀나의 책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단순히 ‘만화’의 형태라고 쉽게 들었다간 혼쭐날 사유가 있는 작품집이며 - 일단 만화라는 매체를 그렇게 보는 것 자체가 선빵 먹고 응급실에 실려갈 소리겠죠 - 표면상의 SF 장르의 외연이 담긴 작품에서부터 동화와 설화, 필요할 때면 마법과 용이 성행하는 판타지의 세계까지도 껴안아보는 작품집이다. 아직도 분명 못 삼키는 대목도 있지만, 몇몇 ..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 그 영화의 시간국내도서저자 : 이동진출판 : 예담 2014.01.10상세보기전작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과 포맷은 흡사합니다. 엄선한 감독 인터뷰 라인업에서 그들의 필모에 나온 대사를 언급하며 빌려오는 방식으로 질의를 던지며 감독에게서 풍성한 답변을 추출하는 방식. 이번엔 박찬욱, 최동훈, 이명세 감독 단 3명의 감독과 얼굴을 맞대고, 보다 늘어난 분량으로 책도 더욱 묵직해졌다. 그 안에서 저자 이동진의 성실함과 집요함이 감지됨은 당연한 것일테다. 그럼에도 영화 [캐롤] 이후 평론가로서의 이동진을 보는 내 시선은 달라질 수 밖에 없었고 - 굉장히 상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 수년간 중단되었던 완독은 최근에 현실화 되었고, 이제 여러모로 매듭과 작별을 표해야 ..